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놓치다 (정일관 시집)

너를 놓치다 (정일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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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정일관 시인이 16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시집 『너를 놓치다』가 [푸른사상 시선 76]으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시인이 시를 떠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와 함께 걸어왔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시편들이 실려 있다. 자연과 생명을 중시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 기꺼이 참여하고자 하는 모습이 여실하다.
저자

정일관

저자정일관은1961년부산송도바닷가에서태어났으며동아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였다.1988년3인시집『새를키울수없는집』을출간하였다.1997년우리나라최초의대안학교인전남영광의영산성지고등학교에서대안교육의텃밭을일구는데함께했고,2001년시집『느티나무그늘아래로』를출간하였다.현재경남합천적중면황정리너른들판과원경고등학교에서근무하고있다.한국작가회의회원이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목련/산책/해봐라,사랑/해바라기/등/이면의기다림/팔만대장경/너를놓치다/먼곳/사이/깜짝놀라게하는/가시나무 /금방져버릴

제2부
경례/덜컹거리는/마늘을심으며/어제내린비/도토리/다행이다/그냥/곱빼기/독립기념관에서/처서무렵/편안한눈물/바닥

제3부
길에서길이/락,즐거운/모과/검은가지/우주의전화/아픈거야/박새와거울/물길/밭벼/위대한비/노을/풀/시들다

제4부
꿈/가자/싸락눈오는밤/저녁/미장원에서/고양이울음소리/그날밤/감물염색/제적등본/아버지1/아버지2/봄날의지구/빈들/곶감

제5부
오래된시1/오래된시2/오래된시3/오래된시4/오래된시5/오래된시6/오래된시7

작품해설:자연을경배하는은유자의산책―나민애

출판사 서평

■작품세계
『너를놓치다』는정일관시인이16년만에선보인시집이자삶의태도를여실히드러내고있는,생애보고서적인시집이라고볼수있다.그가지닌삶의자세이자시적인자세를이해하기위해서는우선시집의제목,특히‘너’라는말이지닌의미를알아야한다.이‘너’야말로시집을독해할열쇠이며시인의생과시의수원지이기때문이다.결론부터말하자면정일관시인의‘너’란한용운에게있어서‘기룬님’과유사한심급에있는것으로서,우리는‘시인의말’을통해그구체적의미를유추해볼수있다.
시인은“세월이가면보이지않던것들과보이던것들이문득자리를바꾼다.”(「시인의말」)고적어놓았다.이문장에적힌,‘보이지않던것들’이야말로시인이말하는‘너’에해당한다.예전에는보이던것들,즉가시적으로중요하게다루어져왔던대상들로인해보이지않던것들인‘너’를놓쳐왔다.그러나이제시인은보이던것들을기꺼이놓치고자한다.대신에그는잃어버렸던‘보이지않던것들’을시집을통해담아내고자시도한다.많은이들에게주목받지는않았지만보이지않던것들이야말로시인에게는가장소중하다.그것은살아있는것이며살게하는것이기도하다.시인의말을빌리자면,보이지않던것들이야말로“내심장뛰게하는것들,살아있는것들”이다.
이것은지적인세계에속한것이아니라자연적이며생래적인세계에속한것들이다.그것들은원래부터있었으며지금까지있어온것이기도하다.자연적대상들은애초부터시인의근원과터전에이미깃들어있었으나속세의가치관으로인해그중요성을인정받지못해왔다.존재하는모든것이세계관의일부로받아들여지는것은아니다.사람이인지하고가치를두어야비로소그대상이한사람의인생안으로들어올수있는것이다.정일관시인에게도마찬가지여서그가진가를알아보면서부터자연대상들은비로소새롭게‘발견’될수있었다.이렇듯자연과생명을중시하고본래적생태계의일원으로기꺼이참여하고자하는인간의초상을,이시집은추구하고있는것이다.
시집읽기는여행이라든가걷기에비유할수있다.시집의첫장에서부터끝장에이르기까지독자는많은것들을경험하고만나게된다.이시집도그러했다.책장사이에서간간히산과숲의냄새를맡았고,흙의조용한부산함도들었고,시인의삶과땀도보았다.그여러작품들중에서도특히이작품에서는더오래머무를수밖에없었다.과연이시인이2001년이후침묵한시인이맞는지다시금약력을들춰보게끔만들었다.
우선,목련이무너져내린다든가떨어진다든가이런표현은할수있지만어떻게“애도쓰지않고그만무너져내”린다고말할수있을까그건강한허무함에놀랐다.한껏잘피어있었고그러다가불행히도지고말았다고생각할수있지만어떻게“이제는힘내지마시길”빌수있을까.마치오래아프다천천히저물어가는,어머니에게건네는작별인사같다.이시인은죽음이라든가사람을떠나보내는경험을깊이새긴것임에틀림이없다.그흔적은마지막부분에서도느껴진다.“예쁘게보이지않을때/바람이불어와도안심하겠지”라는구절은죽어가는한존재에대한세심한배려와다정한시선이없이는불가능하다.이구절에서그는아마도자신의죽음,자연이라는큰생명계의일원으로생겨나조금씩노화되고있는자신의죽음까지도생각하고있었을것이다.그런데그이별이나죽임이라는것이마냥비극적으로만,또는안타깝게만그려지는것이아니라몹시시원섭섭하고자연스러운일로그려져있다.
이또한자연에스스로를은유하고,스스로를자연에은유한결과인것으로보인다.정일관시인에게있어세상은모두스승이고자연모두가벗이며부모이다.이세계안에서항심을지키고사는자의내면은밝고자연스러우며환할것이다.그리고그의시또한그러할것이다.
―나민애(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