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부(큰글자도서) (소금이 빚어낸 시대의 사랑 | 박이선 장편소설)

염부(큰글자도서) (소금이 빚어낸 시대의 사랑 | 박이선 장편소설)

$38.00
Description
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빼앗긴 땅 위에서도, 소금의 열기처럼
뜨겁고 아름답게 타오르는 두 청춘의 사랑 이야기!
“근현대사를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녹여, 한 줄기로 유장하게 꿰어냈다”는 평으로 제2회 고창신재효문학상을 수상한 박이선 소설가의 장편소설 『염부』가 출간되었다. 동리(桐里) 신재효 선생의 국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고창신재효문학상은, 매해 고창 지역의 역사ㆍ자연ㆍ지리ㆍ인물ㆍ문화 등을 심도 깊게 조명하는 작품들을 공모하고 시상한다. 수많은 응모작들 가운데 『염부』는 특히 시대적 배경과 개인 서사에 담긴 고난과 애달픔을 세심하고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으로 손꼽혔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빌리면, 『염부』는 작은 땅에 깃들어 있는 거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세계적인 작품이다.
저자

박이선

2012년제7회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을수상하고,2015년전북일보신춘문예에「하구(河口)」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2022년장편소설『염부』로제2회고창신재효문학상을수상하였고,역사와시대상을반영한여러작품을출간하며왕성하게창작활동을이어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선운사에온손님

1.염전과국일여관
2.염부의아들
3.사등마을소금의맛
4.경성옥의소리꾼
5.구름에가려진세상
6.전주역에서만난사람
7.불령선인(不逞鮮人)
8.한여름밤
9.여수의봄바람
10.광복
11.출가(出家)

에필로그:소금은변하지않는다
고창신재효문학상심사평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1940년여름.쉬지않고소금을끓이는염부와
열기를따라눅진하게,그리고아름답게발화하는사랑이야기

“어머니가일본에서나를낳았지만제아버지는분명한국사람입니다.”
선운사의스님염봉은어느날자신을찾아온일본인여성코코네와마주한다.일제강점기때조선에거주했던일본인어머니의자취를따라이곳까지왔다는그녀를염봉은알수없는눈빛으로바라본다.
소설의태엽은일제강점기를향해감겨들어간다.‘종일토록물을져나르고불을때서소금을만드는전통염전’의염부(鹽夫)는뙤약볕과소금물에절어밤새불을지펴야하는고된직업이었다.주인공염길은그염부의아들로,고창고보(고창중학교)에다니는수재다.염길은가계에보탬이되기위해,읍내여관을운영하는일본인사장료스케의집에가정교사로들어간다.그는그곳에서료스케의큰딸인아케미와처음만난다.그러나인연을길게이어갈수는없었다.주권을잃어버린나라에서먹고살기위해온힘을다해야하는시대였다.진로를고민하던끝에염길은교사가되어고창을떠난다.더욱강화된황국신민화교육아래,천왕사진앞에서고개를숙이고학생들을검열해야하는굴욕과설움의날들이계속되었다.
전주를찾은염길이마찬가지로교사가된아케미와우연히마주치며분절되었던인연은다시생동하기시작한다.두사람에게서서히찾아드는사랑이라는감각은불투명하고혼탁한세상에서유일하게선명한색채를띠었다.그앞에서시대나출신같은거대한문제는잠시나마아무것도아닌것이되었다.그러나염길이반일운동에동조했다는의심을받아구속되고,곧이어해방을맞자조선에살기어려워진아케미는일본으로떠나게된다.염길의본가에서구워낸소금이담긴단지와함께였다.

쌀보다도,금보다도더귀하게여기며지켜온한줌의소금,
세월이지나도결코변하지않는결정체가되다

이작품의성취는대중적인사랑의문법을따르면서,일제강점기부터미군정때까지의역사와문화를세심하게담아냈다는점에있다.소금생산노동자의고달픈생애,당시청년들의민족애와진로문제,고창의교육사,해방무렵조선에거주하던일본인들의행방과당시치러지고있던국가시험의난항,정치세력간의충돌,여순사건등당시의혼란을사실적이고현실적으로그려냈다.시대는개개인을배려하며기다려주지않았다.대다수의평범한서민들이그러했듯,자신의의지와관계없이소용돌이속으로휘말린염길은스님의도움으로가까스로목숨을건져산으로들어간다.
그리고,다시현재.염봉이된염길앞에코코네가서있다.어머니의소금을따라이곳에왔다는코코네의이야기를들으며,염봉의시선은그녀의얼굴에아주오래머문다.아버지의염전은동생대길이지키고있다.바닷가에서소금끓일준비를하며대길은언젠가아버지가했던말을떠올린다.“우리염부들이배운그대로만하믄절대소금은변하지않을것인께허튼생각말고맘속에똑똑히새겨야써.”모든퍼즐이맞추어지고,끊어졌던선이다시이어져형태를갖춘실체가된다.다른모든것이변해도소금만은,어디에있든그귀한맛을잃지않았다.아버지말그대로였다.소금은변하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