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그 어떤 인생도 실패는 아니라고 장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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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장자 철학은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안식처이자 삶의 무기다!”
동양의 니체 장자가 마흔에게 전하는 자기 긍정의 철학
장자는 흔히 현실을 도피한 사상가로 오해되곤 한다. 하지만 장자의 철학에는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당시 유가와 묵가 등은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절망의 시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개인이 세상의 절대적 가치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자는 이를 풍자하며 세상의 가치를 위해 개인의 삶이 희생당하는 것을 거부했다. 오늘날 우리가 장자를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무언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말해 주고, 혼란한 시대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중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마흔,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의 삶이 초라해 보이는가? 그렇다면 장자의 지혜에서 고유한 삶을 사는 길을 찾아보길 바란다.

저자

한정주

저자:한정주
역사평론가,고전연구가.고전·역사연구회뇌룡재雷龍齋대표.1966년전남고흥에서태어나광주석산고와동국대사학과를졸업했다.사마천의‘사필소세史筆昭世’(역사가의붓이세상을밝힌다)정신과연암박지원의‘법고창신法古創新’(옛것을본받아새로운것을만들어낸다)의철학을바탕으로역사와고전을현대적가치와의미로재발견하고새롭게해석하는것을글쓰기의목표로삼아저술및강연활동을하고있다.현재인사동한모퉁이에서역사와고전을공부하는모임‘뇌룡재’를운영하고있다.아울러「헤드라인뉴스iheadlinenews.co.kr」에인문과관련한다양한글을연재하고있다.
지은책으로『마흔에읽는사기인문학』,『문장의온도』,『시의온도』,『조선최고의문장이덕무를읽다』,『글쓰기동서대전』,『율곡인문학』,『천자문인문학』,『호,조선선비의자존심』,『한국사전쟁의기술』,『조선을구한13인의경제학자들』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인생의강을건너가는모든이에게
프롤로그-세상에현혹되지않고자기다운삶을살아가다

제1장이제삶의방향은결정되었는가?
운명인가의지인가?
운명은예측할수있는가?
운명은필연적인가,우연적인가?
운명은‘결정되어있는것’이아니라‘구성되어가는것’이다!
운명은어떻게구성되어가는가?
운명은모호하고불확실하다!
‘낙타’에서‘사자’로,다시‘사자’에서‘어린아이’로!
새로운삶과운명으로의비상
자신의운명을사랑하라!

제2장누구의욕망을좇으며살았는가?
무엇을욕망하는가?
욕망은만들어진다!
내가욕망의주인인가,욕망이나의주인인가?
사람들이사랑하는것은자신의욕망이지욕망하는대상이아니다!
욕망하는순간변화와변신이일어난다!
욕망은실현(충족)되지않을때만욕망이다!
욕망때문에현실의삶과가상의삶은뒤엉켜있다!
진정으로욕망하는것을찾아나서라

제3장불안과함께사는방법
왜불안한가?
절망이지배하는세상
불안과공포,삶과생명을해치는세상
자신의그림자를두려워한사람의우화
두려움을배우려고길을떠난젊은이의동화
모든것은연결되어있다!
불안과더불어살아가는방법

제4장명확하게아는것이있는가?
절대적인앎vs상대적인앎,명확한앎vs모호한앎
앎은모호하다!
‘옳음’과‘그름’을가릴수있을까?
앎은인위적이다!
앎이앎을방해한다!
모든앎은상대적이다!
앎은위험하다!
아는것과모르는것은끝없이순환한다!

제5장좋은삶과좋은죽음을만드는방법
삶과죽음에대한생각
아내의장례식장에서대야를두드리며노래를부른장자
삶과죽음은무한순환할뿐이다!
죽음보다참혹한삶의역설과풍자
죽음을의식하고살면삶은혼란스럽고,죽음을잊고살면삶은편안해진다!
삶에대한집착이죽음에대한두려움을낳는다!
현해懸解,삶의즐거움과죽음의두려움을넘어서!
삶도좋게여기고죽음도좋게여긴다!

제6장자유로운삶을위하여
‘자유롭게산다는것’의의미
자유로부터의도피
“4000년중국의역사는식인의역사였다!”
“오십이전의나는한마리개에불과했다.”
쓸모없음의자유
자유는‘홀로서기’이고‘고독한것’이다!
자유로워지기위해서는‘약간의광기’가필요하다!

