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미궁

$14.80
Description
일본 대표 문학상을 휩쓴 천재 작가의 인장 같은 소설 『미궁』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전격 재출간!
“근데 이 사건 말이야. 범인이 들어온 흔적이 전혀 없어. 어디에도…….”
들어온 사람도, 빠져나간 사람도 없는 ‘종이학 사건’의 전말
지나치게 아름다운 엄마와 그런 아내를 광적으로 감시하는 아빠, 사춘기의 성적 욕망을 여동생에게 푸는 아들과 오빠를 피해 다니는 딸. 묘하게 뒤틀린 가족이 집에서 죽었다. 벽장에서 수면제를 마시고 잠든 딸만 빼고. 집에 누군가 들어온 흔적도 없고, 유일하게 열려 있던 화장실 창문은 사람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틈새가 좁다. 충격적인 것은 312개의 종이학에 묻혀 있었던 엄마의 사체인데, 사건 현장 어디에서도 지문은 검출되지 않았다. 사건이 미궁에 빠진 채 22년이 흐른 지금, 살아남은 딸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녀는 범인의 정체를 아는 걸까? 22년 전 그날,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본 대표 문학상을 휩쓴 천재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인장 같은 소설 『미궁』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10년 만에 전격 재출간되었다. 나카무라 후미노리는 “악으로도 인간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각오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일본 대표 문학상을 섭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영미권에서는 2년 연속 최고의 추리소설에 오르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새롭게 단장한 표지와 옮긴이의 말을 덧붙인 복간작 『미궁』을 통해 독특한 시선과 문체, 헤어나기 어려운 늪과 같은 우울을 빚어내는 나카무라 후미노리표 추리소설의 진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절호의 기회다. 단언컨대, 강렬한 쾌감과 오싹한 여운을 맛보고 싶은 독자에게 후회 없는 책이 될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 신초신인상·나오키상·아쿠타가와상·노마문예신인상
- 오에겐자부로상·분카무라되마고상·주니치문화상·데이비드구디스상
- 2년 연속 최고의 추리소설 선정(《월스트리트저널》)
저자

나카무라후미노리

中村文則
1977년에일본아이치현에서태어나후쿠시마대학행정사회학부를졸업했다.2002년『총銃』으로신초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고,2004년『차광』으로노마문예신인상을받았다.2005년에는『흙속의아이』로아쿠타가와상을받았다.2010년에는『쓰리』로오에겐자부로상을,2016년에는『나의소멸』로분카무라되마고문학상을받아지금까지도일본에서가장영향력있는작가로평가받고있다.문학성과대중성을동시에인정받은『쓰리』는미국《월스트리트저널》의‘2012년최고의소설10선’에,『악과가면의룰』은‘2013년최고의미스터리소설10선’에선정되었다.또한2014년에미국의데이비드구디스상을일본인최초로받았다.그의작품들은현재영어,프랑스어등15개언어로번역출판되었다.한국에서출간된작품으로는『흙속의아이』『모든게다우울한밤에』『쓰리』『악과가면의룰』『왕국』『교단X』가있다.

목차

미궁_7쪽
옮긴이의말_236쪽

출판사 서평

“읽을수록미궁에빠져든다!”
일가족의사체를장식한종이학312개의진실
도쿄의한주택가에서엽기적인살인사건이일어났다.밀실상태의집안에서부부가칼로여러차례난자당하고,아들은심하게구타당한끝에독극물을먹고사망했다.미모의엄마는나체상태였고그주검은수많은종이학에덮여있었다.가족중유일하게살아남은사람은당시열두살이던딸뿐이다.이른바‘종이학사건’은대대적인수사를펼쳤으나끝내범인을잡지못하고미궁에빠진채22년이흐른다.

늘청결한상태로집을유지하는가정적인어머니와공무원으로일하는착실한아버지,말수는적지만큰사고없이지내는두남매.단란한가정에예고없이들이닥친재난같은이사건에는어딘가찜찜한구석이있다.내막은이렇다.지나치게아름다운엄마는광적으로감시하는아빠때문에외출을할수없는지경에이르러사방에CCTV가설치된집안에갇힌채강박적으로청소를하고몸을씻는다.중학생인아들은부모모르게사춘기의성적욕망을여동생에게풀고있다.그런오빠를피해다니는딸은이집의숨막히게무거운공기를깨줄‘히어로’를기다린다.가족중누구한명이죽어야이비극이끝나리라는생각까지하게된다.‘그날’만을기다리던딸사나에는학교앞에서괴한이나눠준수면제가든주스를받아든다.그리고벽장안에숨어수면제주스를마시고잠이들었다.깨어났을때는자신을뺀모든가족이죽어있었다.마침내‘히어로’가나타난것일까?하지만집에누군가들어온흔적도없고,유일하게열려있던화장실창문은사람이드나들수없을정도로틈새가좁다.충격적인것은312개의종이학에묻혀있었던엄마의사체인데,사건현장어디에서도지문은검출되지않았다.사건이미궁에빠진채22년이흐른지금,살아남은딸은여전히두려움에떨고있다.그녀는범인의정체를아는걸까?22년전그날,그집에서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그리고이사건을추적하는남자신견이있다.법률사무소에서일하는그는어릴적부터‘R’과대화를하곤한다.R은신견내면에자리한가장어둡고우울한인격이다.그때문에종종악행을저지르고싶은충동이인다.어느날,신견은‘나답지않은짓을하자’고생각하고들어선바에서우연히만난여자와하룻밤을보낸다.다음날,여자의집에걸려있는남자옷을보게되는데,그옷은여자와만나던남자의것이고그는지금행방불명이라는사실을알게된채찝찝한기분으로출근을한다.이상한일은퇴근길에도이어진다.갑자기탐정이찾아와어제만난여자의비밀을털어놓는다.그녀가바로22년전세간을떠들썩하게했던‘종이학사건’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딸이라는것.탐정은그에게한가지부탁을한다.그녀의집에가서실종된남자의시신이숨겨져있는지확인해달라고…….

