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구역

빛의 구역

$18.50
Description
“세계의 끝에서 펼쳐지는 처절하고 뜨거운 소설”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만장일치 수상 작가 김준녕 신작
“악력이 대단하다”(김성중) “밤새도록 멈추지 못하고 읽었다”(김보영)는 평과 함께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며 신인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김준녕이 신작 SF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이 인간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었다면, 『빛의 구역』은 삶과 생존이라는 거대한 관념에 맞서 나름의 답을 도출하려 애쓴 결과물이다. 부피가 대단한 주제의식을 특유의 상상력과 재치를 통해 독보적인 색채로 풀어내는 작가는, 어두운 세계를 끈질기게 응시해야만 했던 집필 기간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버텼다”고 말한다. 멸망을 앞둔 지구, 서로를 파멸에 이르게 한 과거의 인류를 등진 채 그는 자신만의 열쇠를 쥐고 빛의 세계로 향하는 첫걸음을 뗐다.

저자

김준녕

저자:김준녕

하루의절반은글을준비하고,나머지절반은글을쓰며보낸다.

『막너머에신이있다면』으로제5회한국과학문학상장편부문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붉은구역
2부|피아
3부|검은구역
4부|푸른구역
5부|보라구역
6부|에테르나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여전히고통스럽고무서운곳이다.
하지만그안에현실세계와의접점과초월적인희망이있다.”_듀나

“아름답다기보다처절하고,정교하다기보다뜨겁다.
마치생존처럼.허기처럼.”_우다영

소설가듀나,우다영강력추천!
압도적상상력과스케일의김준녕신작장편소설

제5회한국과학문학상대상을수상한장편소설『막너머에신이있다면』을통해인간의본질에관한대담한질문을던진소설가김준녕이신작『빛의구역』으로또다른단원의막을올렸다.이번작품에는오랜갈증으로남아있던질문들을해소하기위한작가나름의답이담겨있다.삶과생존이라는거대한관념에맞서는이멀고험한여정이고되기만한것은아니다.인간이가지는존재론적고민을끈질기게탐구해온작가의노력과내공은,이번작품에서몰입감과흡인력으로톡톡히빛을발한다.죽고죽이고,피가튀기는디스토피아적서사에서왠지모를기시감이느껴지는이유는소설내부의고통과맞닿아있는현실세계때문이다.정도는다를지몰라도우리는유사한형태의불안앞에함께놓여있다.그런면에서이고통은세속적이다.답이없는길을끝없이걸으며,그무가치한과정에서무해함을발견해내며,김준녕은익숙하면서도생경한절망앞에서독자들이저마다의묵은감정을마음껏쏟아낼것을독려한다.

“우리는부디,
다음세대가우리처럼살지않기를바라니까.”
모든시스템이통제되는지구,불행을자초한종(種)
살아남기위해투쟁하는마지막인류의기록

당신의세상은우리의세상에서많은것을끌어다썼다.당신이느꼈던행복은모두우리에게서빌려온것이었다.당신은포만감을위해필요이상으로식물과동물을길러먹었으며,안락함을위해거리낌없이오염물질을공기중에배출하며살았다.광석을캐낸만큼갱도가깊어지듯이,그리하여세상은우리에이르러망가졌다.(8쪽)

먼미래,극심한환경오염탓에현상유지가어려워지자정부는인류보존을위해지구를구역으로나누어관리하겠다는프로젝트를계획한다.빛을전파하는매질이라고알려진‘에테르(ether)’를차용해‘에테르나라’라는명칭으로발족된이프로젝트는,그러나에테르가실제로는존재하지않는가상물질이라는점에서인류의안전한존속이란결국불가능함을암시한다.주인공이아가있는‘붉은구역’은광부들의구역이다.이곳의주민들은매일오염물질정화장치의폐달을밟고,깊고어두운갱도안에서장치의연료인‘활성탄’을캐내야한다.구역을벗어났다간움직임을감지하는인공위성에의해사살당한다.인구수는일정하게유지된다.사망자수만큼정부에서새로운아이들을보내오기때문이다.정부는늘구역에서일어나는모든일을알고있다.그것이어떻게가능한지사람들은의문과불안에차있다.

