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박경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박경리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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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 박경리의 세계를 온전히 만나다!
삶과 문학, 그 경계를 넘어선 거장이 남긴 불멸의 언어
박경리의 시 세계를 온전히 담아낸 시집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가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박경리는 『토지』라는 거대한 산맥을 남긴 한국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소설가이지만, 동시에 평생 시를 써온 시인이기도 했다. 생전에 펴낸 네 권의 시집에 실린 시편 129편을 모아 새롭게 개정·복원한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는, 유고시를 제외한 박경리의 시 전작을 한 권에 담은 결정판이다. 박경리는 『토지』을 집필하는 동안에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소설의 대서사와는 결이 다른 개인적 고백과 응축된 내면을 시를 통해 표현해 왔다. 이번 판본은 초기 판본의 오류와 누락을 바로잡고, 박경리가 시집 출간 당시 남긴 서문을 함께 수록했으며, 시어와 구성 전반을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춰 정비했다. 시대와 가족, 상처와 고통, 자연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이 시편들은, 박경리 문학의 또 다른 핵심이자, 그의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언어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저자

박경리

저자:박경리(1926.12.2.∼2008.5.5.)
본명은박금이(朴今伊).1926년경남통영에서태어났다.1955년김동리의추천을받아단편「계산」으로등단,이후『표류도』(1959),『김약국의딸들』(1962),『시장과전장』(1964),『파시』(1964~1965)등사회와현실을꿰뚫어보는비판적시각이강한문제작을잇달아발표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았다.
1969년9월부터대하소설『토지』의집필을시작했으며26년만인1994년8월15일에완성했다.『토지』는한말로부터식민지시대를꿰뚫으며민족사의변전을그리는한국문학의걸작으로,이소설을통해한국문학사에뚜렷한족적을남긴거장으로우뚝섰다.2003년장편소설『나비야청산가자』를《현대문학》에연재했으나건강상의이유로중단되며미완으로남았다.그밖에『Q씨에게』『원주통신』『만리장성의나라』『꿈꾸는자가창조한다』『생명의아픔』『일본산고』등과시집『못떠나는배』『도시의고양이들』『우리들의시간』『버리고갈것만남아서참홀가분하다』등이있다.
1996년토지문화재단을설립해작가들을위한창작실을운영하며문학과예술의발전을위해힘썼다.현대문학신인상,한국여류문학상,월탄문학상,인촌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했고칠레정부로부터가브리엘라미스트랄문학기념메달을받았다.
2008년5월5일타계했다.대한민국정부는한국문학에기여한공로를기려금관문화훈장을추서했다.

목차


자서(自序)

1부못떠나는배
사마천(司馬遷)
뻐꾸기
대추와꿀벌
해거름
감성(感性)
생각
문학
유배
정물(靜物)
도요새
눈먼말
옛날
바다울음
여로1
여로2
체념
불행
꿈1
죽음
대보름
씩씩하게

민들레
샤머니즘
견딜수없는것
양극
조국

생명1
못떠나는배
세상
풍경1
문명
토지(土地)
객지
기관사
국토개발
기다림
못떠난다
거지
비둘기

2부도시의고양이들
환(幻)
밤배
서문안고개
미친사내
그리움
진실
판데목갯벌
그해여름1
그해여름2
그해여름3
하얀운동화
돈암동거리
사막
영주(玲珠)오는날아침
새야
철쭉빛
들고양이들
도시의고양이들
정릉의벚나무
신산에젖은너이들자유
기억
생명2백로

될법이나한얘긴가
배추
풍경2
살구라는이름의고양이
가을
촉루(燭淚)처럼

눈꽃
나그네
시공(時空)
독야청청
밤중
흐린날
정글
지샌밤
저승길
사랑
면무식
한밤
좁은창문
원작료
신새벽
허상
내모습
아침
업(業)
시간1
은하수저쪽까지
꿈2
여숙(旅宿)
의식
축복받은사람들
역사
오늘은그런세월
도깨비들
자유
그렇게들하지마라
쓰레기속에서
문필가
사람1
어떤인생
지식인
천경자(千鏡子)
도망
도끼도되고의복도되고
낙원을꿈꾸며
터널
시인1
세모(歲暮)

우리들의죄가아니니라
거미줄같은것이흔들린다
남해금산사(金山寺)
사람2

3부우리들의시간
세상을만드신당신께
시간2
새벽
산책
일상
강변길
시인2
차디찬가슴
우리들의시간
어디메쯤인가

출판사 서평

“우리모두가함께사는곳
허허롭지만따뜻하구나
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

슬픔과기쁨,그리고사랑-129편의시로남긴찬란한기록
한국문학의거대한산맥,박경리시집결정판

박경리의시세계를온전히담아낸시집『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가다산책방에서출간되었다.박경리는한국문학의상징과도같은소설가이지만,동시에평생시를써온시인이기도했다.1955년김동리의추천으로소설가로등단할당시,그가처음내보인원고는소설이아니라시였다.이후대하소설『토지』를집필하는고되고치열한작업을이어가면서도박경리는시쓰기를멈추지않았고,『못떠나는배』(1988),『도시의고양이들』(1990),『자유』(1994),『우리들의시간』(2000)등네권의시집과유고시집『버리고갈것만남아서참홀가분하다』를남겼다.“시는창조적작업이기보다그냥태어난다는느낌이다”라는고백처럼,시는박경리가창조한거대한산맥과도같은문학세계의토양을이루는근원이었다.
『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는유고시를제외한박경리의모든시편,총129편을새롭게개정·복원해엮은결정판으로,초판시집들의오류와누락을바로잡고,작가가생전에남긴서문을그대로수록하여정본으로서의완결성을갖추었다.시어하나,행하나까지세심하게다듬고오늘날의표기법에맞게정리해박경리시세계를온전히조망할수있도록구성했다.

