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고래 요나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검푸른 고래 요나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16.60
Description
“생생한 문장과 거침없는 스토리텔링으로
한국문학에 축복 같은 상상력을 불어넣는 소설”
7천만 원 고료, 제1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명주 장편소설 『검푸른 고래 요나』

이 작품은 고래인간이라는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환경 및 기후에 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다양한 대중문화의 상상력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소설의 중요한 장치로 설정하여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미스터리한 구성으로 가독성을 높였다. 여느 응모작과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원고량에도 불구하고 구어 위주의 생생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_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심사평 中

저자

김명주

1984년눈이많이내리던12월에태어났다.장편소설『검푸른고래요나』로제12회혼불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제1부주미
푸른눈/디바인핸즈/케이팝루키/사막/파란별/먹잇감/마지막무대/기타피크

제2부요나
변신/듀엣/위도횟집/비밀/바다아래Ⅰ/바다아래Ⅱ/배웅Ⅰ/배웅Ⅱ

제3부고래인간
미제사건/케이지/정치망/미끼/사랍천사/바다아래바다

선곡목록

참고자료

심사평

수상소감

출판사 서평

제12회혼불문학상수상작<검푸른고래요나>가다산책방에서출간되었다.2011년제정된혼불문학상은대하소설<혼불>로한국문학사에커다란족적을남긴故최명희선생을추모하고그의문학정신을기리기위해만들어졌다.제1회<난설헌>을비롯해제2회<프린세스바리>,제3회<홍도>등작품성이뛰어난수상작을꾸준히배출해내며독자들로부터관심과신뢰를받아왔다.지난해부터는상금을7,000만원으로대폭상향조정하고,은희경·전성태·이기호·편혜영·백가흠등현한국문단을이끌고있는소설가들이본심위원으로위촉되어더새롭고의미있는작품들을발굴해내는젊은문학상으로그위상을재정립한바있다.올해는총348편의작품들이접수되어예심을통과한8편의작품중3편이본심에올랐고치열한논의끝에,아이돌스타출신‘강주미’가고래인간(인어)‘최요나’와가까워지며겪게되는사건을그린장편소설<검푸른고래요나>가당선작으로선정되었다.

심사위원장인은희경작가는주관사인전주MBC와의인터뷰에서“우리가당면하고있는여러가지사회적문제와질문들,고민들을다양하게담고있는흥미로운작품”이라고평했으며,심사위원인백가흠작가는“우리가알던대로끈끈하게대서사로읽는방식을탈피한점들이새롭게느껴졌다”고평가했다.
최종심에참여한심사위원들은심사평을통해“기존의독법으로재단하기어려운이작품의특징을새로운매체적글쓰기형식으로봐야한다”며“콘텐츠이자이야기로서의특성을수용”해“웹툰과웹소설의장르적속성과속도감에익숙한독자가반길만한새로운현상”으로,이작품의당선이“이시대새로운글쓰기와미학이란무엇인지에대한모색”으로이어지길바란다며선정이유를밝혔다.

비운의케이팝아이돌과고래인간소년의운명적만남,
불협한세상에서서로를알아본둘만의
비밀스런화음으로완성된히든트랙같은이야기!

기획사연습생들이경쟁하는아이돌서바이벌오디션프로그램(‘케이팝루키’)에서승리를거머쥐며케이팝을대표하는아이돌그룹의센터가된‘강주미.’하지만불의의사고로장애를얻은후고교생신분으로돌아와외톨이생활을한다.그러던중우연히‘최요나’라는동급생과음악실에서마주치고,둘은‘음악’이라는공통된끈을통해가까워진다.요나도고교밴드경연대회에서우승한전력이있는‘디바인핸즈’에서일렉기타로두각을나타내던멤버였던것.

너를처음만난날알수없는어색함/말이없는우리모습그렇게만났었지
너를만날때마다알수없는어색함에/애태우며망설이다이제서야다가가네
(…)우리함께하고싶은많은일들있지만/너에게해주고픈많은말들있지만
(…)이젠너를보내고내일을꿈꾸네/다시만날그때에함께웃을그날을_본문34~35쪽

누구도자신을이해하지못하리라여기며외로운시간을보내던두사람은듀엣곡을맞추면서급속도로가까워지고,서로의목소리에익숙해진만큼친구이상으로서로를바라보게된다.함께부른노래가사처럼,연을맺은두사람은서로에대한진심을확인하고마음의상처를치유받는다.

나는고래인간이야./고래면서인간이지만,고래도아니면서인간도아니야.바다도땅도집이면서바다도땅도내집이아니야.내가변함없이믿을사람은우리엄마와할아버지라고생각해왔어.고래인간으로살아가는나를어떤누구도이해하지못할거라고믿어왔어.(…)내가사람을사랑하게되면고래를위해싸우듯이그사람을위해싸워야한다고했어.우리엄마와할아버지를두고말하는걸까했지.(…)네손이내고래피부를따뜻하게만져서깨닫게된거야.내가지켜야할사람이너라고,(…)_본문269쪽

하지만요나에게는가족인어머니와할아버지를제외하고는알지못하는비밀이있었으니,주기적으로고래의몸으로변신하는특이체질인‘고래인간’이었던것.요나는“바다아래바다고래”인“하얀혹등고래와대화를나누고그가주는묵계를받아서”살아나간다.고래인간으로변신한후에는커진몸집과강해진힘으로고래들이“죽을힘을다해발버둥쳐도빠져나오지못하는그물”을“모조리끊어서구조하기도”한다.
요나의장난스러운웃음뒤에감춰진비밀을알게된주미는고래인간을추적하는이들을피해그가안전하게바다로돌아갈수있도록돕는다.평화로운바다를위해‘고래인간’만이할수있는일을하러떠나는요나를배웅하는주미.하지만그날이후주미는감당하기힘든일들을연이어겪게되고,사랑하는존재들마저위협받기에이르는데…….

