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월든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도시인의 월든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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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이 던지는
도시에서 자유를 시작하는 작은 질문들
“나는 더욱 굳건하게 내 멋대로 살아가기로 했다”
약 180년 전, 한 청년이 생활을 정리하고 숲속으로 떠났다. 그는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간소한 생활을 시작했다. 그 2년의 기록이 간디, 마틴 루서 킹이 사랑했을 분 아니라 법정 스님이 마지막까지 곁에 두었던 전 세계적 고전 『월든』으로 남았다. 하지만 소로는 생전부터 오늘날까지 괴짜, 그리고 위선자라고 비난받았다. 글과 삶이 종종 일치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을 숨기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숲속의 자본주의자’박혜윤은 오히려 그 특성에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월든』을 읽어야 할 이유를 찾는다. 그것은 모순적이고 부족한 그대로 변명하지 않고 나대로 살아나가는 삶의 태도였다. 쉬운 듯, 모호한 비유들로 수놓인 『월든』의 텍스트는 저자의 통찰을 거쳐 지금의 우리에게 절박한 지혜로 되살아난다. 소로와 저자의 삶의 탐사기들을 읽다보면 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지금의 내 삶 안에서 나의 ‘월든’을 시작할 출발점이 보인다.

★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추천사★

저자

박혜윤

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4년간동아일보기자로일했다.미국워싱턴대학교에서교육심리학박사학위를받은후가족과함께서울생활을정리하고미국시골에들어갔다.지금은시애틀에서한시간떨어진작은마을의오래된집에서두아이와남편과산다.실개천이흐르고나무가잘자라는넓은땅에서살지만농사는짓지않는다.도처에자라나는블랙베리와야생초를채취하고통밀을갈아빵을구우며막걸리누룩으로된장과간장을만들어먹는다.
정기적인임금노동에종사하지않으면서원하는만큼만일하고도생존할수있는지궁금해실험하듯시작한생활이이제7년째를맞았다.평범한일상이자작은실험이기도한삶의모습들을이메일에담아정기구독서비스를운영한다.

목차

프롤로그-이상한사람들을위한고전

1장내삶의저자가되는법
내삶의유일한저자
문명에반항하는확실한방법
삶을고양시키는시선
절대똑같을수없다
내가어떤사람인지아는한가지방법

2장감히쓸모없어질용기
말은멋있게하는데성격이이상해
적어도나의실험에의하면
용기아닌용기,복종아닌복종
누구나대답해야한다
비난을사랑하는법
삶의아마추어

3장지겨운인간들의이기적인사랑
인간이지겨워
그대로받아준다
선량한이기주의자
사랑하지않기때문에
나자신의무가치함을상상하기
떠나기위해사랑한다

4장죽음을기억하는기술
시도한다실패한다그렇게논다
죽음을기억하는하나의방법
하지만이번에는생각을더멀리까지밀고나갔다
안하겠다는야심
오두막의비용이알려주는것들

5장부족한그대로살아가는상상력
최고가아니어도되는즐거움
답없음의정답
복잡한세상을살아가는결론
어쩔수없는건아니다
미래를꿈꾸지않는사람
무엇에도헌신하지않는다

에필로그-이삶을권하지않는다

출판사 서평

180년전의고전에서읽어낸
현대인들을위한이상하고정확한위로

계속해서다시베스트셀러에오르며사랑받는고전『월든』.180년전에쓰인이책이여전히이토록많은사랑을받는이유는무엇일까.자연에대한깊은이해와사랑,문명에대한첨예한비판,평화주의.법정스님부터간디까지많은사람들이『월든』에서발견한가치들이다.8년째미국시골에서정기적인소득없이간소한삶을꾸려가고있는‘숲속의자본주의자’박혜윤은이책에서그와다른예상치못한이야기를찾아낸다.그것은삶의필연적인모순에대한인정을넘어선포용이다.소로는살아있을때부터지금까지사랑받는만큼이나비난받았다.그는요즘이었다면악플을잔뜩받았을만한일을많이했다.고독을강조하면서도자주친구들을찾아다녔고,막상만나서는입바른소리로갈등을일으키곤했다.자급자족의소중함과기쁨을노래하면서어머니에게빨래를맡긴것은오늘날까지조롱거리가되고있다.그러나소로는비난과야유를알면서도변명하지도,감추지도않았다.그에게그런일은하나도중요하지않았다.다만움직이는자신의마음을깊이관찰하며그흐름에발맞춰걸어나갔다.어떤관념에도얽매이지않고,변화하는자신의마음에가깝게살아내는것.그것이소로가발견한존재의법칙이었다.그래서마음이바뀌자비웃음당할것을알면서도그토록예찬했던숲에서의생활도가뿐하게떠났다.삶의새로운길을찾아서.그결과그는동시대인들에게기인으로여겨졌고사회적성공을거두지못했지만딱히세상과불화하지않았다.뜻대로살았기에,그값도담담히치렀다.박혜윤은이책에서특유의통찰력으로모호한비유들로수놓인『월든』의행간에서현대인들에게절박한지혜를불러낸다.

