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프리드베스터
저자:앨프리드베스터(AlfredBester)
앨프리드베스터는1913년뉴욕시맨해튼에서태어나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심리학과화학을공부했으며,컬럼비아대학로스쿨을졸업했다.25세때《스릴링원더스토리스ThrillingWonderStories》에단편「부서진원리」로등단했다.이후몇몇단편소설을발표하면서꾸준히활동했으나초기에는DC코믹스에서스토리작가로일하면서[슈퍼맨],[그린랜턴]등의작품에참여했다.또한[닉카터],[섀도우]등라디오드라마각본가로도활동하면서3,40년대미국대중문화의중심에서일했다.
1953년『파괴된사나이』로그해제정된제1회휴고상을수상하면서본격적으로이름을떨치기시작했다.이후뉴웨이브SF소설의전신이라는평을받는「즐거운기온」,사이버펑크SF소설의전신이라는평을받는『타이거!타이거!』를통해영미SF문학계에한획을그었다.
앨프리드베스터는기괴하리만큼독특한상상력과박진감넘치는전개,프로이트적인내면묘사등으로SF의지평을넓히며SF가문학작품으로평가받게하는데기여했다.1950년대그는하나의‘현상’으로일컬어졌으며,1960년대뉴웨이브SF소설의태동에이정표를세웠다고평가된다.그는기존SF세계관과문법을파괴하고,슈퍼히어로물에나어울릴법한초능력,헐리우드영화에서나볼수있는화려한추격전,실험적문학작품에버금가는복잡하고다면적인인물의내면묘사,내러티브의파괴등을도입했다.특히속도감있고박진감있는전개와현란한시각적묘사들은1980년대사이버펑크작가들에게막대한영향을미쳤다.그의작품들은일명“불꽃놀이”스타일이라고명명되는데,비평가피터니콜스는“시니컬하고,바로크적이고,공격적이고,단단하게반짝이는이미지를쉴틈없이내보이며강박적인심리상태를다룬다”라고표현하기도했다.
1987년73세의나이로사망했다.이듬해전미SF작가협회로부터네뷸러그랜드마스터로선정되었으며,2001년에는과학소설명예의전당에올랐다.
역자:해도연
대학에서물리학을공부하고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습니다.지금은지구가까이의우주공간을지켜보고연구하는연구원이자작가입니다.우주는있는그대로멋지지만이야기가있으면더멋지다고생각하며글을씁니다.《진공붕괴》,《라스트사피엔스》,《베르티아》,《외계행성:EXOPLANET》등의책을썼고,앨프리드베스터의《파괴된남자》,《타이거!타이거!》,도미닉페트먼과유진새커의《슬픈행성》을우리말로옮겼습니다
해설:듀나(Djuna)
1990년대초,하이텔과학소설동호회에짧은단편들을올리면서경력을시작했다.이후로각종매체에소설과영화평론을쓰면서왕성한활동을이어오고있다.1994년《사이버펑크》라는전혀어울리지않는제목의공동단편집에몇몇하이텔단편들이실렸고,그뒤에단독작품집인《나비전쟁》,《면세구역》,《태평양횡단특급》,《대리전》,《용의이》,《브로콜리평원의혈투》,《아직은신이아니야》등을발표하면서지금까지살아남았다.SF작업과는별도로영화칼럼을쓰고있고,《옛날영화,이좋은걸이제알았다니》,《장르세계를떠도는듀나의탐사기》,《가능한꿈의공간들》등의논픽션을썼다.2021년에장편소설《평형추》로SF어워드장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2024년데뷔30주년을기념하여초기단편집《시간을거슬러간나비》를출간했다.
1부
2부
해설―듀나(SF작가·평론가)
사이버펑크에서스페이스오페라까지,현대SF의유전자를만들어낸‘SF전설’
제1회휴고상수상작가앨프리드베스터의정수,수많은SF거장에게영감을선사한걸작
SF를사랑하는모두가애타게기다려온『타이거!타이거!』20여년만의귀환!
