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장편소설)

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장편소설)

$18.91
Description
90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시간의 모래톱에서 건져 올린 보물
“내가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건져낸 시간의 모래톱에 숨겨진 보물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시기, 영국의 한 언론이 전 세계의 유명인들에게 고립되고 외로운 코로나 시기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청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책을 추천했지만 그중 단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추천사였다. “내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자 “일상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존엄성이 이보다 섬세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다”라던 이 책은 바로 1931년 출간되어 복간과 절판을 거듭했던 책 『구월의 보름』이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헌사를 계기로스크리브너사는 이 책을 특유의 정취를 되살려 복간했고 90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와 다시금 전 세계의 언론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다. 1931년 출간된 이 책은 평범한, 조금은 쪼들리는 가족이 그들의 화려할 것 없는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이동하고, 또 즐기는 이야기를 고도로 정교한 솜씨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는 거의 어떠한 극적인 사건도 없다. 그러나 작가는 무엇이 재미있고, 무엇이 재미없는지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마술처럼 재정립해 우리가 이 가족들의 감정에 온전히 조음하게 만든다. 그는 절대 주인공들을 위에서 내려다보지도, 그 존재 이상으로 추어올리고 신성시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주인공들의 서로와 타인에 대한 본능적인 예의와, 개인적인 좌절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자의식에 휘둘리지 않으며 불완전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품성에 주목하고 존중한다. 일상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존엄성이 이보다 섬세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다.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저자

R.C.셰리프

저자:R.C.셰리프(R.C.Sherriff)
1896년햄프턴위크에서보험회사의사무직원의아들로태어났다.자신도고등학교를졸업하고즉시보험회사에취업했으나1차대전이발발하며입대했다.서부전선으로보내졌던그는폭탄의여파로콘크리트52조각이몸에박히는부상을입고본국으로송환된다.참전당시가족과일상에대한절박한그리움을담아부모님께매일보냈던편지가문학세계의기초가되었다.제대후다시보험회사에복직한후에도계속해서글을썼고이프르의전투경험을바탕으로희곡「여행의끝Journey’sEnd」(1928년)을집필했다.극장들에게계속해서거절당하던이작품은우여곡절끝에웨스트엔드의아폴로극장에서젊은로렌스올리비에를주인공으로상연되었고곧이어엄청난화제를불러일으켰다.전쟁의참상과지난함을다룬이작품은상업적으로대성공을거두었고1차대전을다룬희곡중단연고전으로자리매김했으며교과서에도실렸다.마침내셰리프는전업작가로살수있게되었으나이어진희곡들은모두실패를거뒀다.
어느날바닷가를찾은그는지나가는이들이어떤사람인지,어떻게하루하루를보내는지상상하기시작했다.불과몇주만에쓴그이야기가셰리프의첫소설인『구월의보름』이다.어떤기대도품지않고자기자신을위해쓴작품이었으나출간즉시평단과독자의사랑을동시에받았으며여러나라로수출되었다.그는이후할리우드에서시나리오작가로활동하며두차례에걸쳐BAFTA각본상,아카데미각본상후보에올랐으나활동을접고귀국했다.평생결혼하지않았던그는어머니가돌아가신후혼자살다가1975년세상을떠났다.
「여행의끝」이참호에서보고겪은것들을담았다면『구월의보름』은참호에서돌아가기를꿈꿨던것들을그린작품이다.절판이후에도복간을거듭하며애호가들사이에입소문으로알려졌던이작품은2021년가즈오이시구로의극찬을받으며‘일상사의명작’으로서그자리를되찾았다.

역자:백지민
한국외국어대학교이탈리아어학과및영어통번역학과를졸업하고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한영번역학과를졸업한뒤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다시찾은브라이즈헤드』,『위대한개츠비』,『어둠속에서헤엄치기』등이있다.

목차


구월의보름

작가의말
옮긴이의말유리병속색색의유리알

출판사 서평

내가지금떠올릴수있는가장고양적이며삶을긍정하는책이다.1931년출간된이책은평범한,조금은쪼들리는가족이그들의화려할것없는여름휴가를준비하고,이동하고,또즐기는이야기를고도로정교한솜씨로풀어낸다.이책에서는거의어떠한극적인사건도없다.그러나작가는무엇이재미있고,무엇이재미없는지에대한우리의기준을마술처럼재정립해우리가이가족들의감정에온전히조음하게만든다.일상적삶속에서발견되는아름다운존엄성이이보다섬세하게포착된경우는드물다.-가즈오이스구로(2017년노벨문학상수상자)