에필로그-변화를두려워말고자기다운삶을살아라

출판사 서평

“무엇에도얽매이지말고자기다운삶을살아라.”
―장자가전하는자기삶의주인이되는법

우리현대인의삶은불안하다.시시각각변화하는세상에서몇년뒤에내가어떻게살고있을지예측할수있는사람은아무도없다.그래서어떤사람은불안을없애기위해자신의쓸모를증명하려발버둥치고,또다른사람은불안에짓눌린채더나은미래를포기하며체념한다.한쪽에서‘갓생(모범적이고부지런한삶)’을살고자하고다른한쪽에서는구직활동을포기하며‘그냥쉬는’아이러니가발생하는이유다.그렇다면이렇게불안한현대인에게도움이되는,삶의길잡이로삼을만한지혜는없을까?

『문장의온도』,『천자문인문학』등의저서를통해독자들에게역사와고전의새로운가치를전해온우리시대의인문학자한정주는장자의철학에서현대인에게꼭필요한지혜를발견했다.장자는이미2000년전에불안,쓸모,욕망등우리가고민하는문제에대해현명한해답을내놓았다.장자에게좋은삶이란얽매이지않는삶이다.운명에얽매이지않고,욕망에얽매이지않고,불안에얽매이지않고,앎(지식)에얽매이지않고,삶과죽음에얽매이지않고심지어자유에도얽매이지않는삶이다.이책에서‘운명’에서부터‘자유’에이르기까지우리삶의근본문제들을살펴본까닭역시그것들에얽매이지않는삶의방법과지혜를탐구하고모색하기위해서이다.무엇인가에혹은누구인가에얽매이게되면그순간부터그것의노예로살아갈수밖에없기때문이다.

얽매이지않는삶은곧자유로운삶이다.자유로운삶은자기삶의주인으로사는것이다.그럼자기삶의주인으로살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할까?우리가불가피하게직면하게되는삶의근본문제들즉운명,욕망,불안,앎(지식),삶과죽음,자유등에대한자기삶의길,영토,세계를찾아만들어나가야한다.장자철학은자기삶의길을찾고자기삶의영토와세계를만들어가는여정에서좋은길잡이가된다.장자는이미2000여년전에어느누구도가지않은자기삶의길을모색하고또한오직자신의힘으로삶의영토와세계를만들어나갔기때문이다.더욱이장자는삶에대한자신의의문과질문,탐구와모색의전여정을『장자』라는책속에남겨우리에게전해주고있다.따라서장자가남긴삶의철학을해석한이책은삶이불안한독자스스로자기삶의길,영토,세계를모색하고만들어나가는데안내서이자참고서역할을해줄것이다.

“하루하루가불안한삶을어떻게살아가야할까?”
―그림자처럼떨어지지않는불안과더불어사는법

『장자』「잡편」‘어부漁父’에등장하는‘자신의그림자를두려워한사람의우화’는불안에대한반응과관련해매우흥미로운철학적메시지를제공하고있다.옛날어느마을에자신의그림자를무척두려워한한남자가살고있었다.자신의그림자가너무나두렵고무서워서매일불안과공포에떨던남자는마침내그림자를피해도망쳐야겠다고마음을먹게된다.먼저그는발걸음을빨리하면그림자와멀어져자신에게서그림자를떨쳐낼수있다고생각했다.그래서재빠르게걷기시작했다.그런데발걸음을빨리할수록그림자가멀어지기는커녕오히려더자신의몸에바짝붙어서떨어지지않았다.자신의발걸음이아직느려서그런것이라고생각한남자는더속도를빨리해그림자로부터달아나려고했다.하지만그러면그럴수록그림자는더욱남자의몸에바짝붙어따라왔다.그는속도를더올리면그림자가자신의몸에서멀어져떨어질것이라고생각하고이제는빠르게달리기시작했다.그런데도그림자가몸에서떨어지지않자그는더욱빨리달렸고,그렇게해도그림자가몸에붙어있자더욱더속도를내어달렸다.자신의그림자를두려워한이사람은어떻게되었을까?더욱속도를올려달리고또달리다마침내기력이다한남자는결국숨이멎어죽고말았다.장자는자신의그림자가무섭고두려워피해달아나다목숨을잃은남자의이야기에안타까워하며이렇게탄식했다.“만약그사람이그늘속으로들어갔다면그림자는저절로없어졌을텐데······.”

