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레미콘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조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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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원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슬픈 레미콘』. 자기를 성실하게 표현하면서 사물과 진지하게 대면하기 위해 시인은 자아를 투사하고 사물의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으로 감각적인 은유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독자는 이 시집에서 존재의 조건을 비애로 인식하면서도 그 슬픔을 딛고 생성하려는 의지를 표출하는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조원

저자조원은1968년경상남도창녕에서태어나미술대학서양학과를졸업했다.2009년『부산일보』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현재‘잡어’동인,부산시울림시낭송회,부산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기타가버려진골목/씨앗약국/포도가족사/타히나스펙타빌리스/콩벌레지나가신다/해바라기와로또/꽃의입관식/엘리베이터/고부조전면여인상/팔광보름달/밀림속피아노/새들의이입/판화에대한상식/B104호/방충망을열어줄까/껌,나비

제2부
벌,돌아오다/담쟁이넝쿨/봄의반사광/반달/박하와나프탈렌/태양은노른자가되고싶다/원룸/수족관수마트라/밤마다카톡/분홍빛허그/주춤하는사이/키스의키스/프로타주/찰칵/거리가맺은열매/나의일곱번째오빠

제3부
뱀들에게/계란의법칙/화술/금기/사후계약서/학교/깜박거린다/물방울/검은방/고양이/소파혹은고래/두개의입술/당신의윤회설/소스테누토페달/단도를지닌여자/벌레의시공법

제4부
슬픈레미콘/역(逆)으로달리는기차/거룩한빗자루/그의자기력/거대한무기/뻐끔뻐끔아가미/동업자/붉은울타리/비밀의방/탄산수/전봇대를키우다/새들의영토/벌집우편함/바다정육점/발목들/뷔페의뒤편

작품해설:야성과청명을향한시적의지―구모룡

출판사 서평

■작품세계
조원의시에서서정적화해(和諧)는주된지향이아니다.세계와자아에대한불화를서둘러지우거나성급하게넘어서려하지않는다.성실하게자기를표현하면서사물과진지하게대면하려한다.이러한과정에서은유는자아를투사하고사물의진실에다가가는방법으로쓰인다.그어떤동일성을구하기보다상실과단절,고갈과불모가만연한삶의풍경을드러내려한다.물론조원의시에서조화로운서정의장면이없는것은아니다.가령「콩벌레지나가신다」,「꽃의입관식」,「담쟁이넝쿨」,「두개의입술」등을들수있다.콩벌레의행보(「콩벌레지나가신다」)나말라가는꽃의모습(「꽃의입관식」)은주위의여러사물들과어울려조화롭다.담쟁이넝쿨도이와같아서엮이고엉키면서벽을타고오르는양태가,“한참을휘감다돌아설그때도곁에있을당신”(「담쟁이넝쿨」에서)이라는마지막구절이말하듯이,화자의공감을자아낸다.모두자연현상이며이에대한시적화자의개입은의인화를통한동조의위치에머문다.

조원이시적대상인사물에다가가는방식은은유와투사(projection)그리고대화적방법이라할수있다.은유를통하여시인은자기표현을확장한다.자아의감각과느낌을다른사물에기대어전의함으로써외부로나아가는시적형태를구현하는것이다.여기서시인은시적대상을자아를싣는도구로한정하지않는다.다시말해서자아의동일성으로환원하는은유를반복하지않는다.앞서말한의인화도그러하지만,자아를사물에투사하는방식이나사물과대화의관계를형성하려는노력은,자기표현을통하여자기를극복하려는의지의실현이다.

때로유기체들이직선의꼭짓점을만들기도하지.허공에정착하려면일정한속도로회전하는기술부터습득해야한다.모래속에감춰진눈물이뻑뻑한고체로자랄수있게위태한모션안에서수평을잡는다.애초불안(不安)과부동(浮動)이한몸인것처럼소년의회전방식도어느한지점에멈출것이다.사물과사물의결합재로시공될푸른아킬레스건,타원의결함을직사각이보완하듯소년은자라면서한장의벽돌로압축된다.
―「슬픈레미콘」전문

시집의표제시인「슬픈레미콘」은시적역설을담고있다.시속의주인공인“소년”의운명은어찌될까?서커스단원으로슬픈곡예를반복할까?한장의압축된“벽돌”이된다는것은또한어떤의미일까?“사물과사물의결합재로시공될푸른아킬레스건”이라는역설을어떻게해석할것인가?조원의시는한편으로존재의조건을비애로인식하는구체성을담보하면서다른한편으로그슬픔을딛고생성하는의지를표출하려는열정으로요동한다.마치이시에등장하는“소년”처럼현실의모순을껴안고단단한시적언어를부화하려하는것이다.그충일한과정을주목하지않을수없다.무엇보다시적언어가구체적인것을높이사야할것이다.이미제시한지향들을더높은성취로이끄는것은이제모두시인의몫이다.(시집해설중에서)
―구모룡(문학평론가ㆍ한국해양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