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고 :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 박경리 유고 산문 (양장)

일본산고 :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에게 미래는 없다, 박경리 유고 산문 (양장)

$16.70
Description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입니다”
『토지』 이후 작가 박경리가 일본의 민낯을
뼛속까지 파헤친 또 하나의 일본론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유고 산문 『일본산고』가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일본산고』는 박경리가 『토지』를 완간한 이후 본격적인 일본론의 기획 아래 쓴 미발표 육필원고와 생전에 발표한 일본 관련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1926년생으로 식민지 체험 세대였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세대가 사라지면 이러한 글을 쓸 사람이 없으리라며 일본이 두 번 다시 입 못 떼도록 다음 세대를 위한 일본론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을 드러낸 바 있다.
2008년 그가 타계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이 책은 고인의 유족이 유품 정리 중 원고를 발견, 이후 문화평론가 이승윤 교수 등과 함께 갈무리해 출간될 수 있었다. 이승윤 교수는 『토지』가 소설로 쓴 일본론이라면 『일본산고』는 실제적인 현재진행형의 일본론이라고 소개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지식인 박경리가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 줏대 없는 식자들이 일본의 시각에 동조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뚜렷한 역사인식을 토대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쓴 『일본산고』는 우리 공동체가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가 남겨준 일종의 ‘일본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박경리

1926년10월28일(음력)경상남도통영에서태어났다.1945년진주고등여학교를졸업하였다.1950년황해도연안여자중학교교사로재직하였다.1955년에김동리의추천을받아단편「계산(計算)」과1956년단편「흑흑백백(黑黑白白)」을[현대문학]에발표함으로써문단에나왔다.1957년부터본격적으로문학활동을시작하여단편「전도(剪刀)」「불신시대(不信時代)」「벽지(僻地)」등을발표하고,...

목차

『일본산고』출간에부쳐|“일본인에겐예(禮)를차리지말라”

제1부일본산고
1.증오의근원
2.신국의허상I
3.신국의허상II
4.동경까마귀
5.출구가없는것
6.일본인들의오해,우리의착각

제2부“나는반일작가입니다”
1.진실의상자못여는일본
2.신들이사는나라
3.미(美)의관점
4.Q씨에게―신기루같은것일까
5.다시Q씨에게―망상의끝

제3부일본역사학자와의지상논쟁
한국인의‘통속민족주의’에실망합니다
―8·15에일본지식인이쓰는편지
일본인은한국인에게충고할자격이없다
―한국통속민족주의론에대한반론

부록생명력없는일본문화

출판사 서평

“일본인에게는예(禮)를차리지말라”
파괴적인문화를낳은일본체제와
과거를망각하는세태에대한통찰이담긴필독서

박경리에게일본은아픈기억이자굴레였으며,한편으로분석과극복의대상이기도했다.『토지』속에등장하는무수한인물들의부침과민족담론의양상,일본의식민지배전략과한일문화비교론,지식인들의숱한논쟁은바로그결과물이다.

2013년『일본산고』가처음출간되었을때,“나는철두철미반일작가다”라는자기소개와함께일본과일본인,일본문화에대한수위높은비판들이담긴내용에한국사회에는뜨거운반향이일어났다.일각에서는해방된지수십년이흐른지금에작가의반일주장을조심스럽게바라보는반응도있었지만,그의매서운경고처럼일본의역사왜곡과몰지각한국내인사들이이에동조하는현상이심화되면서작가의발언은오늘에더욱주목받고있다.

이책에서작가는일본역사서『고사기』와『일본서기』등을분석적으로비판하고해체해신국(神國)이라는허상에사로잡혀본과틀이없어진일본의실체를파헤치고,한국문화와역사에대해그들이내세우는주장의허구성과논리적비약,왜곡에조목조목반박한다.그가일본을향해남기는발언은날카롭지만,그핵심을들여다보면단순히일본비판과한일두나라의이해와갈등에국한되는것이아니라인간에대한예의,생명에대한존중과같은인류보편의가치에닿아있음을확인할수있다.