?노벨문학상수상자가즈오이시구로강력추천
?가디언,텔레그래프,TLS,NPR,패리스리뷰,펍헙,오브저버,데일리메일강력추천
?조지오웰과프란츠카프카를출간한전설적출판인빅터골란츠가발탁한데뷔작

“한글자도바꾸지않고출간하겠습니다!”
조지오웰의편집자가두팔벌려환영한데뷔작

그러나『구월의보름』이무명의작품은아니었다.『구월의보름』은영국에서교과서에수록되는등이미고전으로자리잡은R.C.셰리프의희곡『여행의끝』의이면에있는작품이다.열여덟살에1차대전에참전했던작가가참호에서가족들에게쓴편지를기초로쓴『여행의끝』이전장의지난한참상과그안의비애며우정에대해생생히담았다면『구월의보름』은그참호의소년들이간절히돌아가고싶어했던그무엇이다.첫작품이었던『여행의끝』이큰성공을거둔후실패를거듭하던셰리프는오랜만에찾은보그너레지스에서사람들이지나가는것을보았다.그들의집에서의삶이어떤지궁금해하면서무작위로그가족중하나를택해그들이바닷가에서매년휴가를보내는이야기를쓰고싶은충동을느끼기시작했다.“거창할것없는사람들이평범한하루를보내는것에대해쓰고싶었다.”그는온전히자신을위하여이글을썼고,출판이가능한지는생각하지않으려고했다.그러니조지오웰과카프카의에디터이자당대영국의대표적지성이었던빅터골란츠의회신을받고나서는놀랄수밖에없었다.“이거아주마음에드는데요,한글자도바꾸지않고내겠습니다.”

그의감각은날카로운것이라『구월의보름』은출간즉시한달에2만부이상판매되기시작했으며그해영국과미국에서동시에베스트셀러에올랐고수많은평론가들과독자들의찬사를받았다.뉴욕의어느젊은여성은출근길페리에서언제나이책을읽는다며편지를보내기도했다.“너무도따뜻하고자유롭고소중한기분이들어요.”

무엇이우리를살고싶게하는가
인간의선량함에대한가장지긋하고사랑스러운초상

나의전임자가이지면에이책에대해쓰길수년간읽은그어떤것보다인간의선량함을더깊이담아내고있다고썼다.75년이지났지만나의평결역시완전히일치한다.
_〈스펙테이터〉

『구월의보름』이출간된1931년은대공황이전세계를할퀴던시절이었다.1920년대개츠비의시대에부풀었던황금의꿈이꺼지고,영국내실업률은15퍼센트에달했다.황폐와혼돈의시대에도독자들이삶을긍정하게했던이책의힘은무엇일까.그러나이책의반전이라면어떤반전도없다는것이다.스티븐스가족이연례휴가를떠날준비를한다.스티븐스부부는신혼여행으로영국에서가장햇볕이진하다는보그너레지스를처음방문했고,그후로죽전통을이어오고있다.그들은매번같은,매년더낡아가는게스트하우스에머물며,이제는세자녀도함께이다.스무번째떠나는2주간의여름휴가에독자들이초대받은셈이다.큰재난하나,드문행운하나,어두운비밀하나등장하지않는다.대신소소한만족,은밀한모험,작은좌절과움트는희망들이그자리를차지한다.

이슴슴하기그지없는작품이가즈오이시구로의찬사를받고100년에가까운세월동안절판과복간을거듭하며수많은독자와평론가들의마음을울린것은이작품이인간을바라보는시선이다.스티븐스가족은바닷가앞에오두막하나를구한것에도뛸듯이기뻐하며,함께즐길음료한단지를구매하는데도신중하게고민한다.좋은날씨하나로무한히행복해진다.다른휴가지며숙소들을내심궁금해하면서도의리때문에낡아빠진게스트하우스를20년째찾아오고,종업원이좀더일찍퇴근할수있게해주려고재미있던공연을다보지못하고돌아오며,숙소사장이아픈눈에서고름을찍어내는모습에혐오감을느끼지만그감정을부끄러워한다.그들은시시한흠결도많은평범한사람들이지만,다른사람또한저마다의이유와사연을품은인간임을결코잊지못하고그들에게주어진사소한기쁨을한껏누릴줄안다.

셰리프가그린인간의선량함은당위적인이상이아니라오늘더깊이잠들고내일더산뜻한기분으로일어나게하는무엇이다.인간의사랑스러움을하나하나놓치지않는그의지긋하고세심한시선은보그너레지스의늦여름햇살처럼독자의마음에가닿는다.좋은책을덮고나면늘그전에는보지못했던것들이보인다.『구월의보름』의흐름을천천히따라가다보면어느새일상의조급증에서벗어나삶의아름다운구석을읽어내는시선을일깨우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