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구문론 (이종섶 시집)

바람의 구문론 (이종섶 시집)

$8.69
Description
이종섶의 시들은 제재들에 시인의 독특한 의식을 투영하여 낯설고 강렬한 충격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음미할수록 새롭고도 확실한 이미지가 그려지고,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된다. 표제작인 「바람의 구문론」은 형용사가 되어 꾸며줄 수 있고 동사가 되어 움직여줄 수 있고 접속사가 되어 이어줄 수는 있지만 대상 그 자체가 되지는 못하므로 명사는 아닌 바람을 노래했다. 이 외에도 시집에는 화장터, 노래방, 게장, 소나무, 손톱, 커피믹스 같은 우리 주위의 소재들을 섬세하게 다듬어 이미지화하면서 그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시들이 실려 있다.
저자

이종섶

저자이종섶은경남하동에서태어났다.2008년『대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수주문학상,시흥문학상,민들레예술문학상,낙동강세계평화문학대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물결무늬손뼈화석』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무명시인/나비의속도에관한명상/바람의구문론/울음비빔밥전문점/사과/팔자를고치다/가로수가사는법2/꼬리에대한가설/내의뒤집어입기/첼리스트거미/천둥소리/버려진드럼통/아쿠아월드/입맛/나무젓가락

제2부
날지못하는짐승은날개를먹지못한다/벼랑주식회사/빙어/성노래방/정치학개론/엘리베이터/바코드/코르셋/게장/미혼모를위한변명/애완남길들이기/의자고문/겨울옷장/시대와말걸기,혹은불화하기

제3부
4월/우주를연주하다/구름떡쑥/검멀레동굴/노산/은행나무학교/민달팽이/배추흰나비/소나무평전/야생을사육하다/물위에쓰는편지/꽃의무게/밥상/풀잠자리/숲의콘서트

제4부
똑같이며칠을사는데도/잡초/레몬버베나/퇴비젓/톱을깎다/때를밀다/눈물씨앗/연민을키우다/자반고등어한손2/갈비/향나무탁본/노면을읽다/틀니/내장탕한잔/낙엽냉국

해설:질료와형상의발견과시적지평―이재복

출판사 서평

작품해설
이종섶의시가드러내는세계는조화나화해보다는부조화와불화가지배적이다.이것은시적대상을향하는시인의의식의어두움과도통한다.시인의의식이향하는곳에는사물이나세계의그림자나그늘이깃들어있다.시인의의식의어두움과그것의투사는세계의어느한면만을드러내지않으려는시인의의지가반영된것으로볼수있다.만일시인이어느한면만을지나치게드러내려다보면그세계의이면에존재하는또다른면곧그림자와그늘은제대로볼수없을것이다.어느한면이아니라다른면이동시에드러나면세계의모순이라든가부조리는물론반어와역설같은수사의차원까지탈은폐전략의범주안으로들어오게된다.
반어와역설은눈에보이는차원만을주시할때는잘드러나지않는다.그것은눈에보이는차원이면곧눈에보이지않는차원을주시하려는태도를보일때드러난다.시인은이눈에보이지않는차원에대해일정한자의식을지니고있어야한다.가령사람들이‘코르셋’을보면서‘잘다듬어진몸매만바라보며찬사를늘어놓’을때에시인은그이면에은폐되어있는‘사슬이남긴흉터자국’(「코르셋」)에대해말할수있어야한다.눈에보이는잘다듬어진몸과눈에보이지않는흉터자국이말해주는것은세계혹은존재자체의모순과부조리이며,이불화가반어와역설같은시적원리를낳는다는사실이다.코르셋의이면이은폐하고있는흉터자국을주시하고그것의의미를발견하려는태도를지닌시인에게세계나존재는단선적으로보이지않을뿐만아니라쉬운화해의대상이나나이브한대상으로보이지않을것이다.코르셋이은폐하고있는상처를어떻게들추어내고그것을어떤식으로세계나존재내에서화해시켜나갈것이냐의문제는시인이감당해야할중요한몫이라고할수있다.
시적질료가일종의에너지같다면형상은그것이구체적인형이나상으로드러난것을말한다.시공간의교차가생산해낸불안정한에너지가차츰어떤형이나상을지니게되고,우리는그것을혼돈속에서질서를찾듯이처음에는낯설지만어떤구체적인이미지로그것을체험하게된다.천둥소리로부터시작된시인의의식이바다,갈매기,물고기같은시적대상을만나질료와형상을갖추어가면서한편의시를완성해간다는것은눈에보이는차원이면에은폐된미적질서를들추어내는과정과다른것이아니다.시인의시쓰기의과정이이러한방식으로이루어질때새롭고낯선형식의시가탄생하는것이다.시인의자의식이여기를겨냥하지않으면미적긴장은성립될수없다.시인은이시에서처럼천둥소리를듣고그것을지각의장으로투사하여개념화되거나도구화된의식에물들지않은낯선영역을발견하려는태도를견지해야한다.이것이온전히이루어져야상투화되고낡은상상과표현으로인한시의도태현상은발생하지않을것이다.
―이재복(문학평론가·한양대교수)의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