***영화감독박찬욱이영화화를위해판권을수소문한전설적SF
***SF작가해도연번역,SF작가·평론가듀나의해설로더욱특별해진완성판
“빠르다.거침없다.너무나눈부시다!이작품앞에서당대대부분의SF는낡은티를벗지못한것처럼보인다.”ㅡ윌리엄깁슨
“낯선사회를이루는묘사가너무풍부해서비판할겨를도없이나를휩쓸어버리는작품.”ㅡ칼세이건
“눈부시고현기증날만큼강렬하게감각을압도한다.이책을썼을때베스터는전성기를맞이했고,지금도당할자가없다.”ㅡ제임스러브그로브
사이버펑크에서스페이스오페라까지,현대SF의원형을품은걸작
수많은SF거장에게영감을선사한앨프리드베스터의정수『타이거!타이거!』
SF의역사를이야기할때빼놓을수없는이름,앨프리드베스터.제1회휴고상수상작가인그의대표작『타이거!타이거!』가다산책방에서새롭게출간되었다.SF를사랑하는국내독자들이애타게기다려온20여년만의복간이다.『파괴된남자』와함께베스터의양대걸작으로꼽히는이작품은한인간의광기어린복수극을중심으로우주전쟁과거대기업,순간이동과신체개조,인간의진화에이르는대담한상상력을한데펼쳐낸다.1956년발표되어사이버펑크와뉴웨이브를비롯한후대SF에커다란영향을미쳤으며,오늘날우리에게익숙한장르의문법과기술·자본·인간욕망이결합한미래사회의모습을수십년앞서그려낸선구적인작품으로평가받는다.
그는1940년대〈슈퍼맨〉〈배트맨〉등DC코믹스의각본을집필했고,이후라디오와텔레비전으로활동영역을넓히며당대미국대중문화의여러매체를넘나들었다.‘아이작아시모프와아서클라크를싫어하는작가는있어도베스터를싫어하는작가는없다’는농담이있을정도로매우큰사랑을받았으며,‘앨프리드베스터에게주기위해휴고상을만들었다’는풍문의주인공이되었을만큼대중성과작품성을동시에인정받았다.다양한매체를통해실험한압도적이고독창적인그의감각은소설에서도드러난다.‘불꽃놀이문체’라불리는짧고민첩한대사와빠른장면전환,한순간도멈추지않고사건을밀어붙이는전개는물론,활자의크기와배치까지서사의일부로활용하기에이른다.이러한실험성이가장폭발적으로구현된작품이바로『타이거!타이거!』다.2004년국내출간이후오랫동안절판되어국내SF팬들의복간요청이빗발쳤던이작품은최고중고가가15만원을호가하고,박찬욱영화감독이영화화를위해판권을수소문했던일화로도잘알려져있다.특히이번복간에는SF작가이자번역가해도연의새로운번역과SF작가이자평론가듀나의해설이더해져현대SF의기원이된작품을더깊이있게만나는특별한기회를선사한다.
잔혹한우주를무대로폭주하는야성과광기의눈부신서커스
우주에버려져야수가된한인간의구원과진화를그린SF오디세이
25세기,우주선노마드호의삼등항해사걸리버포일은사고로파괴된우주선에홀로남겨져170일동안우주를표류한다.산소와식량이바닥난가운데삶과죽음의경계를넘나들던그의앞에마침내자매선보르가호가나타난다.포일은필사적으로구조신호를보내지만,보르가호는그의존재를확인하고도그대로지나쳐버린다.포일은그순간불타는복수심에사로잡힌다.평생아무런야망도목적도없이,죽음이유일한미래라여기며살아온그는자신을버린보르가호를찾아내파괴하겠다는일념으로우주한복판에서기적처럼살아남는다.얼굴전체에야수같은호랑이문신이새겨진채야만인의땅에서깨어난걸리버포일은붙잡히고탈출하고,추적하고쫓기며태양계를종횡무진가로지른다.한척의우주선을향했던사적인복수는거대기업의암투와내행성·외행성의전쟁으로번져가고마침내인류전체의운명과맞닿는다.단순한복수극에서태양계를무대로한거대한모험극으로규모를확장하는한남자의이야기는오늘날의블록버스터를연상시킬만큼빠르고거침없다.기묘한공동체와지하감옥,상류사회의화려한파티와거대기업의음모,블랙유머와기상천외한사건들이쉴새없이이어진다.잔혹한복수와추격,모험극과희극적소동을거침없이넘나드는이야기는현란한한편의서커스처럼독자를다음장면으로끌고간다.
