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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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당장 직업도, 먹고살 돈도 없지만
나는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게도, 전혀 가난해지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조상은 수렵채집인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먹을거리와 머물 곳을 찾아다니며, 하루를 하나의 삶처럼 살아내던 이들.
나는 다음 날, 다음 해도 아닌 당장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_본문 중에서

도시에서 살아가는 20대 여성의 기쁨과 슬픔을 담아내는 새로운 목소리가 등장했다. 놀에서 출간된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은 결코 가난해질 수 없는 풍요로운 마음을 지닌 양다솔 작가의 희비극을 담은 첫 에세이다. 독립출판물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여덟 시간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운 뒤, 여러 독립서점 추천도서로 선정되고 10쇄 이상 팔린 독립출판물 『간지럼 태우기』 속 글과 구독 메일링 서비스 ‘격일간다솔’에 연재된 글까지, 작가가 10년에 걸쳐 쓴 글들을 갈무리했다.
작가의 일상을 엿본다면 누구라도 “참 잘 산다”고 말할 것이다. 여름이면 사흘에 한 번씩 수박이 집 앞으로 배달되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업소용 팥 통조림은 빙수를 열 번은 해 먹고도 남아서 당근마켓으로 동네 사람들과 나눈다.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밥상을 위해 빌라 앞 화단에서 쌈 야채를 키워 강된장과 곁들여 먹고, 전 세계의 향신료를 써서 자정까지 비건 도시락을 싼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걸 느끼기 위해 직접 봉숭아를 키워 손톱에 물을 들인다. 주변인들은 그를 보고 감탄하며 말한다. “이토록 궁상맞고 사치스러운 인생이라니. 양다솔이 진정 가난해질 일은 없을 것이다(이슬아).” “양다솔은 나의 아이콘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양다솔처럼 살고 싶다(요조).”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은 소유와 소비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저자

양다솔

어떻게살아야할지도통갈피를못잡는사람.마치눈떠보니11시인기분이다.뭘하기엔늦었고안하기에도아쉽다.갑자기절에행자로출가하고유럽으로무전여행을떠나며모험가처럼살다가어느날평범한직장인이되었다.어쨌든큰소리치는이야기는말은기뻐야힘이나고글은슬퍼야깊이가있다는것이다.만날때마다우울한소리를하는사람은곁에두기힘들고,쓰는글마다행복하다고하는사람은밥맛이...

목차

1장수렵채집인의후예
가난해지지않는마음011
가장부르고싶은노래021
일력035
일어나서웃겨봐048
오후3시의빛057
내가때린할아버지들061
모녀전철073
겨울처럼쌓이는096
완벽한비극에대하여105

2장열혈우정인의삶
친구발견113
파더스어드벤처127
엄마와한달살기(1)153
엄마와한달살기(2)164
겨울이없는집176
엄청나게차갑고믿을수없이뜨거운181
달팽이이야기186
나의코미디언197

3장삶이유랑하는순간
최초의만찬211
윤수사관을기다리며222
언어에대한변228
베스트워먼윈즈232
주치의를위하여249
두남녀258
노민정씨,당신을신고한다268

4장가난해도화려할권리
아감,나에게구멍을뚫어준남자277
OneTinderday291
아직은잘리지않았다295
바이브306
여름의도매상316
환절기324
홈리스327

출판사 서평

지금당장직업도,먹고살돈도없지만
나는시간이지나도이상하게도,전혀가난해지지않는다.
어쩌면나의조상은수렵채집인인지도모른다.
오늘의먹을거리와머물곳을찾아다니며,하루를하나의삶처럼살아내던이들.
나는다음날,다음해도아닌당장오늘하루를잘보내는방법에대해알고있었다.
_본문중에서

“양다솔이진정으로가난해질일은없을것이다.”_이슬아
성인이된작가가독립하면서구한첫집은으슥한공단동네에있었다.수명이다해서가스요금을그건물에서가장많이먹는‘좀비보일러’와뽁뽁이붙인창문으로매년겨울을나는작가는‘가난하지만똑똑한학생을위한장학금’을타려고신청서에자신의가난을실제보다비참한어조로서술하기에이른다.하지만신청서에는예쁜옷과조리도구를사기위해버스를타는대신산책삼아걸어다니고,친구에게값싸고싱싱한꽃을선물하기위해새벽꽃시장에가는자신의모습이보이지않았다.비극은이야기가아닌앵글에있었다.
『가난해지지않는마음』은생계가허락하는안에서소확행으로견디며임시적으로사는마음을말하는것이아니다.어떤상황에서도자신에게중요한것이무엇인지잊지않고그것을놓지않는태도다.이사때마다“이런것이대체아가씨집에왜있느냐”라는참견을감내하면서도,장정넷이들어야하는돌침대와벤저민나무,다도상을버리지않는것처럼.또강의출석만찍으러온여배우,마임예술가등그날의‘컨셉’에맞춰뻔뻔하게고른옷이빠르고확실하게하루하루에대한기대감을만들어주는것처럼.각자의고됨을알아주는쉴곳에서가장소중한것들을안고지금당장행복해지는삶을살겠다고다짐하는태도다.『가난해지지않는마음』안에서나만의쉴곳을발견해내는방법을엿볼수있다.

절망을씩씩하게다루고
그시간으로타인을웃길수있다면
저자스스로구독자를모집하는연재메일링서비스는신호탄격인‘일간이슬아’를시작으로문학계에자리를잡았다.저자는독자에게연재료를받아생계를해결하고,실체없던독자와만나는과정을통해집필과마감의원동력을얻는다.양다솔작가역시에세이출간을앞두고‘격일간다솔’을시작했다.독자들은“웃겨서마룻바닥에서데굴데굴구르며읽었다”“여러작가의글을구독했지만회신을보내보기는처음이다”“무엇이있을지모르는선물상자를여는느낌이다”라고화답했다.
‘MZ세대’라는틀에들어갈법한작가의이력은사실한마디수식어로규정하기어렵다.고등학교때목탁소리에반해미성년자최초로정토회행자가되어출가했고,그곳에서10대시절의2년을보냈다.학창시절글방에서만난90년대생작가들,이길보라,이슬아,이다울,하미나와교류하며친구들일이라면만사제치고나서는‘열혈우정인’으로살아왔다.스물한살에는유럽으로무전여행을떠나대학생배낭여행객이갈법하지않은관광지이면을목격한다.‘기쁨은말로하고슬픔은글로써야한다’는자신만의슬로건처럼,삶의희비극을스탠드업코미디와에세이라는형식으로꾸준히풀어내는중이다.‘동북아국제구술문화연구회’라는스탠드업코미디그룹에서활동하며절망을씩씩하게다루고그시간으로타인을웃기는역량을발휘하고있다.
장기적인인생계획보다는당장하고싶은일에눈을반짝이고,메일링구독서비스나스탠드업코미디처럼‘품이많이드는동아리활동’같은데골몰하는작가의삶은누군가에게는대책없어보일터다.하지만작가는‘살고싶은삶’보다‘살고싶은하루’에집중할때삶은오래도록빛난다고확신하며,그삶을직접실험해본바말한다.“시간이지나도이상하게도,나는전혀가난해지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