이우화는불안이두렵고무서워서벗어나려고도망치다가오히려불안에짓눌려삶을해치고망가뜨리는우리의모습을떠올리게한다.불안은우리가언제어디에있든삶에항상붙어따라다니는‘그림자같은존재’이기때문이다.그림자에대한두려움에서벗어나려고달리다가목숨을잃은남자의이야기가불안을떨쳐내려고하다가오히려불안에질식당해삶을망가뜨리는우리의모습과별반다르지않은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그림자를두려워한남자의죽음을안타까워하며내뱉은장자의철학적메시지,곧그늘속으로들어갔다면그림자가없어졌을것이라는탄식역시어렵지않게해석할수있다.그말은불안을경험할때도망치려고하기보다는도리어불안속으로들어가라는메시지이다.왜냐하면그늘속으로들어가면그림자가없어지는이치와마찬가지로불안속으로들어가면불안이삶을망가뜨리거나파괴하는힘으로더이상작용하지못하기때문이다.

그렇다면불안속으로들어가라는말에담긴뜻은무엇일까?여기에는두가지뜻이존재한다.하나는불안을삶의그림자즉,삶의일부로받아들이라는뜻이고,다른하나는불안의원인이되는자신의삶속으로들어가라는의미이다.불안은‘자기스스로만든것’이자‘자신의삶이만든것’이기때문이다.불안을자기삶의그림자로받아들이고,불안을만든자신의삶속으로들어가려면어떻게해야할까?무엇보다먼저불안의원인이되는자기삶의내면을성찰해봐야한다.그리고불안으로부터도망치려고하기보다는그것과더불어살아가는삶의방법을깨닫고배우고익혀야한다.이렇게한다면불안은더이상우리의삶을질식시켜망가뜨리거나파괴하는힘을발휘하지못하게된다.그런점에서우리는불안을터득하고배우고익혀야한다.이점이바로삶에‘불안의철학’이필요한이유이다.

“왜자신에게쓸모있는사람이되려하지않는가?”
―쓸모없는나무우화에담긴아이러니

장자의우화중에는나무를등장시킨우화가적지않은데,흥미롭게도이들우화는거의‘쓸모있음’의속박과‘쓸모없음’의자유에관한철학적메시지를담고있다.목수장석은제나라로가던도중곡원이라는곳에서발견한토지신을모시는사당에심어놓은상수리나무를봤다.장석이발견한상수리나무는소를가려서보이지않을만큼굵고컸다.목수의호기심이발동한장석이나무의크기를재어봤더니둘레가백아름에,높이는산을굽어내려다볼정도였다.지상에서열길높이나올라간뒤에비로소가지가뻗어있었는데,만약배를만든다면수십척의배를만들수있을만큼거대한나무였다.그때문인지이상수리나무주변에는마치구경꾼들이저잣거리에몰려들듯이수많은인파가모여있었다.하지만목수장석은걸음을멈추지않은채상수리나무는돌아보지도않고그냥제갈길을갔다.장석의제자는한참상수리나무를구경하다가황급히뒤따라간다음스승에게물었다.

“제가도끼를들고선생님을따라다니고나서재목으로이토록아름답고훌륭한나무를본적이없습니다.그런데선생님께서는왜이렇게아름답고훌륭한나무는쳐다보지도않고오히려발걸음을재촉해빨리떠나려고하십니까?저의배움과안목이잘못되어서그런것입니까?”제자의물음에장석은이렇게대답했다.“그나무에대해서는구태여말할필요가없다.아무쓸모도없는잡목일뿐이다.그나무를목재로사용해배를만들면가라앉을것이다.관棺(속관)이나곽槨(겉관)을만들면금방썩을것이다.그릇을만들면금방부서지고,대문이나방문을만들면나무의진액이흘러나오고,기둥을만들면좀이슬어오래가지못한다.정말로쓸모가없는나무다.하지만쓸모가없어서베어넘어지지않고이토록거대하게자라도록오래살아남을수있었다.”

‘쓸모없는’사람은쓸모없는나무와같이쓸모가없다는바로그이유로인해사람들의구속·속박과지배·통제로부터자유롭다.그런데세상사람들은권력,부귀또는명성과명예등의이익을얻기위해대개그것들에‘쓸모있는’사람이되기를욕망한다.이때문에장자는세상사람들은모두‘쓸모있음’의쓸모만을안다고말한것이다.‘쓸모없음’의쓸모를역설한장자는실제삶에서도‘쓸모없는’인간이되기를욕망했다.‘쓸모없는’인간이되어야비로소자유로운삶이가능하다고여겼기때문이다.하지만세상은장자를그냥내버려두지않았다.자신들의이익을위해장자의재능과식견을이용할목적으로끊임없이그를속박하고유혹했다.장자의‘자유로운삶’은그냥주어진것이아니라,장자자신이삶의자유를빼앗으려는세상의수많은유혹과끊임없는속박에맞서평생에걸쳐싸워가며지켜낸것이었다.

