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양장본 Hardcover)

남극 (양장본 Hardcover)

$18.00
Description
시작부터 눈부셨던 클레어 키건의 데뷔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의 작가 클레어 키건의 데뷔작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클레어 키건의 작품인 『남극』은 젊은 시절의 작가가 1999년에 처음 선보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과 윌리엄 트레버상 등 4개의 문학상을 휩쓸며 아일랜드 문학계에 사건을 일으켰다. 이로써 다산책방은 키건이 지금까지 27년을 활동하는 동안 펴낸 모든 소설의 한국어판을 완간하였다.

동시대에 영어로 쓰인 소설집 중 최고의 작품이다. _『옵저버』
키건은 부러울 만큼 직설적인 표현으로 삶의 리듬을 포착할 수 있는 귀를 지녔다. _『뉴욕타임스 북리뷰』
정교한 기교로 엮인 이야기들이 마치 어른을 위해 쓰인 오싹한 동화처럼 느껴지면서, 동시에 레이컨드 카버와 윌리엄 트레버의 흔적까지 엿보인다. _『선데이 텔레그래프』
놀라우리만치 시적인 눈을 가진 키건은 상처와 웃음, 사랑과 증오를 똑같이 차분하고 초월적이다 싶은 스타일로 다룬다. _『선데이 트리뷰트』
저자

클레어키건

1968년아일랜드위클로에서태어났다.17세에미국으로건너가로욜라대학교에서영문학과정치학을공부했다.이어서웨일스대학교에서문예창작석사학위를받아학부생을가르쳤고,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에서철학석사학위를취득했다.
『가디언』은키건의작품을두고“탄광속의다이아몬드처럼희귀하고진귀하다”라고평한바있다.이는그가25년간활동하면서단5권의책만을냈는데그모든작품들이얇고예리하고우수하기때문이다.
키건은1999년첫단편집인『남극』으로루니아일랜드문학상과윌리엄트레버상을수상하며화려하게데뷔했다.2007년두번째작품『푸른들판을걷다』를출간해영국제도에서출간된가장뛰어난단편집에수여하는에지힐상을수상했다.2009년에쓰인『맡겨진소녀』는단편소설을대상으로당시세계에서가장큰상금을수여하던데이비번스문학상을수상했다.『뉴욕타임스』‘21세기최고의책’에선정된『이처럼사소한것들』은2022년오웰상(정치소설부문)과케리상(아일랜드소설부문)을수상하고그해부커상과래스본즈폴리오상최종후보에올랐다.2022년아일랜드올해의여성문학상,2023년올해의작가상,2024년지크프리트렌츠상과셰이머스히니문학상을수상한키건의작품들은국제적인호평을받으며30개이상언어로번역되었다.

목차

남극|키큰풀숲의사랑|물이가장깊은곳|진저로저스설교|폭풍|노래하는계산원|
화상|남자애한테는이상한이름|어디한번타봐|남자와여자|자매|겨울향기|
아무리조심해도지나치지않다|불타는야자수|여권수프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앞으로등장하지않을작가,
클레어키건의기념비적인데뷔작

“한세대에한명씩나오는작가”(『타임즈』)로불리며이제세계적인거장의반열에오른작가이자국내에서도2024년여러서점과언론매체에서꼽은올해의책을휩쓸며해외문학분야에서독보적위치에우뚝선소설가,클레어키건의데뷔작『남극』이출간되었다.저자의중편소설로는처음단행본으로출간된『맡겨진소녀』,작가의대표작이라할수있는부커상최종후보작이자오웰상수상작『이처럼사소한것들』,데뷔작을쓰고8년후에선보여그에게‘단편소설의여왕’이라는타이틀과함께대륙적인명성까지안긴『푸른들판을걷다』,세계적명성을얻게된뒤에낸최근작소설집『너무늦은시간』에이어서,국내에서다섯번째로발간되는키건의책이다.이로써다산책방은1999년부터저자가27년동안활동해오며출간한다섯권의책을모두완간하게되었다.워낙유명한과작(寡作)작가로한해평균으로따지면10쪽의글을써온그이기에다음의작품이언제가될지는짐작도할수없다.
젊은작가들의데뷔작을두고아일랜드의소설가션오파올레인이1948년에남긴유명한글이있다.“젊은작가의첫작품에는매우감동적인무언가가있다.그책들의매력의원천이바로작가의약점,즉미숙하고훈련받지않은데서오는경이로움에있다는사실을,비평가들이언급하는일은거의없다.”초기단편들이참담한수준이었다고평가되는오파올레인의그말이무색할만큼,키건의데뷔작『남극』은시작부터눈부신완벽성을내놓은작품이다.키건은이책으로루니아일랜드문학상,마틴힐리상,프랜시스맥마너스상,윌리엄트레버상등4개의문학상을수상하며아일랜드문학계에서는하나의사건으로서화려하게등장했다.당시세계의작가들은흥분하며그를칭송했다.2017년부커상을수상한미국소설가조지손더스는“그냥간단히말해서,키건은지금세계에서가장위대한소설가에반드시포함되어야할이름이다”라고말했고,마찬가지로부커상수상자인영국소설가힐러리맨틀도이작품을두고다음과같이첨언했다.“문장한줄한줄이어떻게완벽하게스타일과감정을배치해야하는지를가르쳐주는수업과도같다.”
키건은‘단어하나낭비하지않는작가’라는후에자신에게붙게될그찬사처럼이미『남극』에서도끊임없이단어들을깎아내린결과물을보여준다.또한다양한스타일과기법을시도하면서어떤접근법이자신에게가장잘맞는지알아보려했던흔적이엿보인다는점에서,그녀의최근작들을특히감명깊게읽은독자들에게이책은26년전에이미예고된천재성을발견하고아름다운원석을들여다보는듯한즐거움을안겨줄것이다.

