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불운 (양장본 Hardcover)

한낮의 불운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프랑스 문단의 탁월한 이야기꾼, 베로니크 오발데의 연작소설집 『한낮의 불운』이 출간되었다. 『한낮의 불운』은 2024년 ‘봄의 공쿠르상’으로 불리는 공쿠르 단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실패와 우연, 오해와 상실처럼 부조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삶의 순간들을 산뜻한 유머로 풀어내는 것이 이 소설집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가볍고 경쾌한 목소리가 이야기를 이끌고, 웃음 뒤에는 삶의 미묘한 결을 정확히 짚어내는 섬세한 시선이 남는다.
여덟 편의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으로 읽히면서도 서로 얽혀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한 작품의 주인공이 다음 이야기에서는 누군가의 이웃, 엄마, 동업자로 등장하며 퍼즐처럼 맞물린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작품에는 각자의 불운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물림되는 불운의 굴레에 빠진 사내, 남편의 장례식을 마친 날 강도의 침입을 겪은 할머니, 야망에 비해 너무 평범하게 태어나버린 남자 등. 그러나 이들의 불운은 극적인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 그저 삶의 또 다른 국면으로 이어질 뿐이다. 마지막 작품에서 웃음을 되찾은 인물들의 모습은 이 소설집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불운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출발점이며 삶의 명암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 『한낮의 불운』은 가볍게 읽히지만 오래 남고, 삶을 조금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 준다.
저자

베로니크오발데

VéroniqueOvaldé

1972년프랑스르페뢰쉬르마른에서태어났다.문학편집자이기도한그녀는2000년장편소설『물고기들의잠Lesommeildespoissons』을통해소설가로데뷔했다.이후활발하게작품활동을펼치며프랑스퀼튀르-텔레라마소설상,프랑스텔레비전소설상,엘르독자대상,로망시에르상등다양한문학상을받았고공쿠르상수상후보에오르기도했다.연작소설집『한낮의불운』으로2024년공쿠르단편소설상을수상했다.

목차

오귀스트바라카가겪은낭패들
“당신은성공으로빛나고있네요”
자기에게로가는길
미래의남자와철조망소녀
슈뮐박사에게나타난기이한새
제대로쓰이지못한재능
범람하는물
동네의여왕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경쾌한위트로삶의명암을묘사하다
불완전한삶의정직한기록자
베로니크오발데의첫소설집

베로니크오발데는처음소설을발표한2000년부터서서히그러나확실하게입지를다져온,동시대프랑스문학의중심에선작가다.그녀는20여년동안10권이상의책을출간하며퀼튀르-텔레라마소설상,프랑스텔레비전소설상,엘르독자대상,로망시에르상등주요문학상을석권했고,노벨문학상,부커상과함께세계3대문학상으로서최고의권위를자랑하는공쿠르상의수상후보에오르기도했다.이렇듯평단의확고한지지와더불어특유의유머러스함으로대중적인인기까지확보한오발데는주로장편소설을집필하는작가였다.『한낮의불운』은그런오발데가데뷔24년만에출간한첫소설집이다.프랑스에서단편소설은일반적으로사랑받지못하는장르지만,『한낮의불운』은2024년출간직후〈르몽드〉,〈코스모폴리탄〉등수많은매체의호평을받으며공쿠르단편소설상을수상하는독보적인성과를거뒀다.
그간국내에소개된공쿠르상수상작대부분이진지하고무거운작품이었던반면,이소설집은삶의아이러니를산뜻한목소리로전한다는점이특징적이다.오발데는실패와우연,오해와돌이킬수없는선택이만들어내는크고작은비극을탁월한유머감각으로풀어나간다.허망한죽음이나갑작스러운해고같이부조리하고납득하기어려운삶의부분을여과없이내보인후에“어찌보면불행에도약간의쓸모는있다”(「미래의남자와철조망소녀」)며너스레를떠는식이다.
웃음뒤에서오발데는섬세한시선으로삶의미묘한결을정확히짚어낸다.인물의내면을상세히살피면서도그들의감정에만몰두하지않고,인물이자신의세계에매몰되기직전에타인과바깥세계를환기하며절묘한균형을유지한다.“신랄하지만동시에자신의인물들을향한다정함을지닌”(〈르피가로〉)오발데는『한낮의불운』에서자신의능력을어김없이발휘하며,삶과세상의균형점을훌륭히포착해웃음과문학적깊이가공존할수있음을증명한다.

