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큰글자도서) (박경리 장편소설)

은하(큰글자도서) (박경리 장편소설)

$32.00
Description
“삶에 고통이 없었다면, 문학을 껴안지 못했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한국 문학사에 남긴 또 다른 걸작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장편소설이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된다.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편집과 고전에 대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부수어줄 디자인으로 새 시대의 새 독자를 만날 준비를 마친 이번 기획의 다섯 번째 작품은 『은하』다. 타락과 허위에 부딪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 여성의 의지를 보여준 이번 작품을 통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생동하고 있는 박경리 문학의 힘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저자

박경리

朴景利(1926.12.2.∼2008.5.5.)
본명은박금이(朴今伊).1926년경남통영에서태어났다.1955년김동리의추천을받아단편「계산」으로등단,이후『표류도』(1959),『김약국의딸들』(1962),『시장과전장』(1964),『파시』(1964~1965)등사회와현실을꿰뚫어보는비판적시각이강한문제작을잇달아발표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았다.
1969년9월부터대하소설『토지』의집필을시작했으며26년만인1994년8월15일에완성했다.『토지』는한말로부터식민지시대를꿰뚫으며민족사의변전을그리는한국문학의걸작으로,이소설을통해한국문학사에뚜렷한족적을남긴거장으로우뚝섰다.2003년장편소설『나비야청산가자』를《현대문학》에연재했으나건강상의이유로중단되며미완으로남았다.
그밖에『Q씨에게』『원주통신』『만리장성의나라』『꿈꾸는자가창조한다』『생명의아픔』『일본산고』등과시집『못떠나는배』『도시의고양이들』『우리들의시간』『버리고갈것만남아서참홀가분하다』등이있다.
1996년토지문화재단을설립해작가들을위한창작실을운영하며문학과예술의발전을위해힘썼다.현대문학신인상,한국여류문학상,월탄문학상,인촌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했고칠레정부로부터가브리엘라미스트랄문학기념메달을받았다.
2008년5월5일타계했다.대한민국정부는한국문학에기여한공로를기려금관문화훈장을추서했다.

목차

1.귀향
2.허혼
3.다시서울로
4.형관의길
5.부란한애욕
6.수난의기록
7.은하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제삶이평탄했다면글을쓰지않았을것입니다.
삶이문학보다먼저지요.”
고전의품격과새시대의감각을동시에담아낸
박경리타계15주기추모특별판

1957년단편「계산」으로데뷔해,26년에걸쳐집필한대하소설『토지』로한국문학사에거대한이정표를남긴거장박경리.타계15주기를맞아다산북스에서박경리의작품들을새롭게엮어출간한다.한국문학의유산으로꼽히는『토지』를비롯한박경리의소설과에세이,시집이차례로묶여나올예정인장대한기획으로,작가의문학세계를누락과왜곡없이온전하게담아낸의미있는작업이다.이번기획에서는한국사회와문학의중추를관통하는박경리의방대한작품들을한데모아구성했고,새롭게발굴한미발표유작도꼼꼼한편집과정을거쳐출간될예정이다.
오래전에고전의반열에오른박경리의작품들은새롭게읽힐기회를갖질못했다.이번에펴내는특별판에서는원문의표현을살리고이전의오류를잡아내는것을넘어,새로운시대감각을입혀기존의판본과는전혀다른분위기의책을선보인다.이전에박경리의작품을읽은독자에게는기존의틀을부수는신선함을,작품을처음접할독자에게는고전의품위와탁월함을맛볼수있도록고심해구성했다.이전의고리타분함을말끔하게벗어내면서도작품각각의고유의맛을살린표지디자인으로,독서는물론소장용으로도손색이없게했다.한국문학사에영원히남을이름,박경리문학의정수를다산북스의기획으로다시경험하길바란다.