어리석고게으르고심지어위험한구시대를향하여

단편과중편을막론하고키건의소설들은몇개의예외을제외하면상당히일관된풍경을보여준다.그곳은아일랜드의전통적인지역사회로,소설에서는어딘가서늘하게묘사되곤한다.『남극』에서도마찬가지이다.대부분의이야기는혹독한서리,삶은햄,양들이도로로나가지못하도록이중으로설치한울타리,토요일밤술집에서왈츠를추는풍경이보이는전원을배경으로한다.물론몇몇단편은대서양을건너미시시피의트럭휴게소와키건이대학을다닌,맥도널드해피밀이있는세계인늪지대뉴올리언스까지이어지지만,사람들의풍경은별반다르지않다.
대륙을막론하고이야기속여성들에게는불행이찾아온다.머리가하얗게변하고,원치않은임신을하거나미쳐버리고,기이한사고로죽거나,음식을얻기위해우체부와잠자리를같이해야하는환경에그들은가차없이내몰린다.
“자기가얼마나센지모르는남자”.소설중그나마유해하지않은편이었던한남성인물을두고하는묘사이지만,실은이책에등장하는거의모든남자들에게해당하는말이다.어떤이는어리석고,어떤이는게으르다.그러나그들은하나같이위험하다.심지어자신들이부재중일때조차도.“그유들유들한썩을놈”들이우편함사이로속삭이며,“당밀처럼달콤한목소리가우리의몸을더듬으려는것처럼복도를가로지른다”.여자들은선택의기로에놓인다.자기가얼마나센지모르는남자들의품에서춤추며타버릴것인가,아니면안전하게얼어붙고무감각한채로남을것인가.
국내에먼저선보였던키건의두소설『맡겨진소녀』,『이처럼사소한것들』에서,작가는냉혹하고차가운세상에친절한남성인물들을배치했다.먼친척여자아이를맡은킨셀라아저씨와석탄상인빌펄롱은불행한소녀에게따스한관심을가르쳐주거나그들을구해내는데서개인적인기쁨을느낀이들이었다.그러나『남극』의남자들은구원받지못했다.그곳은차가운세계이고유독한남성성이지배하는세계다.이제50대후반에이르러따스함까지품게된키건은20대젊은나이에분노와결의에찬채로이책을썼다.

20대의클레어키건이끊임없이깎아내어마침내세상에내놓은열다섯편의이야기

이소설집에등장하는인물중약3분의1은이름이언급되지않는다.‘행복한결혼생활을하던여자’,‘소년’,‘의사’,‘오페어’,‘너’등은종종우화처럼느껴지는이야기들속에서다양한유형으로나타난다.
표제작은작가의최근작『너무늦은시간』에수록되어이미국내독자에게소개된바있다.키건은『너무늦은시간』미국판을‘여자와남자에관한이야기’라는주제로출간하며이단편을일부수정하며수록했다.주인공인행복한결혼생활을하던여자는불륜을저지르기로하고도시로떠나고이는끔찍한결과로이어진다.
「키큰풀숲의사랑」은은둔생활을하는40대여성이10여년전에약속한만남을지키기위해길을나서는이야기이다.이야기가전개되면서독자들은‘20세기마지막날’인오늘밤에만나고자하는사람이누구인지알게된다.종종최고의단편으로꼽히는「진저로저스설교」에서는성에호기심많은사춘기소녀가거구의벌목꾼을비극으로몰아넣는다.충격적인사건뒤에그녀의부모는십대자녀들과함께광기어린퀵스텝을추며자녀들이성적각성에쓸에너지를소진시키려든다.화자의경쾌한목소리가오히려가슴아픈효과를만들어내는작품이다.
「남자애한테는어울리지않는이름」의화자인여성은아일랜드시골을떠나영국으로떠난다.고향으로돌아온그녀는자신의연인이나배우자나아이의아빠가될자격조차없는남자와의관계를놀라운필치로묘사한다.「남자와여자」는“근래영어로쓰인최고의현대소설중하나”로(『가디언』)언급되는작품으로,아일랜드농부의고통받던아내가잔혹할만큼지배적이었던남편에게마침내반항하는이야기이다.
역시“아마도최고작”이라(『타임즈』)할수있는「자매」에서는,아버지의방종과무관심이그가죽은후에도딸들사이에반목과폭력을부채질하고,따라서완벽한마무리를맞이하는내용이담겨있다.소설집의마지막은딸이실종된후죄책감과슬픔에잠긴한남자에대한이야기이자역시최고작으로꼽히는(『디애틀랜틱』)단편인「여권수프」로마무리된다.
어떤단편이이소설집의최고작인지여러언론과독자들사이에의견이분분할만큼,『남극』은모든작품이매우세심하게조율되고다듬어진소설들로채워져있다.기존에국내에출간된키건의소설이짧게는104쪽,120쪽이었다는걸생각하면열다섯편으로채워져344쪽에이르는이번책은작가의독자들에게굉장히풍족하게다가갈책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