정부와유일하게소통하는구역의지배자는‘마름’이라고불린다.무능력한마름과가혹한체제에반기를들며붉은구역에서는주기적으로혁명이일어난다.그러나매번참혹한실패를겪고나서혁명파는반혁명파가되고,새로유입되는세대는그에맞서다시혁명을꿈꾼다.이과정이계속반복된다.4-3세대인이아가14살때붉은구역은다시혁명을일으켰다.정부는인구대부분이소실된후에야수송트레일러를통해식량과아이들을보내왔고,이아는강제로새마름으로임명되었다.아랫세대인4-4세대는씨앗을원했다.정부의식량에의존하지않고직접농작물을일궈보겠다는것이었다.어렵게구한씨앗한알로말미암아천천히희망이싹트기시작하지만,더딘진행을견디지못한4-4세대원피아는급진적인혁명을준비하다가발각되어죽음의위기에몰린다.마름이아의도움으로구역밖으로도망친그는최초로다른구역들을방문하기시작한다.그러나출산을담당하는‘검은구역’과식량채취를담당하는‘푸른구역’에서도마찬가지로절망을경험한다.사람답게살고싶다는몸부림은시스템에의해번번이무참하게무너졌다.

“우리삶은우리가결정해야해.
비록그끝이멸망일지라도.”
거부할수없는흐름,지난하게반복될절망속에서도
'인간다움'이승리하는세계를향한간절한바람

인간을대체할생명체들,일명신인류가서식하는‘보라구역’에이르러김준녕은인간정의자체에대한질문을던진다.돼지,비둘기,꽃과나무등피아가‘식재료’로인식하는그생명체들은말을하거나집단을이루고,도구를사용하는등지극히인간적인형질을지니고있었다.새로운인류와맞닥뜨린후피아가기존의개념을분해하고,조립하고,재정립하는과정에서인류의존속이라는목적의식은무가치한것이된다.끝내는원초적본능만남은채로,피아는일행과함께보라구역의모든생명체를먹어치운다.이모든일을먼우주의누군가가지켜보고있다.바로‘정부’의관리자인건과곤이다.이들은인류를보존한다면서인간을학살하는시스템의모순에강한위화감을품고있다.굶주림에도불구하고사랑하는이만은해치치않는피아를보며,건과곤의사고는오류를일으킨다.그들은HMAI,즉인간의두뇌를베이스로개발된고도의AI였기때문이다.워낙‘인간답게’프로그래밍되었기때문에이를스스로도알지못했다.AI가결코이해할수없는감정의영역에서그들은희망을본다.

“인간이가질수있는가치중에서유일하게희망만이어떤상황속에서도외부조건에관계없이스스로만들어낼수있는가치거든.원한다면,우리는어떤상황에서도희망을꿈꿀수있어.그러니나는끝까지나아질거라는희망을가질거야.내가사라지는그순간까지말이야.”(436쪽)

자신들이실체없는프로그램이라는사실을자각한후건과곤의의식은광케이블을통해지구의이아와피아에게로전송된다.한편,오래전4-4세대가심었던씨앗은붉은구역을뒤덮는민들레군락이되었다.피아는미처몰랐지만,그가스쳐간검은구역과푸른구역에서도각각혁명이시작되었다.이일련의과정은삶을되찾고자하는개인의의지가황폐한황무지에서도존속될수있다는단단한믿음이된다.자신의근원을탐구하려는욕망은인간의본능이며,그러한시도를억제하는사회에대한불안이늘우리의안에내재되어있다.‘빛’이사라진세계,주체성이박탈된깜깜한세계를스스로탈피하는인물들을통해김준녕은존엄성을상실한지구인들의손에조심스럽게승리의깃발을쥐어주고자한다.“삶이란어두운정답에속지않고빛나는해답을이어가는것임을잊지않으며(우다영)”.

작가의말

물음을세상에꺼내놓는과정도힘들었지만,답을내는과정은비교가되지않을정도였다.뼈를깎아내는심정으로버텼다.이야기를쓰고,또쓰고,여러크고작은세계가무너지고나서야여러분이마주한이어두운세계를그려낼수있었다.후유증이다소남기는했지만,이험난했던창작의과정이내삶에좋든나쁘든큰족적을남겼음은틀림없어보인다.소설은진공보다도가벼운어떠한것이므로,독자라는거대한존재에의해쉽게어그러지며변형된다.그만큼독자의해석에따라소설은‘모든것’이될수있다고나는믿는다.그러니내가쓴모든책들을재료삼아여러분이자신만의요리를세상에내놓았으면한다.여러분이책에관해쏟아내는모든주장이곧,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