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호수

내 마음은 호수

$25.91
Description
“삶에 고통이 없었다면, 문학을 껴안지 못했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한국 문학사에 남긴 또 다른 걸작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장편소설이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된다.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편집과 고전에 대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부수어 줄 디자인으로 새 시대의 새 독자를 만날 준비를 마친 이번 작품은 『내 마음은 호수』다. 선악이나 윤리, 그 어떤 잣대로도 판단할 수 없는, 오롯이 사랑이 가진 진실성이 잘 녹아 있는 이 작품을 통해 박경리의 문학이 주는 진한 여운을 느껴보기 바란다.

저자

박경리

朴景利(1926.12.2.∼2008.5.5.)
본명은박금이(朴今伊).1926년경남통영에서태어났다.1955년김동리의추천을받아단편「계산」으로등단,이후『표류도』(1959),『김약국의딸들』(1962),『시장과전장』(1964),『파시』(1964~1965)등사회와현실을꿰뚫어보는비판적시각이강한문제작을잇달아발표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았다.
1969년9월부터대하소설『토지』의집필을시작했으며26년만인1994년8월15일에완성했다.『토지』는한말로부터식민지시대를꿰뚫으며민족사의변전을그리는한국문학의걸작으로,이소설을통해한국문학사에뚜렷한족적을남긴거장으로우뚝섰다.2003년장편소설『나비야청산가자』를《현대문학》에연재했으나건강상의이유로중단되며미완으로남았다.
그밖에『Q씨에게』『원주통신』『만리장성의나라』『꿈꾸는자가창조한다』『생명의아픔』『일본산고』등과시집『못떠나는배』『도시의고양이들』『우리들의시간』『버리고갈것만남아서참홀가분하다』등이있다.
1996년토지문화재단을설립해작가들을위한창작실을운영하며문학과예술의발전을위해힘썼다.현대문학신인상,한국여류문학상,월탄문학상,인촌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했고칠레정부로부터가브리엘라미스트랄문학기념메달을받았다.
2008년5월5일타계했다.대한민국정부는한국문학에기여한공로를기려금관문화훈장을추서했다.

목차

1.해후
2.창과창
3.방문객
4.동거인
5.무정한마음
6.나르시소스
7.폐허에서
8.환도
9.소나기
10.반수신의오후
11.붉은와중
12.오리무중
13.암흑의저변
14.새끼손가락
15.구름너머로

어휘풀이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제삶이평탄했다면글을쓰지않았을것입니다.
삶이문학보다먼저지요.”
고전의품격과새시대의감각을동시에담아낸
박경리타계15주기추모특별판

1957년단편「계산」으로데뷔해,26년에걸쳐집필한대하소설『토지』로한국문학사에거대한이정표를남긴거장박경리.타계15주기를맞아다산북스에서박경리의작품들을새롭게엮어출간한다.한국문학의유산으로꼽히는『토지』를비롯한박경리의소설과에세이,시집이차례로묶여나올예정인장대한기획으로,작가의문학세계를누락과왜곡없이온전하게담아낸의미있는작업이다.이번기획에서는한국사회와문학의중추를관통하는박경리의방대한작품들을한데모아구성했고,새롭게발굴한미발표유작도꼼꼼한편집과정을거쳐출간될예정이다.

오래전에고전의반열에오른박경리의작품들은새롭게읽힐기회를갖질못했다.이번에펴내는특별판에서는원문의표현을살리고이전의오류를잡아내는것을넘어,새로운시대감각을입혀기존의판본과는전혀다른분위기의책을선보인다.이전에박경리의작품을읽은독자에게는기존의틀을부수는신선함을,작품을처음접할독자에게는고전의품위와탁월함을맛볼수있도록고심해구성했다.이전의고리타분함을말끔하게벗어내면서도작품각각의고유의맛을살린표지디자인으로,독서는물론소장용으로도손색이없게했다.한국문학사에영원히남을이름,박경리문학의정수를다산북스의기획으로다시경험하길바란다.