작품초반,베스터는주인공걸리버포일을“식상한인간의전형”으로소개한다.야망도호기심도없이살아가던밑바닥인간에게복수심이라는사적분노가난생처음삶의목적을만들어준것이다.그는배우고생각하고자신의육체와정신을단련하며이전에는상상할수도없었던존재로변모해간다.분노는그를야수로만들었지만,역설적으로아무것도아니었던인간을자신의한계너머까지밀어붙이는원동력이된다.앨프리드베스터는이모순적인인간을끝까지밀어붙이며한남자의복수극을인류의가능성에관한질문까지확장한다.우주에버려진인간이복수심으로야수가되고,마침내자기한계를넘어스스로를구원하는과정은인간의변화와가능성에관한철학적질문으로이어진다.가장원초적인감정에서출발해인간의진화와구원,인류의가능성까지거침없이도약하는이작품은단순한복수극에서구원의오디세이로진화한다.
오늘의SF를만들어낸기념비적정전이자
미래의SF가무한히돌아보게될영원한고전
“이작품은그저찬란하다고표현할수밖에없다.
무엇보다『타이거!타이거!』는미래를품고있다.”ㅡ듀나(해설중에서)
『타이거!타이거!』의또하나의매력은베스터가그려낸25세기모습에있다.이시대의인류는생각만으로공간을이동하는순간이동능력‘존트’를터득했다.존트의등장으로교통과주거,노동과경제의구조가재편되고,물리적인거리가더이상인간의안전을보장하지못하면서사회질서역시변화한다.국가에버금가는권력을행사하는거대기업과재벌가문이존재하고,정보와기술의불균형은새로운계급을만들어내며,인간은신체개조를통해육체적한계를넘어선다.거대자본이지배하는디스토피아와신체개조,기술과계급의문제는훗날사이버펑크를비롯한현대SF가반복해서변주하게될중요한소재가된다.베스터는순간이동이가능해진세계를단순한배경이나설정으로제시하는데그치지않고,그로인한변화가일상에서경제와계급,범죄와권력의문제로번져가는과정까지밀어붙여치밀하게설계한다.
베스터의실험은미래사회를구축하는데서그치지않는다.짧고민첩한대사와과감한장면전환으로사건의속도를끌어올리고,활자의크기와배열을변화시키며인물의감각까지시각적으로구현한다.특히후반부포일의감각체계가뒤섞이는장면에서이러한실험은절정에달한다.베스터는등장인물이겪는감각의혼란을설명하는대신활자의크기와형태,배열을변화시키고문자와기호를활용해지면위에구현한다.독자는변형된활자를통해그감각을시각적으로경험하게된다.『타이거!타이거!』의선구적인지점은무엇을상상했는가뿐아니라,그상상과경험을소설이라는매체안에서어떻게표현하는가에까지걸쳐있다.
『타이거!타이거!』를읽는일은오늘날우리가익숙하게즐기는수많은SF와대중문화상상력의시초를들여다보는일과도같다.출간한지70년이넘도록『타이거!타이거!』가현대SF역사에서빠지지않고거론되는이유는단지오래사랑받아온작품이기때문만은아니다.거대자본이세상을움직이고,기술이인간의욕망을증폭시키며,한개인의분노가전우주를뒤흔드는이이야기의세계관은,반세기가넘는시간을가볍게뛰어넘어지금우리가살아가는세상과거울처럼포개진다.『타이거!타이거!』는이렇게오늘날까지가장새롭고가장거칠고가장현대적인SF로살아남아왜전설이되었는지스스로증명한다.
