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뿔 (김준태 시집)

달팽이 뿔 (김준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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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준태 시집 [달팽이 뿔]. 이번 시집의 시들은 저자가 이룬 혁명적 시인의 자리를 스스로 박차고 내려와 한없이 낮은 자리에서 시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시들은 이 세상에서 패배자로 낙인찍혀 버려졌거나 그 힘이 약한 것들과 사람들을 향하고 있다.
저자

김준태

저자김준태는1948년해남출생,『전남일보』ㆍ『전남매일』신춘문예시당선,월간『시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해시집『참깨를털면서』『나는하느님을보았다』『국밥과희망』『불이냐꽃이냐』『칼과흙』『통일을꿈꾸는슬픈色酒歌』『꽃이,이제지상과하늘을』『지평선에서서』『형제』『밭詩』등이있다.1995년『문예중앙』에중편소설「오르페우스는죽지않았다」를선보인이후100여편의액자소설을발표했다.산문집『시인은독수리처럼』,문명비평집『21세기말과지역문화』,번역서『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팀오브라이언),기행집『세계문학의거장을만나다』,통일시에해설을붙인『백두산아훨훨날아라』등이있다.현재조선대문예창작과초빙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달팽이뿔
쌍둥이할아버지의노래
북한강에서
하늘에젖을물려준어머니의말씀버리면
천지간에너아닌것은없다
돌탑
자정을넘어서쓴시
노래물거미
60년성사(聖事)
향기
발효시(醱酵詩)
다시라기
임진강
체옹에크
탄허스님
단테의지옥에서
청천강
밟으면안돼,꽃이아파!

제2부

시
배를띄우며
한탄강에서
봄,연가
그길
사람생명
황혼에서서
노마드(nomad)의달
노을
아바이시인
반레
바람의노래
진주남강대나무
법문(法文)
충청도가는길
문일주아기묘비명
내죽으면너븐숭이에
시인들을위한묘비명

제3부

고향
첫인사
수련
술두잔
눈이내리네
산마루
남포소년
대동강
아리랑
노래청천강
룡산리밭이랑에
판문점

제4부

호랑이도사람등에업고
백두,장군봉에올라
정지상풍으로
서산대사
오영재시인
기러기날아오는가을엔
고구려
모란봉
동명성왕
물싸리꽃
바다제비

제5부

은하(銀河)를보며
자금초(紫金草)
시인
이타미공항(伊丹空港)
사람몸향기에밀려
호치민묘소에서
사마르칸트의빵
느티나무아래서
작가이문구
이어도를본사람은죽는다
묘향산,보현사향나무한테서한수배우다
백두여,빛나는눈동자여
월미도에서사라진소년이

해설유약(柔弱)의시학-강형철

출판사 서평

김준태시인의새시집『달팽이뿔』이《푸른사상시선46》으로출간되었습니다.저자는대지위에우뚝서서이세계의총체적진실을언어로형상화하는대시인의모습을보여주며그의시에화두는사람생명존중과하나됨의세상을열망하고있습니다.

시세계

이번시집의시들은그가이룬혁명적시인의자리를스스로박차고내려와한없이낮은자리에서시를이루어나가고있다.그리고시들은이세상에서패배자로낙인찍혀버려졌거나그힘이약한것들과사람들을향하고있다.그런점에서그의시학을유약의시학이라한것은엄밀하게말하면유약한것들을향한시학이라해야마땅할것이다.
그러나이글에서유약의시학이라이름한것은그힘없고버려진것들을노래하고그들의의미를복원시키기위해서는그자신또한한없이부드럽고약한것이되지않으면안되는것임을알고그스스로하방하여한없이유약한것들의벗이되어있기때문이다.서둘러말하면그유약의시학이야말로진정힘을지닌,그리하여마침내이세상의강건하고완강한거짓과불의를이기는방법론적전략이라는생각이다.
이제시인의시가어떻게그아래의자리를찾아하나가되어가는지살펴보기로하자.그는광주의죽음이어떻게이세상의빛이되어가는지를그러나똑같은비중으로그죽음의의미가소멸되고마모되어가는지실감한증인이다.바로그런이유로광주에서의죽음이다시는일어나지않고새로운세상즉생명세상과통일세상을이룩하여나갈길을모색해왔고또모색해나갈것이라생각된다.
이를위해그는광주의진정한의미를다시묻고새로이세워나가고자한다.그러한행보의첫번째작업은우리역사전체를향해시도된다.우리역사에서대규모로자행된민중의죽음,혹은비극이어떻게일어났고그근원적이유는무엇인가를천착하는일이다.
그리고그가가장먼저착목하는것은최근의우리현대사다.거기에서그는대규모의죽음이발생한근원적이유가어디에있는가를묻는다.거기서닿은것이분단에기초한이데올로기의폐해이다.얼마나많은사람들이이데올로기의공작속에희생되어갔던가.시인은직접말한다.

사람생명은

모든
이데올로기에
앞서는

모든
이데올로기
위에놓이는

절대적
영원한상위개념!

-「사람생명」부분

굳이시로말하지않아도되는이야기를시라는형식으로또박또박말하고있는이유는무엇일까?사람의생명이야말로영원한절대적상위개념이며어떤이데올로기보다더근원적인자리에위치한것인데그기본적인원칙이지켜지지않고그것이사람의생명을앗아가는거대한사회폭력으로,나아가서는국가폭력으로탈바꿈하며수없이많은사람들을죽음으로몰아가고있고또그래왔다는점을다시한번더분명하게각인시키기위한것으로보인다.그의시에서제주도4ㆍ3항쟁이튀어나오고6ㆍ25한국전쟁과밀양대전거창등지의보도연맹사건등이출현하는것은바로그이유때문이다.

