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와 마녀

성녀와 마녀

$18.00
Description
“삶에 고통이 없었다면, 문학을 껴안지 못했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한국 문학사에 남긴 또 다른 걸작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장편소설이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된다.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편집과 고전에 대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부수어줄 디자인으로 새 시대의 새 독자를 만날 준비를 마친 이번 기획의 네 번째 작품은 『성녀와 마녀』다. 상반된 두 여성이 변모해 가면서 인간의 정체성과 사랑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로 가닿는 박경리 문학의 깊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

박경리

朴景利(1926.12.2.∼2008.5.5.)
본명은박금이(朴今伊).1926년경남통영에서태어났다.1955년김동리의추천을받아단편「계산」으로등단,이후『표류도』(1959),『김약국의딸들』(1962),『시장과전장』(1964),『파시』(1964~1965)등사회와현실을꿰뚫어보는비판적시각이강한문제작을잇달아발표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았다.
1969년9월부터대하소설『토지』의집필을시작했으며26년만인1994년8월15일에완성했다.『토지』는한말로부터식민지시대를꿰뚫으며민족사의변전을그리는한국문학의걸작으로,이소설을통해한국문학사에뚜렷한족적을남긴거장으로우뚝섰다.2003년장편소설『나비야청산가자』를《현대문학》에연재했으나건강상의이유로중단되며미완으로남았다.
그밖에『Q씨에게』『원주통신』『만리장성의나라』『꿈꾸는자가창조한다』『생명의아픔』『일본산고』등과시집『못떠나는배』『도시의고양이들』『우리들의시간』『버리고갈것만남아서참홀가분하다』등이있다.
1996년토지문화재단을설립해작가들을위한창작실을운영하며문학과예술의발전을위해힘썼다.현대문학신인상,한국여류문학상,월탄문학상,인촌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했고칠레정부로부터가브리엘라미스트랄문학기념메달을받았다.
2008년5월5일타계했다.대한민국정부는한국문학에기여한공로를기려금관문화훈장을추서했다.

목차

1.피가나쁘다
2.귀로
3.공작
4.목격
5.역전
6.결혼행진곡
7.사랑은멀고
8.귀국독주회
9.멀고도가까워라
10.눈을밟으며
11.해빙기는왔건만
12.어느사나이
13.흔들리는마음
14.이합이인생인가

어휘풀이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제삶이평탄했다면글을쓰지않았을것입니다.
삶이문학보다먼저지요.”
고전의품격과새시대의감각을동시에담아낸
박경리타계15주기추모특별판

1957년단편「계산」으로데뷔해,26년에걸쳐집필한대하소설『토지』로한국문학사에거대한이정표를남긴거장박경리.타계15주기를맞아다산북스에서박경리의작품들을새롭게엮어출간한다.한국문학의유산으로꼽히는『토지』를비롯한박경리의소설과에세이,시집이차례로묶여나올예정인장대한기획으로,작가의문학세계를누락과왜곡없이온전하게담아낸의미있는작업이다.이번기획에서는한국사회와문학의중추를관통하는박경리의방대한작품들을한데모아구성했고,새롭게발굴한미발표유작도꼼꼼한편집과정을거쳐출간될예정이다.

오래전에고전의반열에오른박경리의작품들은새롭게읽힐기회를갖질못했다.이번에펴내는특별판에서는원문의표현을살리고이전의오류를잡아내는것을넘어,새로운시대감각을입혀기존의판본과는전혀다른분위기의책을선보인다.이전에박경리의작품을읽은독자에게는기존의틀을부수는신선함을,작품을처음접할독자에게는고전의품위와탁월함을맛볼수있도록고심해구성했다.이전의고리타분함을말끔하게벗어내면서도작품각각의고유의맛을살린표지디자인으로,독서는물론소장용으로도손색이없게했다.한국문학사에영원히남을이름,박경리문학의정수를다산북스의기획으로다시경험하길바란다.