책속으로
위대한모험과풍요로운삶,가혹한죽음이뒤섞인황금기였다……하지만아무도그렇게생각하지않았다.부와절도,수탈과노략,문화와악습이불러온미래였다……하지만아무도그것을인정하지않았다.극한의시대이자기이한존재로가득한매혹의시대였다……하지만누구도그시대를사랑하지않았다.
---p.9
범죄의물결이행성과위성을휩쓸었다.암흑가관계자들이밤낮을가리지않고존트하며돌아다니자경찰은그들을무자비하게진압했고,그과정에서끔찍한폭력이동원되기도했다.사회는규범과금기를무기로존트의성적,도덕적위험성과맞서싸웠지만,이는오히려빅토리아식의끔찍한위선의시대로회귀하는결과를낳고말았다.금성과지구,화성으로이루어진내행성연합과목성과토성의위성으로이루어진외행성위성연합사이에서는잔인하고악랄하기그지없는전쟁이일어났다…….정신감응이동이불러온경제적,정치적압박으로인해발생한전쟁이었다.
---p.18~19
기이한존재와괴물,기형의시대였다.온세상이경이로우면서도경악스러운방식으로일그러져있었다.이시대를혐오했던고전주의자나낭만주의자는25세기가품고있는잠재적위대함을깨닫지못했다…….그들은진화라는과정의냉혹한진실을보지못했던것이다.진보란서로적대적인극단과파괴적인결합을통해이루어진다는사실,즉기이함의정점과정점이만나발생한다는사실을말이다.고전주의자와낭만주의자,그들과비슷한모든이는태양계가그토록요동치는진짜이유를인지하지못했다.태양계는한인간의폭발을앞두고전율하고있었다.인간을다른존재로변화시켜우주의주인이되게하는폭발이었다.이처럼혼란스러운격변에휩싸인25세기를무대로걸리버포일의장엄한복수극은시작된다.
---p.20
“우리가원하는건,그리고필요한건파이어입니다.우리는파이어9킬로그램을조사해서,제조법을다시알아낸다음,그걸전쟁에활용할방법을연구해야합니다.이모든걸외행성연합이선수치기전에끝내야하고요.이마저도그놈들이아직알아내지못했을때이야기입니다.그런데지금프레스타인은협력을거부하고있잖습니까.왜냐고요?프레스타인은지금집권당에반대하니까요.자유당이전쟁에서승리하는꼴을보고싶지않은겁니다.프레스타인같은부자들은전쟁에서지더라도결코잃을게없으니까요.셰필드,정신차리십시오.당신은지금배신자를위해일하고있는겁니다.신의이름을걸고,자신이무슨짓을하고있는지생각해보십시오.”
---p.85
행성사이에역병이퍼져나가면서묵은해가시들어갔다.우주에서벌어지던낭만적인역습과소규모전투수준의전쟁은점차기세를얻어대규모학살로치달았다.세계전쟁의시대가저물고태양계전쟁의시대가도래했다는사실은이제누구도부정할수없었다.
---p.183
올리비아는타오를듯한목소리로말했다.“내눈이멀었다는것에대한복수.나를속여왔다는것에대한복수.난태어나자마자죽어야했어.눈이먼채로살아간다는게어떤건지,삶을남의손에맡기고살아간다는게어떤건지알아?무능력하게의존하고구걸하며살아간다는건?‘모두같은꼴로만들어버리자’라고,난나의비밀스러운삶속에서다짐했어.내눈이멀었다면모두의눈을멀게하자.내가무력하다면모두를불구로만들자.모든걸되갚아주자.그들모두에게.”
“올리비아,당신은미쳤군.”
“그러는당신은?”
“난괴물과사랑에빠졌지.”
---p.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