“이번만은너마음에충실해봐.
만일실패를하더라도후회는없을거야.”
타락과허위에부딪쳐나가는굳건한삶의의지
시간이흘러도여전히생동하는박경리문학의힘

다산북스에서새롭게출간된『은하』는박경리의또다른걸작이다.박경리의소설은오랫동안많은사람에게읽히며대중성을확보한작품이라고평가받는다.이는곧그의작품이통속성을띠고있다는말이나다름없다.1960년4월부터《대구신문》에연재된『은하』역시통속성이강한연애소설로,순정파남성이가련한여성을구원하는이야기를그리고있다.계모의농간,남성의배신,집안의몰락등은물론이고주인공여성을시기,질투하는다른여성의등장으로갈등을야기시키는점은클리셰처럼느껴지기도한다.그러나이소설을단순히통속적인연애소설이라할수없는것은,1960년대당대여성을둘러싼사회문화를반영했을뿐아니라한인간의성장을그리고있기때문이다.
소설의주인공‘최인희’는자존심이세고지적이며,무엇보다성찰하고사유하는인물이다.갑작스러운시련에맞닥뜨리면서잘못된선택을하기도하지만,자기삶을스스로해석하고판단하며,자기의지로결정하고행동한다.이를테면인희가자신이처한불행의원인이운명때문이아니라자기기만에의한잘못된선택임을깨달았으며,이성태의집을나오고달리는차에서뛰어내리는등두번의탈출을통해능동적으로삶의변화를꾀한것이다.이러한인물의모습은대개의통속적인여성서사에서여성이순종적,의존적,수동적이며이성적인사고능력이떨어진감정적인존재로그려지는것과상반된다.
『은하』를비롯해박경리의작품들속에는핍진하고생동감넘치는인물이많이나온다.이는저자가인물의욕망을깊이있게이해하고,그것을추구하는과정에서생기는여러모순을다각도로탐구했기에가능한성취였을것이다.특히이소설에는인희라는인물을통해가부장제의폭압,허위의식,자기기만등1960년대의여성을둘러싼문제들을드러냄과동시에여성성장을환기하는저자의계몽적의도역시담겨있다.그래서이소설은연애소설이긴하지만‘여성성장소설’,‘계몽소설’이라고도할수있다.

“우리들의존재는먼지처럼미미할거요.
그렇지만우린뚜렷하게아무거리낌없이살아갈게요.”
방향을잃고희미해져가는삶을향한
박경리의분명하고도희망적인메시지

대학교3학년생최인희는몇달전부터연락이끊긴유학간남자친구송건수때문에상심해있었다.그러던어느날애인의친구강진호가인희를찾아와건수의결혼소식을전한다.자존감에상처를입은인희는마침아버지사업이어려워지면서빚더미에올라앉은집안을살리기위해마음에도없는이성태의재취로들어간다.사실인희는강진호를만난뒤로그에게호감을느끼고흔들렸지만아버지를생각하며자신의마음을접어야만했다.그러나갑자기아버지가돌아가시면서인희는절망에빠진다.계모윤실은이때만을기다렸다는듯재산을가로채는것도모자라재산정리를핑계삼아이성태와관계를맺는다.그리고인희가이사실을알았을때,이성태는오히려자신의딸과외선생과무슨사이냐고인희를추궁하고폭력을행사한다.결국인희는곧바로서울에있는친구은옥의집으로도망가고,폐병에걸린남자친구이정식을보살피며살고있던은옥은인희에게건넌방을내어주고잡지사자리도소개해준다.그후인희는길거리에서우연히진호를다시만나게되고여러사건을겪으며진정한사랑을깨달아간다.
진호는인희에게말한다.“우리들의존재는먼지처럼미미할거요.그렇지만우린뚜렷하게아무거리낌없이살아갈게요.”그리고주인공인희와진호가밤하늘에펼쳐진은하를보며소설은마무리된다.인물의감정이고스란히살아있는소설을읽고나면‘은하’에담긴의미에대해더깊게생각해보게된다.이넓은우주에서한사람의존재는보잘것없이보일지는모르지만하나하나가치없는인생은없다는것을.박경리는이소설을통해어떠한고난이있어도자신의삶을포기하지말라고,자기가인생의주인인만큼주체적인삶을살아가길바라는마음을담으려했던것은아닐지.시대는점점발전하고있지만더더욱고단한삶을살아가고있는이땅의청년들에게,이소설은아름답게펼쳐지는은하처럼푸르른희망을선사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