그렇다면장자에게‘쓸모있음’이란무엇일까?누군가에게(혹은무엇인가에게)쓸모있는삶이아닌바로자기자신에게쓸모있는삶이다.누군가에게(혹은무엇인가에게)쓸모있는삶이란그누군가가(혹은무엇인가가)하고싶고원하고바라는삶을사는것이다.반면자신에게쓸모있는사람이란자기가하고싶고원하고바라는삶을사는것이다.여기에서‘쓸모없음의자유’가소극적의미의자유라고한다면,‘쓸모있음의자유’는적극적의미의자유이다.전자가‘거부와부정의자유’라면,후자는‘긍정과창조의자유’이기때문이다.

“무엇을어떻게사랑하며살것인가?”
―욕망과사랑의방식에관한장자의지혜

이책에서는우리삶에결정적인영향을미치는운명,욕망,불안,앎(지식),삶과죽음,자유에대해서다룬다.욕망과사랑에대해장자가어떻게생각했을까?다음의우화는『장자』「외편」‘지락至樂’에실려있는것으로노나라의임금이주인공으로등장한다.어느날노나라도성교외의들판에바닷새한마리가와서머물렀다.노나라임금은그새를맞이해와서최고로훌륭한장소에서술을대접하고,가장듣기좋은음악과제일맛있는음식을갖추어극진하게대접했다.바닷새를너무나사랑했기때문이다.하지만바닷새는눈이어질어질해지더니두려워하며슬퍼하다가한점의고기도먹지못하고한잔의술도마시지못한채지내다가결국사흘만에죽고말았다.

노나라임금은바닷새를진심으로사랑해정성을다해대우했는데도불구하고바닷새가죽음을맞게된까닭을장자는이렇게말한다.“노나라임금은자기가원하는방법으로바닷새를기르려고했을뿐바닷새가원하는방법으로기르지않았다.”이우화는욕망이사랑의감정과방식에어떻게작용하는지에관한의미심장한시사점을우리에게제공한다.우리는누군가를사랑할때대개상대방이원하고바라는즉,욕망하는방식으로사랑하는것이아니라내가원하고바라는즉,욕망하는방식으로사랑한다는것이다.노나라임금역시자신이원하는방식으로만바닷새를사랑할줄알았지,정작자신이사랑하는바닷새가무엇을원하는지관심도두지않고생각조차도하지않았다.오히려자신이좋아하는것을당연히바닷새도좋아할것이라고생각했다.

프랑스의정신분석학자자크라캉은사랑은‘자신의욕망과욕망하는대상사이의불일치’에서발생한다고말한다.우리는상대방에게나의욕망을충족시켜줄무엇인가가있다고꿈꾸고사랑하기때문에사랑에빠진다.그런데라캉은나의욕망을충족시켜줄무엇인가를가지고있다고상상된모습이실제상대방의모습과일치하면,사랑은발생하지않는다(혹은식어버린다)고주장한다.왜냐하면그욕망은이미‘충족된욕망’이기때문이다.비유하자면마치목이말라물을갈망하는사람이물을마시게되면곧바로갈증이해소되어더이상물을갈망하지않는것처럼,인간의욕망은충족되는바로그순간더이상욕망이아니게된다는얘기이다.

라캉의주장은결국우리가사랑하는것은‘상대방의실제모습’이아니라‘자신의욕망이만든상대방의모습’,더구체적으로말하면‘자신의욕망이꿈꾸고상상하는상대방의모습’이라는사실을확인해준다.이러한까닭에니체는『선악의저편』에서“사람들은결국자신의욕망을사랑하는것이지,욕망한대상을사랑하는것이아니다”라고까지말했다.진실로우리가사랑하는것은자신의욕망이기때문에장자의우화속노나라임금처럼,우리의사랑은자신이원하고바라는(즉욕망하는)방식으로상대방을사랑하는것에서벗어나기어렵다는것이다.자신의욕망을사랑하기때문에,내가원하고바라는것을상대방도원하고바란다고꿈꾸고상상하며,내가좋아하는것을상대방도당연히좋아할것이라고생각한다는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