제각각좁은세계안에갇혀있던일가족이종이학312개에둘러싸여사망한날의기록과,22년뒤사건의유일한생존자인사나에가신견에게고백하는그날의기억,R이라는또다른인격을가진신견의이야기가맞물리며사건은점점더미궁에빠진다.치밀하게쌓아나가는함정들,느릿느릿얘기하는주인공들의독특한말투,뇌속을훑는듯한심리묘사가기이한서스펜스를자아내며독자를혼란에빠트린다.

“A를해결하면B라는문제가터져.B를해결하면C라는문제가터지고.
C를해결하면D라는문제가튀어나와.하지만D를해결하면다른해결들이잘못되었다는걸알게돼.
미궁에빠진사건이란그런거야.”_본문에서

“악으로도인간의참모습을보여줄수있다.”
괴물작가나카무라후미노리의악의연대기
『미궁』은저자의열한번째소설이다.데뷔한지십년만의일로,일년에한편씩꾸준히소설을써온저자가초심을떠올리며새롭게써낸소설이다.줄곧‘악(惡)’을탐구해온저자는이번에도역시인간의악을실험한다.소년시절,작가는복잡한가정환경에타인도이세계도싫었지만,따돌림을당할까봐학교에서는자신을보통아이인척가장하곤했다고한다.그는작품속에나오는R이예전에자기내면에실제로있었던존재이며,그R이라는가상의친구가유일하게의지할곳이었다고고백한바있다.작가의체험에기반해쓴이야기라는것을알고난독자들은큰충격을받았다.바로이점이읽는이를첫장부터흡인력있게매료시키는비결이아닐까.『미궁』은일단첫장을펼치면반드시끝까지읽게되고,다시처음으로돌아가게되어있다.나카무라후미노리의소설다섯권을우리말로옮긴양윤옥번역가는작가가방한했을당시직접만나본그에대한인상을이렇게설명했다.

“매작품독창적인의식의흐름이너무도신선해서경탄할수밖에없었다.이만큼음울한절망을그려나가는것은그야말로정신의맨살을깎아내리는듯한작업일게틀림없다.그런데의외로어디에서도창작의고뇌는찾아볼수없고오히려명랑하고천진한얼굴에패션센스도세련되었다.그괴리가어떤종류의균형잡기에성공한것처럼보여서산뜻했다.이소설을읽는독자에게작가가바라는것또한그런균형을잡아가는책읽기일것이다.”_‘옮긴이의말’에서

『미궁』은재미와의미가절묘하게균형을이룬작품이다.독자는그간극을즐겁게오가며읽기의쾌락에빠지기만하면된다.『미궁』이출간된시기는2011년,동일본대지진과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사고가일어난다음해였다.대재앙을마주한인간의무력함이소설전반에무겁게흐른다.

“대지진은나의무력함을다시떠올리게했어.돈을벌고먹을것을사들이고스스로살아간다는건그저내착각이었을뿐이고,이세계의참모습은잔혹하고우발적이고무관심한것이었어.자연이나풍경은결코사랑할것따위가아니고,우리의생명을눈하나깜짝하지않고쉽게파괴해버리는것이었어.우리의풍경은,우리마음의준비따위아랑곳하지않고단한순간에,언제든지한순간에모조리다른것으로변용하는거야…….이번대지진은내안에그무렵의무력한나자신이있다는것을다시인식하게했어.”_본문에서

공교롭게도이책이복간된지금우리는팬데믹과기록적인폭우가덮친2022년여름을지나고있다.재난이후삶의균형을잡는데도움이될시의적절한책이아닐수없다.

독자서평
“나카무라후미노리만이쓸수있는광기.”
“저자가미쳤다.틀림없이내면에끔찍한존재를숨기고있을것이다.”
“인간의어두운부분을오려내는재능에있어서나카무라후미노리이상의작가는없다.”
“지옥을목격한뒤에도여전히놓치지않는긍정의세계,젊은시절의오에겐자부로가떠오른다.”
“아무리간절하게원한다해도진실을퍼올리는일은한없이불가능에가까운일이다.”
“불꽃같은어둠이,가슴깊숙이자리한미궁에서방황하는자아를비춰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