#박경리15주기추모기획
#다산책방의<박경리컬렉션>세번째권출간

다산책방에서는박경리의타계15주기를맞은올해에한국사회와문학의중추를관통하는그의방대한작품들을한데모아새롭게출간한다.소설,산문,시집들을아우르는이번기획에는오랫동안유실되었던미발표작품도포함되어있다.지난4월창작동화『돌아온고양이』를17년만에복간한것을시작으로,작가를대중에게각인시킨장편소설『김약국의딸들』을출간했으며,다가오는6월에는기념비적대표작『토지』(전20권)를새시대의감각에맞춰선보일예정이다.

박경리컬렉션의세번째출간작이자10년만에개정된『일본산고』는작가의육필원고를옮기는과정에서발생했던이전판본의오류들을바로잡았고,세월이흐르며낯설어진표현들에는보충설명을달았다.현대의독자들이편하게읽을수있도록다듬으면서도작가의고유한표현과방언,시대를드러내는단어들은그대로두어작가의목소리를오롯이전하고자했다.

책속에서

요즘젊은세대는일제와우리의내력을관념적으로받아들이고있다.경험자로부터전달되는간접경험은그런만큼관념적일수밖에없을것이다.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일본에게일방적으로우리가당해왔다는것,따라서우리의원한도일방적일수밖에없고의식깊은곳에물려있는증오의가시는여간하여뽑아내기어렵다는,이것이세대를불문하고우리들공통된감정이며인식이다.한데나는언제부터인지그들도마찬가지로우리에게원한을품고있는것을느끼기시작했다.
---p.16

본과틀이없는나라,그들의정치이념은창조의활력이위축된민족을만들었던것이다.오늘이라고다를것이없다.날조된역사교과서는여전히피해받은국가에서논란의대상이되어있고고래심줄같은몰염치는그것을시정하지않은채뻗치고있는것이다.가는시냇물처럼이어져온일본의맑은줄기,선병질적이리만큼맑은양심의인사(人士),학자들이소리를내어보지만날이갈수록작아지는목소리,반대로높아져가고있는우익의고함은우리의근심이며공포다.일본의장래를위해서도비극이다.아닌것을그렇다하고분명한것을아니라하는것처럼무서운것은없다.그무서운것이차츰부풀어거대해질때우리가,인류가,누구보다일본인자신이환란을겪게될것이다.
---pp.26~27

나는내자신을소개하기를“철두철미반일(反日)작가다.”두사람은약간놀라는것같았다.왜충격을받을까?전에도그런얘기는했었고일본인들은가만히듣는것같았다.그러나깨달았다.세월이많이흘렀다는것을.반일을당연하다고본그들은이제당연하지않은것으로느끼게된것이다.그들과나는꽤오랜시간얘기를했다.남경(南京,난징)학살사건에관한말이나왔을때그들의안색은변했고실은겁이많은것이일본사람아니냐했을때는당혹하는것같았다.
---p.58

일본전설에우라시마라는어부얘기가있다.용궁에서옥함하나를얻어고향으로돌아오는데고향에는모두낯선사람뿐이요,외로워진그는열지말라는당부를어기고바닷가에서옥함을여는순간백발이되었다는내용이다.백발은정확한시간의표상이다.그러나일본은옥함을여는것을두려워하는데열어야한다.백발이되고다시태어나는것이야말로영원한질서이며진실이기때문이다.
---p.69

후일일본론을쓸생각입니다마는너무나학생들은일본을모르고있는것이안타까웠고사회자체도일본의정체에무관심하며또는일본을모범으로생각하는부류의확대되는양상을보며걱정을한나머지나로서는이나마도성급하게엉성하나마말하지않을수가없었습니다.물론학생들이일본을모른다는것이학생들의잘못은아닙니다마는마지막꼭해두고싶은말은결코일본을모델로삼지말라는것입니다.
---p.95

그는말했다.그시절이좋았다고,그시절의민족정신은고귀하고긴장되고아름다웠다고.한데지금은뭐냐,그렇게그는말하고있다.우리스스로도그시절의비극을가슴아프게아름다운것으로회상한다.그러나그시절을그리워하고돌아가고싶은것은“천만의말씀!”그시절로돌아가지않기위해우리는현재반일(反日)하는것이며,역사의전철을밟지않기위해반일하는것이며,다나카씨같은일본인이있기때문에반일하는것이다.
---p.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