아흐-
어머니등에업혀
할머니등에업혀총살당한

죽음이뭔지도모르고죽은
1949년1월17일한라산의아기들!

엄마의젖꼭지를물자마자
응아응아저버린한라산의별꽃들!

-「나죽으면너븐숭이에」부분

1948년6월11일경남거창군신원면태생인문일주아기
1951년2월11일719명집단학살때어미와총맞아죽다
2005년6월25일감악산넘어간1948년7월10일생김준태
지금도세살인‘문일주아기묘’에무릎꿇고술을따르며
내스물아홉스물여덟두아들아범이지만친구만난듯
무덤빙빙돌며박산골학살터에흰밥뿌리며노래부른다
“일주,내친구야!동갑내기나의친구야!내가대신하여
아들뒀으니너의자손도퍼뜨려너의혼백달래주리라
해와달도둥그런통일조국에너의자손뛰놀게하리라“

-「문일주아기묘비명」전문

해방이후우리민족의역사에서이데올로기이름으로자행된국가폭력의대표적사례인제주4ㆍ3항쟁과보도연맹사건,6ㆍ25한국전쟁의현장을찾아희생되지않았다면자신과같은나이의보통사람이되었을죽음을애도하며바친시는김준태시인이그죽음을역사속의한사건으로박제화시키지않고자신의삶과일치시키고굳건하게그죽음과연대하는모습을보여준다고하겠다.
이것은그의시가다시새로운자리를찾아나서는구체적인사례라고할것인데그의시적하방은이사례에서멈추지않는다.충남보령에서자신의아버지와형들을잃은소설가이문구의삶을노래한시「작가이문구」나분단의비극으로고향을눈앞에두고도가지못하는소설가황석영의비애를말하고있는「고향」,동일한시각에서월북한시인의비애를말하고있는시「오영재시인」등으로끝없이변주되고있다.
또한시인의시선과현장찾기는우리나라의역사에그치지않는다.그의시선이닿아가는두번째영역은우리와비슷한역사적비극을체험한세계전체를향한다.특히그체험적죽음이유사한아시아제국을향한답사는그가진정으로찾아이루고싶은죽음을온전히극복한새세상임을보여준다.
김준태시인의시는여전히그의등단작품「참깨를털면서」에서조태일시인이평한것처럼동물적순발력과야생성을지닌채우리의현실앞에확실하게존재하며우리를매번새롭게깨우쳐주고있다는점이다.
표제작이된「달팽이뿔」이란작품이그생생한예다.

누군가를받아치기위해서
머리꼭대기에솟아있는것은
아니리나무숲,우리의갈길을
찾기위해두리번두리번거리는
달팽이뿔,오고은살안테나!

-「달팽이뿔」전문

달팽이의눈과더듬이역할을하는연한촉수를시인은단호하게명명한다.그것은뿔이라고.뿔이라니!그러나시인의그명명을우리가받아들이는순간달팽이에게는그어떤동물의뿔보다더단단한뿔이생긴다.그러나우리가진짜뿔이라고생각이고정될까봐시인은다시덧붙인다.그것은살의안테나라고.
그러고보면김준태시인의시전체가뿔이라는생각도들고동시에그뿔은눈물과사랑이가득한인간김준태의아름다운사랑의뿔이며동시에고심참담한마음이변화한것이라는생각도든다.
-강형철(시인,숭의여대교수)해설중에서

추천의말

김준태시인의시는부드러우면서도강하다.이것은그의살아가는모습이한없이유연하고너그러우면서도눈앞을막아서는불의에대해서는가차없이비판하고저항하는모습을보아왔기때문이다.이런김준태를처음만난것이언제였을까?아마그의첫시집『참깨를털면서』가창비사에서나온1977년초가을인것같은데,이때지방에서올라온김준태를종로에서만나자마자우리는곧근처에있는찻집으로들어가서인사를나누고회포를푼생각이난다.그와나와의우정은그때부터시작되었다.김준태는광주에서고등학교선생으로있었는데,우리가만난지3년만에일어난5ㆍ18광주항쟁때결연히붓을잡고그무지막지한군부세력의폭압에맞서「아아광주여우리나라의십자가여!」란저항시를신문에발표했다.그것이이나라의민중들을일으켜세우는도화선의하나가되었다.그불꽃은지금도자유와민주주의를수호하려는사람들의가슴속에살아있다.김준태는결국그시를발표한탓에군사정권의탄압으로학교에서쫓겨나지금은5월항쟁의진원지인광주에살면서글을쓰고있다.그러나김준태의시를읽는감동은이런저항시에만있는것이아니다.그가나라밖의여러곳을다니며만난시인들과주고받은시도있고,2001년8월평양에서열린6ㆍ15선언1주년기념축전때남북의작가들이모인자리에서낭독한「백두여,통일의빛나는눈동자여!」란시도있다.김준태는책상앞에앉아시만쓰는시인이아니다.이나라의남북은물론세계각지를다니며시를쓰는행동하는시인이다.이제칠십을바라보는시인이뒤늦게얻은쌍둥이손자를바라보며“한놈을업어주니또한놈이/자기도업어주라고운다/그래,에라모르겠다!/두놈을같이업어주니/두놈이같이기분좋아라웃는다/남과북도그랬으면좋겠다.”라는「쌍둥이할아버지의노래」도예사로보아넘길시가아니다.시인의바람처럼큰기쁨이있기를빈다.
-민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