아직 살아 있습니다 (나푸름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아직 살아 있습니다 (나푸름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그저 ‘있는 것’을 사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거침없는 상상력, 나푸름 첫 소설집
201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일상의 겉모습 뒤에 숨은 불안 심리를 색다른 시선으로 그려내 온 나푸름의 첫 소설집. ‘안정적인 삶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존재의 불안정한 기반을 섬세한 필치로 묘파’하고 있다는 평을 받은 단편소설 「로드킬」을 포함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쓰인 아홉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묵묵히 일상을 지속해 나가려는 인물들의 내면에 조금씩 커져가는 불안의 불씨가 어떤 새로운 장을 펼칠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은 신예 작가의 상상력뿐만 아니라 서스펜스의 묘미까지 보여주며 우리를 매료시킨다. 일상의 건재함으로 위로받으면서도 한편으론 일상에서 벗어나려 하는 우리 안의 모순을 현실과 초현실의 교차로 보여주는 젊은 작가의 반가운 소설집은 한국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잇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다산책방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다.
저자

나푸름

1989년에태어났다.고려대학교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문예창작학과석사학위를받았다.2014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로드킬」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

목차

아직살아있습니다…7
틈…43
윌슨과그의떠다니는손…73
중국인부부…99
메켈정비공의부탁…131
로드킬…169
목요일사교클럽…197
책무덤…225
한남동에는점집이많다…255

해설|솔베이지의선택지_이지은…263

작가의말…281

출판사 서평

“숨막히게진짜같다가다음순간완전히낯설어진다.
이책을읽고나면나푸름이라는이름을절대잊을수없을것이다.”
_이다혜(《씨네21》기자,작가)

일상이라는거대한연극무대위에서
예정된삶의바깥으로걸음을이끄는놀라운소설

2014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등단해일상의표면아래서자라나는불안한심리를색다른시선으로그려내온나푸름의첫소설집『아직살아있습니다』가출간되었다.이책은매일같이시스템에접속해반복적인일을수행하는직장인,필요한변화를거부한채매너리즘의정점을향하는부부와연인등을통해우리가회피해온상처와갈증을드러내보임으로써삶을안팎으로직시하게만든다.지극히평범한인물들의마음속을들추며숨어있던불안의원인을끄집어내지만불편하기보다오히려흥미롭고기묘하다.
“『아직살아있습니다』가전하려는이야기는특별한인간의모험담이아니라,떠나지않는자들의이야기”(이지은평론가)다.회사의실리콘몸체에접속한나와집에두고온육체의내가같은존재인지혼란스러운‘나’부터의뢰인을대신해여행하고기억을팔면서정작자신의기억은갖지못한‘너’,흔들리는어금니를두고미래를걱정하는‘우리’부부등현실과판타지가결합된아이러니가일상의교착너머다른선택지로우리를안내한다.

“기회가온것이라고했다.
나또한어쩌면달라질수있으리라믿었다.”

나푸름소설은현실적제약에쳇바퀴도는일상을도발해다른각도에서비춰보려는시도에서시작된다.소설의인물들이살아가는자리는반복적인우리의하루하루와닮았다.무엇보다도직업과생활,관계들을지속해나가려는인물들의분투는처절하리만치실감난다.죽었는데도직장에나오려애쓰고(「아직살아있습니다」),사고로잘린손이돌아와제멋대로돌아다니는어딘지처량하고섬뜩한모습(「윌슨과그의떠다니는손」)마저도일상의평균을유지하려는우리의욕망을비추며현실성있게다가온다.
표제작「아직살아있습니다」에서‘나’는주말에장례를치룬동료박대리가시스템오류로실리콘더미(dummy)에서로그아웃되지못한채월요일에출근해있는것을보고기괴함을느끼는한편,그가죽었음에도불구하고자신의모습과크게다르지않다는사실에묘한기분을느낀다.어금니가흔들리면서시작된부부의다툼이대화를겉돌며좀처럼봉합되지않는「틈」과아내의비밀을수십년동안부정하고끝내기억에서지워냄으로써매일아내에게밥상을받는남편의반전을담은「로드킬」은문제와인물사이를가로막는고착된패턴을그린다.
나푸름소설의주요인물들은일상을쉽사리떠나지못한다.일상을잊은채밤거리를배회하는치매노인만이세상을방랑하는여행자로비춰지는「중국인부부」역시질서에순응해살아가려고군분투하는이민자세대를그린다.결단이필요한순간마다익숙한선택지만살피다난데없이이민길에오른부부는새로운곳에서‘중국인부부’로오인받으며질서에편입되지못한다.방직공장을운영하던‘윌슨’이사고로잃어버린왼손의감각을다시느끼게되는「윌슨과그의떠다니는손」은자신의위치를회복하고싶은인간의처절한욕구를파헤치고,「책무덤」에서는그토록바라던아버지의애정을끝내얻지못한아들이아버지의세상을닫는다.관계속에서인정받으려는이들에게견고한일상은가장쉽게드러낼수있는수단이자가장유지하기어려운삶의조건이다.

어긋난일상의퍼즐을과감히뒤엎을때,
잃어버린길위에서비로소드러나는새로운지표

답답한현실에갇힌이들의불안한시선은다행히바깥을향해나간다.관습과루틴을따르던인물들이일련의사건앞에서보여주는동요는희미하지만앞으로나아가는기폭제다.「메켈정비공의부탁」의‘너’는기억의뢰인의주문대로휴가를보내는동안‘너’를의뢰인이라해야할지제자신이라해야할지모를의문에이르고,그간의뢰인에게이식해준기억들을다시찾아보기시작한다.오랜세월나이듦을회피해오다결국아무것도극복하지못했음을깨닫는여자(「목요일사교클럽」)와길을헤매다연인과의관계도방향을잃었음을감지하는남녀(「한남동에는점집이많다」)도새로운선택지앞에서있는우리를비춰준다.
“안전하다고생각했던이세계가실은무수히많은균열의감각을외면하는힘으로지탱되는세계라는생각.그외면의힘으로얻은일상의무사함은과연무사함일까(소설가김선재).”나푸름은그의소설에서불안을회피한채유지되는일상에새로운풍경을열어놓는작업을계속해왔다.소설에서불안을직시하기로결정한인물들의의외로담담한시선과,이들을일상의균열된틈위로끌어올리며비관도낙관도하지않는작가의시선이위로가된다.그리고선택과변화에필요한것은약간의용기라는사실에안도하게된다.나푸름소설이뜻대로되지않는‘하루하루’의불안과회피,의심의순간들을불러내어그러안음으로써우리는두발을지탱하고있는거점을돌아볼수있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