작가는케이팝아이돌그룹공연에매료되어아이돌을주인공으로내세운소설을구상하게되었고,2019년혼불문학상예심통과작이었던자신의소설<스텔라>의후속편으로이작품을집필하게되었다고밝힌바있다.소설곳곳에노래가사와피아노선율,선곡목록등음악적요소가배치되어있는것역시작가가고교시절밴드활동을한이력과무관하지않을것이다.

바다의수호천사VS맹수본성을숨긴특이체질자?
‘고래인간’의실체를쫓는거대세력의음모와
미제살인사건을둘러싼미스터리,
그리고하나둘씩밝혀지는요나의과거

소설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제1부는‘주미’가화자가되어이야기를끌어간다.1부는주미의가족사와주미가사고를당하기까지의사정을담고있다.‘요나’의이야기는제2부부터본격적으로다뤄지며,요나의가족사와‘고래인간’에얽힌비밀이하나둘씩드러난다.어머니인‘최구희’가화자로등장하며,배가침몰되는사고를겪은그녀가열일곱에요나를임신하게된기이한사연과요나의성장과정이밝혀진다.또한고래인간으로변신한요나의모습과,요나가인간도고래도아닌‘고래인간’임을자각하고자신의사명을찾아나가는바닷속여정등이자세히그려진다.

“상괭이들이나를진짜좋아했어.(…)나한테는손이있다고,자기네들이그물에걸리면구해줄수있겠냬.다섯이서뭉쳐다녔는데친구둘이그물에걸려서죽었어.자기들은손이없어서그물을뗄수없었대.”/첫만남을추억하던요나의눈이말갛게젖었다./“이빨로그물을떼려다가주둥이를다쳤어.숨을쉬러물위로올라갔다가다시내려왔는데친구들이죽어있었대.”_본문211쪽

제3부에서는소설의분위기가급변한다.고래인간을추적하는세력들은포위망을좁혀오고,요나가먼바다로떠나있던사이미제살인사건의용의자로요나가지목되면서최구희가협박을당한다.이로인해주미와요나의가족들까지얽히게되고,요나는사랑하는이들을지키기위해그들앞에모습을드러낸다.일련의과정들이한편의영화를보는듯속도감있는전개를이어나가며,별개로느껴졌던사건들이하나로이어지고이야기는절정으로치닫는다.

요나는손이있어서범고래를죽일수있어.
범고래가다른고래들을죽이는것과비슷하게._355~56쪽

“파랗게빛나는고래인간의눈,그눈은바다의안온한빛을띠었다.”
거침없는스토리텔링,우아한상상력의향연

나는머리를무릎에대고웅크렸다.얼굴을감싸쥔두손에서눈물이샜다.그의침대에서잠을자고깨어난아침에,인간으로돌아온그가나를내려다보며웃음지었던얼굴이어른거렸다./가라앉았던그의목소리가느릿하게떠올라피아노의멜로디를만지며날아갔다.그의목소리가날개지느러미를한들거리는혹등고래를그려주었다.온화한그품이나를안고서눈부신바닷속을날아올랐다._271~272쪽

<검푸른고래요나>는독자들의상상력을자극하는장면들로가득하다.특히요나가혹등고래의모습으로변신하는장면과,“묵계를내리는새하얀혹등고래”와함께요나가‘바다아래바다’속세상을마주하는장면은놓치지말아야할부분중하나이다.다양한고래무리의특성과인간사회를비교한부분도소설의흥미로운지점이다.
작가는소설속‘고래인간’의외양과습성은‘혹등고래’의것을차용한것이라고밝힌바있다.혹등고래는,동종고래에게도공격성을보이는“바다의최상위포식자”인‘범고래’를물리쳐“위험에처한다른동물을보호”하는“생태계에서포식자를상대로싸움을거는유일한피식자”이기때문이다.
작품의무대가서울,군산,흑산도,위도,서해뿐아니라제주도에서괌까지,동해에서북극해,사할린까지광활하게아우르는것도이혹등고래와관련이있다.혹등고래는한반도바다에서식하는대표적인수염고래중하나였지만,일제의포경사업으로남획되어멸종된역사가있다.오늘날까지도불법포경과고래고기가불법유통되는현실이일제의잔재임을상기시키며,그릇된역사가아직까지도이어지고있음을넌지시꼬집는다.

‘고래인간’이라는판타지를다루고있지만,이처럼이작품은작금의문제를간과하지않는다.인간의이기심으로빚어진환경문제와기후위기뿐아니라,대중음악산업과인터넷마녀사냥문제,정보기관에서자행된불법사찰등우리사회의부조리함과불합리를예리하게짚어냄으로써독자들에게긴여운을남긴다.

200자원고지기준1,600매에달하는방대한분량임에도독자의예상을뛰어넘는사건과속도감있는전개,각각의고래들의습성과인간성에대한통찰,‘바다아래바다’라는깊은심연의세계를창조해낸상상력,흡인력있는문장은이소설만이줄수있는색다른재미임은분명하다.쏟아지는숏폼콘텐츠들사이에서이작품은장편소설만이줄수있는스토리텔링의묘미를독자들에게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