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하쿠다 사진관

$17.21
Description
육지에서 들어온 한 청춘으로 인해
제주 바닷가 마을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다
국내 최대 규모 7,000만 원 상금에 빛나는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 작가 허태연의 신작 장편소설 『하쿠다 사진관』이 출간됐다. 작가의 전작보다 한층 더 새로워진 배경과 다채로워진 이야기들이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기 위해 독자들을 찾아간다.

대학을 갓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작은 사진관에 취직해 일하던 스물다섯 연제비. 매일 같은 공간 안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다 우연히 발견한 광고판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목격한 주인공 제비는 그 자리에서 결심한다. 비행기를 타기로, 사회생활로 지친 자신의 청춘에 제주 여름을 선물하기로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내던 원룸까지 처분한 제비는 무작정 제주로 떠난다.

여행의 마지막 날, 고운 모래밭 위에 펼쳐져 있는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제비는 별안간 둔탁한 무언가와 부딪힌다. 매너 없는 한 젊은이가 들고 가던 서핑보드와 부딪히면서 제비는 자신의 휴대폰을 바다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그때만 해도 그 사고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게 될 줄은 제비는 알지 못했다.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과 함께 비행기 티켓, 신용카드를 모두 잃게 된 제비는 무일푼 떠돌이 신세가 된 오늘과 더욱 암담해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는다. 그러다 ‘대왕물꾸럭마을’에 들어서게 된 제비는 마을 구석 벼랑 위에 서 있는 이층집을 발견한다. 하얀 건물의 간판은 〈하쿠다 사진관〉. 주인과 손님이 보이지 않는 고요한 사진관을 둘러보던 제비는 사진관의 구인 광고를 발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서울로 돌아가 봤자 딱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찾지 못했던 제비는 사진사에게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곳에서 3개월이라는 기한을 조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저자

허태연

이야기를만드는사람.서울에서태어나해남,제주,홍천에서유년시절을보냈다.돌아가신아버지를생각하며쓴장편소설『플라멩코추는남자』로제11회혼불문학상을수상했다.정많고강인한제주사람들,아름답고따뜻한제주의여름을회상하며장편소설『하쿠다사진관』을썼다.

목차

1.여행의끝
2.벼랑위의사진관
3.마을주민은30%할인
4.석영의꿈
5.와일드라이더스
6.힙한웨딩스냅
7.대왕물꾸럭마을의축제준비
8.파도속의물고기들
9.벼랑위의남자
10.도도한지질학자
11.보이지않는사진
12.대왕물꾸럭마을의축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육지에서들어온한청춘으로인해
제주바닷가마을에변화의물결이일기시작한다

★★★올여름당신의휴식을책임질단한권의힐링드라마!★★★

국내최대규모7,000만원상금에빛나는제11회혼불문학상수상작가허태연의신작장편소설『하쿠다사진관』이출간됐다.작가의전작보다한층더새로워진배경과다채로워진이야기들이지친일상에따뜻한위로를선사하기위해독자들을찾아간다.

대학을갓졸업한뒤서울의한작은사진관에취직해일하던스물다섯연제비.매일같은공간안에서출퇴근을반복하다우연히발견한광고판에서아름다운제주의모습을목격한주인공제비는그자리에서결심한다.비행기를타기로,사회생활로지친자신의청춘에제주여름을선물하기로말이다.직장을그만두고지내던원룸까지처분한제비는무작정제주로떠난다.

여행의마지막날,고운모래밭위에펼쳐져있는코발트빛바다를바라보며마지막시간을음미하던제비는별안간둔탁한무언가와부딪힌다.매너없는한젊은이가들고가던서핑보드와부딪히면서제비는자신의휴대폰을바다에빠뜨리고만것이다.그때만해도그사고가자신의운명을바꿔놓게될줄은제비는알지못했다.

어이없는사고로휴대폰과함께비행기티켓,신용카드를모두잃게된제비는무일푼떠돌이신세가된오늘과더욱암담해진자신의인생을한탄하며해안도로를걷는다.그러다‘대왕물꾸럭마을’에들어서게된제비는마을구석벼랑위에서있는이층집을발견한다.하얀건물의간판은〈하쿠다사진관〉.주인과손님이보이지않는고요한사진관을둘러보던제비는사진관의구인광고를발견하고가슴이두근거리기시작한다.서울로돌아가봤자딱히미래에대한계획을찾지못했던제비는사진사에게전후사정을이야기하고그곳에서3개월이라는기한을조건으로일을시작하게되는데…….


“우리들의블루스는아직끝나지않았다!”
제주한적한마을의사진관에서벌어지는
인간미넘치는인생들의유쾌하고발랄한감동스토리

어린시절제주에살았던작가의체험을바탕으로“정많고강인한제주사람들,아름답고따뜻한제주의여름을회상”하며쓴장편소설『하쿠다사진관』은올여름바쁜삶에지쳐있는독자들에게위로를선사할사연들로가득하다.제주에실재하는장소에작가적상상력이더해져새롭게창조된‘대왕물꾸럭마을’.작가는“일상에지친사람들이찾아와인생을돌아보고새로운추억하나씩만들어가”는이곳에“독자님을초대”하고픈마음으로한땀한땀정성들여소설을집필했다는소회를밝혔다.