“시는창조적작업이기보다그냥태어난다는느낌이다”
『토지』너머,박경리의가장내밀한자서전
고통과희망을담아낸진실한언어들

박경리는1988년에쓴「자서(自序)」에서“견디기어려울때시(詩)는위안이었다.”라고고백한다.『토지(土地)』를쓰며반복적으로겪은좌절과절망에대해진솔하게토로하며,시를통해서“자신에게서라도위로받아야한다”라고썼다.또한시집출간이“자학”혹은“좌표의붕괴”일지도모른다고걱정하기도했다.그럼에도자신에게시집을출간하는일이“강한힘의폭발”이자“사소한여행”이되기를희망했다.시는박경리의삶과문학을지탱하는불가결한언어이자,시대의폭력과침묵속에서도인간존엄과희망을지키려는의지였다.그렇기에『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는고통과절망의순간마다박경리를위로하고일으켜세운내밀한자서전이라할수있다.
박경리의소설이한국현대문학의지형도를바꾸었다면,그의시는그지형에생명과윤리를불어넣은고유한원천이라할수있다.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에담긴시편들은박경리의문학적스펙트럼이단순히민족사적재현을넘어선입체성을지니고있다는것을보여주며,소설에서대서사로펼쳐졌던문제의식이시에서는응축된언어로드러난다.그의내면과삶,고통과윤리에관한사유가시를통해새로운결로빛난다.

배추의입김
살아있는것의가냘프고
때론강한입김느끼며
기르는마음사랑하는마음
여름한철나는외롭지않았다
_「배추」에서

박경리는일제강점기와6·25전쟁이라는격동의시기를견디며,억압받는현실속에서시를통해자신만의자유를실현했다.“학교라는조직속에서몰래시를쓴다는것이유일한내자유의공간이었다”는고백은시쓰기가그의삶에서해방의행위였음을보여준다.
남편과자식의죽음,전쟁과빈곤,연재중단과병고속에서겪은외로움은박경리에게현실의무게를적나라하게체감하게했다.하지만그고통은단순한자기연민이아닌,인간으로서끝까지삶을포기하지않으려는존엄의표지로나타난다.박경리는시를통해역경속에서부서지는자신을반복적으로응시하면서,그응시를글로남긴다.그는고통에이름을붙이거나수사를달기보다그무명의감정을시와함께묵묵히견딘다.그의시는독자에게고통을부정하거나피하는대신,그것을있는그대로직면하고살아가는방식이있음을보여준다.
그러나박경리의시는고통에머무는것만은아니다.그는고통을하나의조건으로받아들이되,그너머를향한시선을놓지않았다.일상의사소한장면,생명을자라나게하고또소멸시키는자연의움직임,자신이아니라타인을바라보는연민의마음-그모든곳에서박경리는인간적감응의가능성을찾아낸다.
이는이념이나이론으로설명되는희망과는다르다.생명,즉,살아있음자체에대한사랑에서비롯된확신이다.그의시에흐르는희망은일상속의고요함,묵묵히버티는존재들,끝까지자리를지키는것들의이미지속에있다.박경리가신뢰한것은위대한사상이아니라,작고느린생의지속이었다.그는고통을외면하지않고받아들이고슬픔또한찬란한것임을조용히보여주며,이러한수용을통해서기쁨의감각이찾아오는순간또한온전히기록한다.

느티나무에실려있는
앙증스럽고섬약한눈꽃들
포근포근한눈밭에
폭폭찍혀있는고양이발자국

아아좋타!
두팔을벌리는데
팔내리는순간
쓸쓸해진다
찬란한눈꽃의비애
_「눈꽃」전문

박경리의시는무엇보다진솔하고담담하다.화려한수사없이,삶의구체적감각과존재의실존을꾸밈없는목소리로전한다.상처를과장하거나치유를강요하지않으며,오히려그상처를있는그대로두는방식으로독자와마주한다.이시집은박경리문학전체를조망하는데중요한창이되지만,그본질적인가치는시자체가품고있는온전한슬픔과기쁨,그리고박경리가평생붙들고자했던진실한삶의태도에있다.
『슬픔도기쁨도왜이리찬란한가』는어떻게시가삶을견디게하고,그견딘시간이어떻게다시시가되어찬란하게빛나는지보여준다.그가그러했듯,우리도박경리의시와함께자기자신만의감정을넘어세계의슬픔과기쁨을있는그대로응시할용기를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