“살아있는한인간은
사랑하지않고애착을버리고있을수는없다.”
한국최고의작가,박경리가전하는
아픔속에서피어나는오롯한사랑

다산북스에서새롭게출간된『내마음은호수』는박경리의또다른걸작이다.이작품은1960년4월부터《조선일보》에서연재되었고그후많은사랑을받으며출판되었다.박경리는1950년말이후부터왕성한창작활동을했지만,유독이작품이연재되던시기에는더많은작품을쏟아냈다.《대구일보》에서『은하』를,《여원》에서『성녀와마녀』를연재한것이다.세개의지면에장편소설세편을동시에연재한것인데,이러한글쓰기과정을보면당시저자가생활고를겪었음을유추해볼수있다.실제로박경리는동시다발적창작과정을통해경제적인어려움으로부터벗어났으며,가족들의얼굴에떠도는불안의그림자를지울수있었다고고백한바있다.

<내마음은호수>의시대적배경은1953년6.25전쟁기간에서부터전쟁직후까지다.일상이파괴되고생존의조건이극한곳까지내몰리는상황에도불구하고이소설은오직‘사랑’에집중한다.물론송병림이라는인물을통해미약하게나마저자의정치적인관점이드러나기도한다.그러나그를둘러싼이야기역시혁명이아닌사랑으로이어진다.그것도낭만적인사랑이라기보다는얽히고설킨복잡한관계속에서피어나는사랑이다.

이작품은남녀간의사랑이야기를그리고있지만,그안에서근친상간,간통,출생의비밀,불치병등매우선정적이고자극적인코드들을통해제목과상반된사랑의이미지를그려나간다.고요하고,평화로우며,아늑하고,안정적이기만한호수의이미지와는전혀다른,시시각각일변하며위태롭기만한사랑의이미지를.그리고소설의끝에다다를때쯤독자로하여금진짜사랑이무엇인지다시금생각하게만든다.우리를위태롭게만드는것도사랑이지만,그어떤이유를불문하고모든것을품을수있게만드는것도사랑이다.이러한사랑은비단이작품뿐아니라박경리의작품들전체를관통하고있는주제이기도하다.“생명은아픔이요생명은사랑이다”라고했던박경리의말처럼,『내마음은호수』를통해또한번박경리문학의세계관을깊숙이엿보기를바란다.

“사랑이라는것은인간의마음의척도이지,
결코풍습이나제도가그척도는될수없다.”
불안과두려움을넘어진실함으로나아가는,
모든것을품어주는호수같은사랑

『내마음은호수』는여류소설가유혜련,그의딸문진수를중심으로세대에걸친사랑이야기를그린소설이다.유혜련은남편문명구가납북되고시누이문명희네집에서진수를키우며살아가고있었다.그러던어느날이영설이나타나면서권태로울만큼잔잔하던일상에파문이일기시작한다.혜련은혹여진수가영설을만날까봐불안해하면서단속하려들지만,그럴수록진수는이상하리만치영설에게끌린다.사실영설은오래전명구와함께혜련의집에서머물던하숙생이자혜련의연인이었다.당시에영설은음악공부하러유학가는조건으로부모가정해준여자와약혼해야만했고,이를이용해서유학갔다가다시혜련에게돌아올생각이었다.그러나둘은헤어지고만다.이틈을타서명구가영설이혜련에게보낸편지들을가로채고혜련과의결혼을강행했기때문이다.영설은여러번자살시도를할정도로괴로움에몸부림치다가20년이지나혜련과다시만나게된다.한편진수역시고모부한석중의외사촌동생인송병림을사랑하게된다.처음에진수는송병림을그저멋있는사람,병림은진수를어린애처럼여겼지만어느새둘은서로에게끌린다.그러나둘사이를방해하는인물이있었으니,원체자유분방한성격을가지고있는명희다.명희는남편이있음에도병림을향한마음을적극적으로표현한다.이로인해진수는둘사이를오해하고병림과의관계가소원해지지만,병림이빨갱이로몰려잡혀가면서다시금서로에대한애틋한마음을깨닫는다.

혜련의사랑은빠져나올수없는늪과같고,영설의사랑은예측하기힘든태풍과닮았다.무모하기만한명희의사랑역시호수의이미지와는거리가멀다.그러나이소설에서는사랑을‘호수’라는한단어로표현하고있다.지병으로죽음을앞둔혜련이“사랑이라는것은인간의마음의척도이지,결코풍습이나제도가그척도는될수없다”고딸에게충고하는대목은이소설의메시지이기도하다.사랑앞에그어떤이유나조건이달릴수없고,상대를향한마음만이기준이되어야하는것.소설전반에드러나는비윤리적인소재를통해서오히려사랑의근간이되는진실한마음을역설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