제주의한적한마을에위치한〈하쿠다사진관〉을찾는사람들은누구일까?그들은다름아닌,우리주변에서흔히만나볼수있는평범한사람들이다.서로의우정을확인하기위해찾아온충청도출신50대여고동창들,웨딩촬영을준비하다결혼자체를다시고민하며찾아온30대예비신혼부부,취업준비에지쳐잠시나마해방감을느끼려고놀러온20대청년들,그리고과거의행실을후회하며인생마지막여행을떠나온70대노형사까지.〈하쿠다사진관〉을찾는인물들은하나같이지금의현실을살아가고있는우리의모습을닮아있다.


힘들게살아낸오늘을내려놓고
변화된내일의‘진짜모습’을촬영하는사진관
“여기는제주‘하쿠다사진관’이우다!”

‘하쿠다’는제주말로‘무언가를하겠다’,‘할것이다’라는뜻이다.영어로표현하자면‘willdo’.그러니까‘하쿠다사진관’은‘무엇이든멋지게촬영하는사진관’이다.고단한오늘을살아낸우리가무거운마음을내려놓고휴식할수있는곳,어두컴컴하기만한내일을살아가게하는원동력을얻으며위로받을수있는곳.다시말해,힘들었던오늘의모습을내려놓고변화된내일의‘진짜모습’을촬영해한장의사진으로남길수있는곳.이곳이바로〈하쿠다사진관〉이다.

제법긴분량의장편소설이지만,책장을펼치는순간당신은멈추지않고이이야기를읽어내려갈것이다.『하쿠다사진관』은단순히흥미로시작해재미로끝나는이야기가아니라,함께공감하고함께걸어나아가야할바로‘우리의이야기’이기때문이다.힘들게오늘을살아낸우리에게다정한위로와포근한미소를선물하는소설.이야기의끝에서진정어린눈물을마주하게하는소설.슬픔과절망의눈물이아닌,희망과공감의눈물을이소설을통해지금바로따뜻하게마주하시길바란다.



<책속으로>


언덕에올라제비는숨을헐떡거렸다.허리를굽히고이마의땀을닦으며돌담에싸인건물을기웃거렸다.마당에는두그루의야자나무가있고,하늘색수국이덩어리져돌담위로흐드러졌다.그너머에코발트빛바다가탁트여펼쳐졌다.제비는땀젖은셔츠를손으로들썩거렸다.제주의여름햇살은대단히강렬해젖은옷이금세말랐다.주춤거리며제비는출입구쪽으로다가섰다.간판에는〈하쿠다사진관〉이라적혀있지만창안풍경은카페같았다.벽에걸린시계가2시반을가리켰다._p.18

제비는벤치마킹을하려고유명사진관홈페이지를들락거렸다.석영이1층을전시장으로쓴다고한걸떠올려사진전에관한뉴스도찾아보았다.그러다무심코석영의이름을검색했는데,그결과물이실로놀라웠다.다음날아침출근을하자마자제비는물어보았다.“사장님!혹시상받은적있어요?”_p.54~55

껍질이수북이쌓인보말양푼을옮기며정미가털어놓았다.“급한빚이며애들학비며……도와줬어,내동.저지지배들이.”소매로눈가를훔치는정미를석영과제비는묵묵히봤다.티슈를뽑아씩씩하게코를풀고,정미가씩웃었다.“우덜이여고동창이유.취직하고결혼하고정신없이살다십수년전라이딩시작혔지.나는소식만듣고엄두도못냈어유.근디하도나오라고들혀서…….빚갚으러나온거여.사흘내동웃는낯만하랴.그걸루빚진거다까준다고.”_p.84

“결혼한뒤에경력끊긴선배들,나많이알아요.출산한와이프두고육아외면하는남자들많이봤고요.이러다믿는도끼에발등찍히는거아닌가,한번도뒤통수친적없는남자가내뒤통수거하게치지않을까,말도못하게겁이났어요.사실은여기와서도갈등했어요.촬영지가좋네싫네갈등할때도그렇고,우린너무안맞는다생각했죠.오늘밤호텔에서……파혼하자하려했어요.”_p.134~135

스스로를향해석영은물어보았다.기억속그의청춘은썩은필름처럼얼룩져있었다.아무리젊음이부러워도,그시절을다시겪을자신은없었다.사진관을열겠다는목표하나로10년을달려왔다.그흔한연애한번못해보고,닥치는대로일하며돈을모았다.지금아름답게보이는저들역시그런시간을견디고있을터였다._p.169

“당시내관할에서세명이죽었네.전부여자였어.사건이터질때마다분노한가족들이경찰서를찾아와테러하다시피했지.우리서장은그것때문에스트레스를받았어.우리서직원모두그랬네.잠잠할만하면그러니까뉴스에도오르고지역가치도하락했어.지역민들의민원이빗발쳤네.정말이지그애는죽어서는안됐다고.그래서……나는그애를살려줬네.”_p.218

그는아이를향해두귀를기울였다.“나도……사진찍고싶다고.”순간,모두가혜용을봤다.혜용의부모는이제까지한번도아이에게사진기를준적없었다.행여아이가상처받을까걱정을했던것이다.그들은언제나인화한사진을만지게했다.그것으로충분하다고여겼다.반면석영과제비는다른고민을했다.그들은혜용과같은아이에게어떤식으로사진을가르쳐줄수있는지생각했다.머릿속이하얘졌다.“하지만……네가어떻게?”효재가물었다.놀란양희가손으로아들의입을막았다._p.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