“만나고헤어지고바라는대로살지못하는인간들이라면
이런대로질서를찾을수밖에없다.”
성녀와마녀,상반된두여성의삶을통해
새로운인간상을담은박경리의기념비적인작품

다산북스에서새롭게출간된『성녀와마녀』는대중성과문학성을동시에잡은박경리의기념비적인작품이다.1960년4월부터여성잡지《여원》에연재되었던『성녀와마녀』는출생의비밀,삼각관계등서사전반에깔린흥미로운요소들로인해이미영화와드라마로영상화되면서많은사랑을받았다.그러나무엇보다이소설이의미있는이유는새로운인간상을보여준다는데있다.1960년대를배경으로한대부분의소설이전쟁의상흔으로인한피해의식,무의지에함몰된인간형을다루고있는반면,이소설은기존의윤리나가치를성찰적으로응시하면서도사랑의본질과인간의정체성에대해다루고있기때문이다.

박경리는이소설에서인간의유형을여성으로두었을뿐,성녀와마녀로상징되는하란과형숙의삶을통해본질적인‘인간’그자체의모습을그렸다.사랑에대한상실과회복을겪으면서자신의감정을깨닫고온전히독립적인존재로서가는인간의모습을.따라서소설속상반된이미지로그려지는두여성의세밀한감정묘사에주목하지않을수없다.형숙이자신의생각과신념으로표정과제스처를취한다면,하란은자신의감정표출을통해자신을인지한다.이로써형숙은표변하는태도를보이며,하란은자기성찰적태도를보인다.

이렇듯한남자를사이에두고전혀다른모습으로변모하는두여성을통해저자는인간의또다른이면을보여준다.정신적성처녀였던하란이육체적사랑을갈망하고,육체적요부였던형숙이정신적사랑의승리자로그려지는것이다.이는곧저자의오랜성찰을통해얻은인간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그려졌음을반증하는것이며,우리는이소설을통해박경리문학만이가질수있는진정한가치를다시금느낄수있을것이다.

“죄를무서워하지않았다면
인간은더행복했을거예요.”
한국문학최고의작가,박경리의역작
선과악으로구분지을수없는낭만적사랑

저명한외과의안원석은슬하에아들수영과딸수미를두었다.수영이오형숙과연인관계라는것을알게된안박사는둘의만남을결사반대한다.형숙에게요부의피가흐른다는이유때문이다.안박사는젊은시절형숙의친모인국주에게빠져여러번재산을날리고버림받았다는것,국주가수많은남자를유혹하고재산을탈취했으며내연남사이에서형숙을낳고아편중독으로삶을마무리했다는사실을수영에게이야기한다.그러나이이야기를우연히듣게된형숙은그날부터수영을피하기시작한다.그리고비뚤어진마음으로다른남자들을만나고다니다가안박사의권유로수영이문하란과결혼까지하자미국유학을떠난다.그렇게2년이지나고수영과하란이아이를낳고평범한가정생활을하고있을때였다.형숙은귀국독주회에수영을초대하고이를시작으로둘은만남을이어간다.한편수미의약혼자였던허세준은하란을좋아해파혼을결단한다.그러나하란은세준에게마음이가면서도가정을지키려고노력한다.파혼후다른남자와결혼한수미는자궁외임신으로갑작스레사망하게되고,수미의장례식에참석한형숙은여전히자신을무시하는안박사를보며복수를다짐한다.

소설말미에하란은허세준을밀어내면서도“죄를무서워하지않았다면인간은더행복했을거예요”라며자신의마음을고백한다.반면형숙은많은남자를만나면서도자신이사랑하는단한사람,수영대신목숨까지내어놓는다.현모양처이지만육체적인사랑을갈망하는하란.요부이지만정신적사랑을갈구하는형숙.둘중에누가성녀이고누가마녀란말인가.소설의창작의도에대해박경리는이렇게진술한다.“선한사람도욕망에대한유혹이있고약점이숨어있다.그와마찬가지로악한사람에게도그의깊은영혼속에진실이잠들어있고참된것으로승화하려는순간이있다.”소설은하란과형숙이라는인물을통해우리도모르게선과악으로나누었던생각에균열을내고더나아가사랑의본질에대한질문과마주할수있도록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