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17.00
Description
1945년 남태평양에서 기록된 엄마의 고백
참혹했던 전장에서도 피어난
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와 연대의 기억들이 펼쳐진다
한국 문학 사상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진실을 담은 소설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와 1980년대를 대표하는 밀리언셀러 『고삐』의 저자인 윤정모의 신작 장편소설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문단의 원로 소설가로 ‘르포 문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윤정모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과 그로 인해 희생된 개인들의 아픔을 알리는 데 천착해 온 작가다. 광주 민주화 운동, 동백림 사건,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등을 소설화해 감춰진 역사를 조명해 온 작가는 특히 자신의 “평생 작업”이라고 표현할 만큼 위안부 문제에 오랜 시간 매진했다. 작가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증언하기 전까지 거의 금기시되던 이 주제를 이미 1982년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를 통해 수면 위로 끌어올렸으며, 1990년대에는 일제 만행사에 대한 해외 심포지엄에도 참여해 발언하는 등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앞장섰다.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는 이러한 작가가 그간에 쓴 일련의 역사소설, 그 결정판과도 같은 이야기다. 소설은 태평양 전쟁에 끌려갔던 부모와 감당하기 힘든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소설가 아들이라는 한 가족의 서사 속에 격랑의 한국 근현대사를 담담하지만 호소력 짙게 풀어낸다.

올해로 작가 인생 55주년을 맞은 윤정모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시대에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가?
1945년 해방된 이후 거의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일제강점기를 체험한 세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 전 또 한 분의 할머님이 돌아가시면서 2023년 현재 한국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고작 9분뿐이다. 작가는 모든 피해자분들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역사를 바르게 볼 것을 강하게 호소한다.

소설을 마무리하는 동안 또 한 분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참혹하게 당했던 고통과 수모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고통을 준 나라와는 매국적 협상을 할 수 없다고 각인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_「작가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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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정모

1946년경주외곽나원에서태어나부산에서성장,1970년서라벌예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대학재학중인1968년장편『무늬져부는바람』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고,1981년《여성중앙》에『바람벽의딸들』이당선되었다.작품으로는『에미이름은조센삐였다』,『밤길』,『그리고함성이들렸다』,『님』,『고삐』,『빛』,『들』,『봄비』,『나비의꿈』,『그들의오후』,『딴나라여인』,...

목차


그곳에엄마가있었어·009
작가의말·333
주·339

출판사 서평

내가소설속에서살해한그남자,
아버지가오늘죽었다

1981년독재정권에대한저항의열기를외면한채작품집필에몰두하던소설가배문하에게아버지의부고가전해지면서이야기는시작된다.아버지에게인정받지못한사생아였던그는장례식에가지않으려하지만,엄마에게떠밀려결국장례식이치러지는안동으로향한다.장례식장에서아버지의아내는그에게유품인일기장을건네주고,일기장을펼치자뜻밖에도그안에는1943년10월부터1945년6월까지남태평양전장에학도병으로참전한젊은시절아버지의기록이담겨있다.아버지의전쟁일기를모두읽고난그는집에돌아와평생삼켜왔던질문을드디어엄마에게꺼낸다.그남자가정말내아버지가맞느냐고.

태평양전쟁에끌려간학도병과위안부들의
생생한증언과기록을토대로그린실화소설

『그곳에엄마가있었어』는아버지의과거를파헤치던아들이어느덧엄마의진실과마주하는이야기속에학도병과일본군위안부들의목소리를생생하게소환한다.주인공화자인소설가배문하는고교시절아버지로부터“너는쪽발이를닮았다”라는말을듣고자신의출생을의심하게되면서정체성의혼란을겪는인물이다.아버지가왜그런말을했으며엄마는왜가족사에대해침묵한것인지,읽는내내독자의관심을붙잡는한가족의미스터리는주인공이우리역사의아픔을들여다보는순간서서히풀리기시작한다.소설은이들가족이살아온삶의이야기를들려주는가운데서일제강점기말부터6·25전쟁의후유증에시달리던1950년대,6·3항쟁이일어난1960년대의사회상등까지우리역사의질곡을함께그려낸다.

무엇보다이번소설이갖는또하나의큰의미는그동안대중매체가잘다루지않던조선인병사들의처절하고박진감넘치는드라마를그린다는점일것이다.작가는남태평양에끌려간조선인징병자,학도병들의이야기를위안부들의이야기와접목시킴으로써일제에의한전쟁피해는남녀를구별하지않았음을드러내고자했다고말한다.지옥같은전쟁터에서도서로연대하며삶의의지를다지고,해방후귀국할방법이없어머나먼섬에고립된동포를구출하는데나서며,미래에대한희망을잃지않던그들의이야기에는바로우리민족의역사가담겨있다.

‘소녀’또는‘할머니’로만그려지던
위안부피해자들의또다른삶의단면을조명하다

한편이소설은등장인물들의기록과증언,회상을통해과거와현재를넘나들면서그들의삶을다각도로조명한다.흔히전쟁터에끌려갔을당시의소녀모습또는노인이된지금의모습으로만그려지던위안부피해자는이소설에서단순히피해자의순수성을강조하거나타자화시키는그간의관습적인문법에서벗어나한시민으로,여자로,엄마로나타난다.귀국후가족에게도돌아가지못한채홀로아이를키우며살아온소설속엄마의삶은또한전쟁으로남편을잃고가족을책임졌던다른모든어머니들의삶과교차되면서우리에게시대의아픔을오롯이전하는동시에더욱깊은울림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