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위기 : 스토리 중독 사회는 어떻게 도래했는가?

서사의 위기 : 스토리 중독 사회는 어떻게 도래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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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스토리 중독 사회는 어떻게 도래했는가!
이슈만 좇는 깊은 허무의 시대에 경종을 울리다
『피로사회』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이번에는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슈만 좇느라 정작 자기의 생각으로부터 멀어져 버린 스토리 중독 사회를 고발한다. 『피로사회』 이후 10여 년 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서사’와 ‘스토리’다. 나만의 생각과 맥락이 서사라면, 반짝하고 사라져 버리는 뉴스와 정보들은 스토리다. 한병철은 우리가 억압도, 저항도 없는 스마트한 지배체계에서 자기 삶을 SNS에 게시하며 정보화하도록 조종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름다운 꽃을 봐도 감동을 온전히 느끼며 내면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는 데 그치며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유한 이야기를 잃은 사회, 내 생각과 느낌을 말하지 못하고 입력한 정보를 앵무새처럼 내뱉는 사회의 끝은 서사 없는 ‘텅 빈 삶’이다.

저자

한병철

1959년서울출생.고려대학교에서금속공학을전공한뒤독일로건너가브라이스가우의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뮌헨대학교에서철학,독일문학,가톨릭신학을공부했다.베를린예술대학교철학·문화학교수를지냈다.

세계에큰반향을일으킨그의대표작『피로사회』는2012년한국에도소개되어주요언론매체의‘올해의책’으로선정되는등한국사회를꿰뚫는키워드로자리잡았다.이후『투명사회』,『권력...

목차

역자서문

이야기에서정보로
경험의빈곤
설명되는삶
벌거벗은삶
세계의탈신비화
충격에서‘좋아요’로
이야기로서의이론
치유의스토리텔링
이야기공동체
스토리셀링


출판사 서평

“왜우리삶은불안하고공허한가”
스토리에서사를빼앗긴현시대에대한통렬한비판
『서사의위기』국내출간!

오늘날우리는혼자있을때도,다른사람을만나대화할때도쉴새없이스마트폰을들여다본다.실시간뉴스를확인하고유튜브와SNS로짧은영상과사진을읽어들인다.길고느린호흡으로내면의이야기에집중하는시간은사실상없다.온종일자극적인스토리를소비하느라바쁘다.
세계적베스트셀러작가이자“세계에서가장널리읽히는살아있는철학자”(스페인대표일간지<엘파이스>)인한병철은신작『서사의위기』에서스토리에자기만의고유한이야기를빼앗긴현시대를‘서사의위기’라고진단한다.반짝하고사라질스토리는그어떤삶의방향도,의미도제시하지못하기에서사의위기는삶의위기로직결된다.저자에따르면인간은한순간에서다음순간으로이동하며사는존재가아니다.탄생과죽음사이의삶전체를연결하며자기만의맥락으로나아갈때의미를찾을수있다.나의과거와현재,미래를연결하는이야기만이인생에가치를부여하는것이다.‘지금이순간’만중요하게만드는스토리에중독될수록깊은허무에빠지는이유다.
‘서사의위기’는한국사회뿐만아니라전세계적으로겪고있는현시대의문제다.이책을먼저읽은해외독자들은“훌륭하고정확하며거의완벽한책”,“우리시대의재앙을파악하는동시에해결책을제시한다”,“현재우리삶의일부여서못보던문제들을예리하게짚어내어보게해준다”라고극찬하며시대를꿰뚫는한병철철학의예리함을반증하고있다.
『서사의위기』에서한병철은철학자발터벤야민,한나아렌트,테오도르아도르노부터작가게오르크뷔히너,베르톨트브레히트,폴마르,미하엘엔데까지다채롭게인용하며서사의의미를해석한다.나아가서사의회복만이예측불가능한세계에서불안에떨지않고사는방법이라고강조한다.남들다하는대로공허하게끌려가는게아니라자신만의맥락으로고유한인생,다른이야기를만드는삶이다.한병철특유의깊고명료한철학적사유는,인생의의미를찾지못해방황하는독자들이내면의서사를회복해삶의가치를온전히음미하도록이끈다.

“스토리텔링이아니라스토리셀링이다!”
소비자로전락해버린인간존재를사유하다

“스토리텔링은최근매우인기다.인기가너무많으니마치우리가다시이야기를더많이하고있는것만같다.그러나스토리텔링은이야기의귀환이결코아니다.오히려이야기를도구화하고상업화하는데사용되고있다.자기자체로는가치없는사물을가치있는재화로변화시킨다.”
_『서사의위기』133쪽

자본주의사회에서스토리에중독된현대인은삶의주체가아니라상품의소비자로전락한다.기업에서는그자체로가치없는사물에스토리를부여해우리가‘상품’을구매하도록자극하기때문이다.한병철저자는이와같은현상에‘스토리셀링(Storyselling)’이라고이름붙인다.
문제는이것으로끝나지않는다.저자는현대인이억압도,저항도없는스마트한지배체계에서자기삶을SNS에게시하고공유하며스토리텔링하도록조종당하고있다고짚어낸다.아름다운꽃을봐도감동을온전히느끼며내면으로파고드는것이아니라재빨리스마트폰으로사진을찍어SNS에올리며자기자신을정보화하고다른사람의반응을살피는것이다.그렇게우리는스스로스토리셀링하며,언제든소비되고사라져도상관없는정보로한없이전락하고있다.
의미없이이슈에서이슈로이동하며업데이트강박에시달리는정보사냥꾼의삶은공허하다.경험과생각들이차곡차곡쌓이지못하고정보로그저나열되기때문이다.다른사람과이야기를나누며공감하기보다새로운정보를공유하는데만집중하기에,인간관계도공동체대신커뮤니티를이루는데그친다.자기만의역사를잃고우연성에휩싸인채폭풍우한가운데서부유한다.

깊은허무를치유하는유일한힘
“정보의나열을뛰어넘는진실한이야기만이
삶의의미를찾아줄것이다”

어떻게하면서사의위기를극복할수있을까.한병철저자는미하엘엔데의소설『모모』를예로들며‘경청’을제안한다.소설에서주인공모모는상대방의말을사려깊게들어줌으로써스스로이야기하도록이끈다.이를통해상대방으로하여금자기자신의소중함을깨닫고심지어사랑받는다는느낌까지받게한다.오로지다른사람의말을잘들어주는것만으로서사를회복시키는것이다.
이렇게회복된서사는아픔을치유한다.한병철은발터벤야민과한나아렌트의말을인용하며치유의힘을다시강조한다.“환자의병은의사에게증상을이야기하는데서치유가시작”되며(발터벤야민),“모든슬픔은이야기에담거나이야기로해낼수있다면견딜수있다”(한나아렌트).안타깝게도현대인에게는이야기를경청할시간과인내심이없다.가능한한많은정보를빠르게흡수해결과를내야하는효율의세계는,길고느리게펼쳐지는서사의시간을기다려주지않는다.
서사없는삶에행복은없다.오늘은그저어제에이어지는날이며인생을의미있게하는어떠한서사도일어나지않는생존의연속일뿐이다.누구도이런삶을원하지않는다.현재우리가어떤시대를살아가고있는지정확하게직시하고싶다면,나아가삶의새로운이야기를시작하고싶다면이책을만나보자.삶의위기를기회로바꾸는사유의시간이될것이다.

“삶은이야기다.서사적동물인인간은새로운삶의형식들을서사적으로실현시킨다는점에서동물과구별된다.이야기에는새시작의힘이있다.세상을변화시키는모든행위는이야기를전제한다.”
_『서사의위기』136~1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