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마지막작품에담긴문명과인간에대한깊은사유
우리의일상이언제든무너질수있다는경고
“우리는새로운서광을보고있다고믿었지만,사실그것은이미다가오고있던세계대전의불빛이었다.”츠바이크가남긴이문장은낙관이절정에달했던바로그순간이곧파국의시작이었다는사실을압축해서보여준다.그는위기와평화가언제나공존하고있으며,우리는대개그신호를알아채지못한다고경고한다.인간이얼마나연약하고부서지기쉬운존재인지,그가증언하는인간이라는조건의취약성은,국제정세가다시요동치는오늘의독자에게도결코낯설지않게다가온다.
전쟁은언제나먼곳의일처럼여겨진다.신문과화면속에서,안전한방안에서지켜보는뉴스처럼말이다.그러나츠바이크는증언한다.한순간에삶을산산조각낼수있는것이전쟁이며,경계하지않으면언제든비이성이모든것을지배할수있다고말한다.그는온유럽이민족주의적열광에휩싸여이성을잃고선전에동원되던순간에도,조용한양심으로그광기를응시했던몇안되는목격자였다.
이성과과학의진보가더나은세계를보장해줄것이라믿었던20세기초의유럽인들처럼,오늘의우리역시어느순간익숙해진평화와번영이앞으로도계속되리라믿는다.츠바이크가겪은몰락은결코먼나라,먼과거의이야기가아니다.츠바이크는역사적시대를살아가고있다는책임감으로,이모든것을후대에남겨야한다는의무감으로이책을썼다.
그럼에도인생을버텨낼수있다는위로
폐허위에서다시쌓아올리는삶
그러나이책은경고로만끝나지않는다.슈테판츠바이크는개인이감당하기엔너무나거대한역사적사건속에서도결국일상은지속되고,삶을다시쌓아올릴수있음을보여주었다.인생은우여곡절로가득차있다.그것이설령세계대전처럼인간이감당하기너무벅찬역사적사건이라해도,삶은결국살아내진다.그로부터무언가를얻을수있다고,시련을견디는데에도의미가있다고이야기한다.이는평범한독자들도자신의삶과그속의부침,어려움을비추어볼수있는인생의보편적진실이다.
"시련은사람을단련시키고,박해는사람을굳세게만들며,고독은그것이사람을꺾어버리지않는한더욱고양시킨다는사실을깨닫게되었다.인생의모든본질적인것들과마찬가지로그러한깨달음은결코다른사람의경험을통해배울수없다.언제나오직자신의운명을통해서만배우는법이다.“어떤위기속에서도인간은강인하게버텨낼수있고,때로는서로를위해희생하고연대할수있다.그리고우리가지금당연하게여기는일상과자유가결코당연한것이아니라는사실,그렇기에지금의평온함을함부로여기지않을수있다는사실을츠바이크는자신의생애를통해드러내보였다.
"모든그림자는결국빛의자식이기도하다.그러므로밝음과어둠,전쟁과평화,상승과추락을모두경험해본사람만이진정으로살았다고할수있는것이다."세상을떠나기몇달전탈고한이책의마지막문장에서츠바이크는이렇게썼다.오늘을살아내는우리에게『어제의세계』는슈테판츠바이크가건네는마지막작별인사와도같다.
추천평
“삶의,예술의,가치관의지반이끊임없이요동치는시대를살고있다고믿는다면,슈테판츠바이크의산문을읽어야한다.세계는완전히달라졌지만또한어떤의미에서는영원히같은과오를반복하고있으며,츠바이크가읽어낸시대의우울은한때거기있었던인간다움과존엄을향한다.두번의세계대전을거치며세계의끝을보고있다고생각한츠바이크의슬픔과그리움은'어제의세계'를글로옮기는방향으로나아간다.오스트리아인으로서,유대인으로서,작가로서,인본주의자이자평화주의자로서더늦기전에남긴시대서술.마지막날들을헤아리던츠바이크가절망하지않기위해택한글쓰기는그의삶과죽음의경계를나누는중요한기록이다.아름다움을기억하고야만을기록하는이책은모든문장과행간을통해진정으로살아간다는일을상상하게한다.미래는이렇게어제로부터온다.”
-이다혜(《씨네21》기자,작가)
“슈테판츠바이크의유언장과다름없는기록『어제의세계』를따라가면오늘을다시바라보게된다.AI혁신에취한우리는20세기초인류의진보를믿었던순진한유럽인들과닮았다.세계질서가무너져도강건너불구경이고,계엄이후의불안과분노도어느새무뎌진상태.어리석기짝이없는정치의희생양이될수있다거나,평온한일상이‘어제의세계’가되어버리는날은상상하지않는다.제1차세계대전이전문화적으로고양되고사회적으로변혁을꿈꾸던이들도그랬다.모든것을아는것처럼자신만만했지만아무것도몰랐다.츠바이크는제1·2차세계대전을거치며이탈리아의파시즘,독일의나치즘,러시아의볼셰비즘,그리고민족주의가독버섯처럼자라나는것을목격했다.자유로운영혼들이순식간에광기어린전체주의자로변신하고,전쟁을낭만적으로찬양하며증오를합리화하는풍경이왜이렇게생생한것일까.츠바이크가남긴진혼곡은우리를위한경고다.”
-정혜승(북살롱오티움대표,전청와대디지털소통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