각자의결함이모여만들어낸
사랑스럽고생생한인간풍경

『한낮의불운』에는평범한사람들의인생을담은여덟편의이야기가담겨있다.각각의작품은독립적인서사를지니지만,동시에인물들은서로의삶에얽혀있다.예를들어부동산중개인에바코파는「“당신은성공으로빛나고있네요”」의주인공이면서,다른이야기들에서는누군가의엄마,이웃,혹은동업자로스쳐지나간다.앞선이야기의주인공은다음작품에서조연으로등장해커다란세계를구성하며,얽히고설킨이야기의구조를더욱공고하게지어나간다.
소설집의문을여는「오귀스트바라카가겪은낭패들」에서오귀스트는대대로이어지는불운의기질을지닌인물이다.유난히운이좋던목요일아침,그는들뜬마음으로계약한음향작업실에숨겨진비밀을끝내알아차리지못하며또다시불운에빠지고만다.그계약을성사시킨부동산중개인에바는다음이야기「“당신은성공으로빛나고있네요”」에다시등장한다.만원버스에서삶의피로를곱씹던그녀는집에돌아와청천벽력같은소식을듣지만,어느새성장한딸이자신의손을꼭잡아주는순간단단한행복을느낀다.이두이야기는불운한순간과행복한순간의거리가그리멀지않으며,때로는겹쳐지기도한다는아이러니한삶의진실을보여준다.
후반부로갈수록이야기는더기묘하고역설적인유머를보여준다.「미래의남자와철조망소녀」에서에바의이웃집할머니라셸은강도침입사건을겪고,위기상황은생각지못한결말로흘러간다.「슈뮐박사에게나타난기이한새」와「제대로쓰이지못한재능」에서는도도새박제를둘러싼사기극이펼쳐지지만인물들은죄책감보다기묘한만족과해방을느낀다.이야기들에서불운은극적인파국으로치닫는대신그저새로운삶의한장면이된다.
마지막단편인「동네의여왕」에서한때친구에게버려졌다고느꼈던조는뜻밖의계기를통해경쾌한웃음을되찾는다.불운과상실을겪은인물들은결국다시미소짓게된다.작가는이를통해불운은종착지가아니라또다른국면을향한출발점이라는사실을말하고있다.

살아가는일은곧
삶의아이러니와불운을끌어안는일

소설은가족의죽음,해고,침입,배신같은불운한사건들의존재를적극적으로드러낸다.그리고일상에서벌어지는부정적사건들은우리를영영빠져나올수없는절망에빠뜨리는것이아니라,인생의밝은순간과얽히며새로운삶을만들어낸다.“딸이자기손을꼭잡은오늘저녁,(맥주의효과도한몫하여)에바는아무것도두렵지않다.그녀는이런유의말은황홀하리만치꼭그대로되곤한다는것을알기에딸에게몸을숙이고속삭인다.우린잘해낼거야,우리는항상잘해내잖아.”(「“당신은성공으로빛나고있네요”」)일상이충격으로굴절될때,오발데는다시한번삶의가능성을비춘다.가족과친구,이웃과손을잡고살아가는일을되새기는것이다.“너는달의뒷면같은아이란다.지구에사는사람들은절대로볼수없는면말이야.사람들은거기에궁궐과오아시스가넘쳐난다는걸믿지못해.하지만엄마는알아.”(「제대로쓰이지못한재능」)이는울퉁불퉁한삶의길을걸어가는자신과사랑하는이들에게나누는결심이자,독자들을향한위로이기도하다.
짧지만다채로운이연작에는“고통스럽고도우스운삶들속에섬세한문장력으로밀어붙이는살고자하는분노”(〈엘르〉)가살아숨쉰다.옮긴이의말에서처럼이분노들은삶의열망으로옮겨붙어,“어느방향으로든뻗어갈수있는무한한가능성을지니고있다.”오발데는불운을견디고지나보내는인물들을통해말해준다.인생의명암은분리되어있지않다는아이러니를이해하는순간,삶은조금더견딜만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