그렇게나는나의치명적인약점을끌어안기위해
『월든』을다시읽기시작했다

작가는대학생때『월든』을처음읽었다.그때그가느낀건기묘한위화감이었다.‘이아저씨,말은그럴듯하게하는데,앞뒤가안맞네.’그후그의삶은스무살무렵막연히그렸던것과달랐다.명문대를졸업해좋은직장에취직하고도미련없이그곳을떠났고,박사학위를받고도구직조차하지않았다.치열한경쟁끝에무언가를이루고나면더이상그것을즐길여력이없었다.스스로도설명하기어려웠던선택과우연들의끝에서그는시골로이사왔고,다시『월든』을만났다.박혜윤작가는마흔이넘어소로를읽으며그위화감의실체를알았다.소로는세상에쓸모있는존재가되려고노력하지않았던것이다.그는일관성없고모순된자신을전혀부끄러워하지않았고다만“인생의골수”를파먹기위해항시집중했던사람이었다.
저자는소로에게서자연에대한사랑이나반자본주의를배우는대신,순간에몰입하며살아가고삶의가능성앞에스스로를열어놓는태도를배우기로한다.어떻게사는것이맞는가하는고민을버리고마음이끌리는일은무엇이든시도하고,실패하면달리시도한다.그렇게삶을놀이로만드는법을익혔다.주변에서처치곤란으로나눠준멍들고울퉁불퉁한농산물을갖은방식으로먹어치우는것도,마구잡이로자란블랙베리의때마다다른맛을느껴보는것도,그누구도서로에게미루지않아도될만큼단순한살림을실험하고만드는것도그런놀이이며그시간은고스란히그의것이된다.하지만박혜윤작가는이삶이정답이라말하지않는다.지금살수있는삶하나일뿐이다.소로가월든호숫가를떠났듯,그또한다른길이열린다면그리로떠날것이다.

답이없다는것을받아들일때
마침내시작되는새로운자유

한국인들은언제나정답을원한다.아무리삶의길이다양해져도우리는여전히모범답안을고르기위해잔뜩긴장하고살아간다.그러나답없음의정답을받아들일때만보이는것이있다.인생의불안과혼돈을수용하고오히려그안에서자유를찾는저자의시선은정답에이르려고발버둥치는한결코발견하지못한풍경을보여준다.그는소로의글과자신의경험을통해일,관계,가족,생계,꿈,식사와집안일등우리삶을휘감는온갖영역을탐사한다.

자기마음안에펼쳐진유일무이한넒은땅을탐험하는길에나서는것은세상에불만을품는것과는다르다.오히려세상의요구에너그러워지게된다.소로의단순하고소박한삶은문명을거부하는것도,문명의이기를찬양하는것도아니었고단지자기자신이되어가는자유를누리기위해담담하게치른대가였다.
나또한내게주어진하나의삶이제멋대로펼쳐지는모습을직접보고또느끼고싶었다.내안의여러세계를탐험하고싶었다.설사그것이부족하고모순된것이라해도.나는소로만큼강인하지못하기에때때로불안하다.그러나그것또한‘나’라고받아들인다.그리고탐험을앞두고으레그러하듯,불안은설렘과함께온다.
-<이삶을권하지않는다>중에서

동의하든아니든,그의유쾌한시선을천천히따라가보는것만으로독자들은깨달을것이다.우리를허덕이게하고잠못이루게하던가치들의뿌리는지극히연약하다는것을.그리고삶에는부족하고모순된그대로즐겁고풍성해질여지가얼마든지있다는것을.그어디로도떠나지않고나만의월든을발견하게해줄작은질문들이솟기시작한다.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