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진심입니다 (심아진 장편소설)

어쩌면, 진심입니다 (심아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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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순간도 진심 아닌 적이 없었던 자가 벌이는 한판의 씨름 같은 인생
심아진 장편소설 『어쩌면, 진심입니다』가 [푸른사상 소설선 13]으로 출간되었다.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살아간 한 인물의 종잡을 수 없는 인생이 그의 ‘진심’과 ‘작가’가 벌이는 한판의 씨름으로 펼쳐진다. 독자 역시 ‘진심’ 또는 ‘진실’과의 숨가쁜 씨름을 하게 된다.
저자

심아진

저자심아진은경남창원에서태어나『21세기문학』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에『숨을쉬다』『그만,뛰어내리다』『여우』가있고,그외에『그길,나를곁눈질하다』『내이야기어떻게쓸까?』『나를안다고하지마세요』『거짓말삽니다』등을펴냈다.

목차

책머리에
서장

1부 매사에진심인자가세상을사랑한방식
하필,수상무대입니다/ 마음과내장이뒤바뀌든심장과내장이뒤바뀌든/ 주생전/집권여당사무국장으로서갖추어야할덕목/내가너를불렀노라,너는내것이라/광대무변한세상을상대로노는무변광대한방법

2부 무덤언저리에서포대기언저리까지
무덤언저리의다르고또같은이야기/이결혼에반대합니다만/나만을사랑했다,진심으로/전설이되다/대결/진심으로세상을대하다

3부 진심이라는너른평원
어쩌면,진심이아닐수없었을뿐이다/나는그일을알지못하였노라/출세가도/대변을찍어먹고도살아남아야한다/개자식의진심

4부 길
꿈길/꿈이아닌길/길이가다/무너진길/우회로/신의길/남겨진자의길/막다른길

작품해설:그러니,진심_전소영

출판사 서평

이희락이라는독특한인물이있다.아무생각없이사는것같기도하고,실은용의주도한것같기도하고,때로는순진하고때로는교활하고,때로는배려심넘치고때로는지독히이기적이고,그러면서단한순간도진심이아닌적이없었다고주장하는사람이다.거짓말보태서15대1로싸워건달들을제압했다는전설적인학창시절이있고,집권여당의도당사무국장으로잘나가던화려한한때가있는가하면,빚에허덕이면서연수원을꾸려가는시절이있다.나만이그를이해하고사랑하는연인이었다고주장하는여러명의여자들이있는반면,그이름만으로도치를떠는아내와아버지에대한애증으로고통스러워하는아들이있다.
심아진장편소설『어쩌면,진심입니다』는이독특한주인공의삶을독특한서사로엮어간다.‘작가’와‘이희락의진심’이벌이는한판의씨름,그리고참지못해끼어드는주변인물들의증언이한바탕의연극처럼,마당놀이처럼펼쳐진다.이희락의인생역정은과거와현재를마구넘나들고,소설을이끌어가는화자는제멋대로바뀐다.서로들자기주장을역설하고싶어서마이크를빼앗으려덤비는형국이다.
화두로삼은‘진심’에대해서도그서사만큼이나복잡하고다양한생각이나올법한소설이다.맹목적인사랑과출구없는욕망에대해서도생각이많아질수있는소설이다.겉으로드러나는현상과그이면에숨겨진진실이다르고,내가진심이라믿고있는바와남이파악하는진상이다르기에.인간이그렇게모순적인존재이고인간이살아가는세상이그렇게불합리한세상이기에.

[책속으로추가]
이따금씩시선에담는것만으로도마음을데는단어들이있다.그것이지닌깊이와너비를충분히알면서도어쩐지지루하다거나낯간지럽다여기게되는.그럴때의심해보아야하는것은단어자체가아니라세계의기척과마음의기색일것이다.이를테면‘진심’같은말이돌출되어쓰일때모종의불편함이느껴졌다면차라리,혹독한거짓의말들로점철되어도통진심이라고는없어보이는이즈음의세계나그안에서피로를견디다허름해진저마다의마음을들여다보아야한다.이때의‘진심’은기꺼이세계와마음의애틋한거울이되어준다.어렵고단단한그단어를간절하게붙든소설에진입하려이야기를꺼냈다.『어쩌면,진심입니다』의일이그와같다.
거칠게줄이자면이소설은아버지이희락의진심과사투하며그삶을진실되게쓰려는아들의글,‘이희락전(傳)’이다.서사의진행이나인물간갈등을통해주인공의성격이형성되는일반적인이야기와다르게,전안에서는이미결정된주인공(전의대상)의성격이서사의향방을정해가는경우가많다.말하자면이것은‘본격적인간탐구의형식’이어서전통적이지만시공을뛰어넘어유효하다.여기서도도무지종잡을수없는이희락의생애를갈무리하기위해도입되었음은물론이다.덧붙여아들인작가에의해아버지의과거와현재가재구성되는과정을보여주므로일종의메타소설적성격또한지니고있다.이희락의진심은그과정에서끊임없이아들과길항하며아들의집필을돕거나또방해한다.아버지의진심과아들이공동필자인셈이다.거듭적자면아버지가아니라아버지의‘진심’이라했다.이단어는작중에서넉살좋은존재로의인화되어소설속작가에게,때론소설밖독자에게대화를시도한다.소설이이채로웠다면,혹생경했다면이‘진심’의형상때문일것이다.
그렇게의심하고물어야만알수있는것이이희락이라는존재의진심이다.그는겉과속사이에속수무책의간극을지녔지만여간해서는그사실을들키지않았다.그런채로욕망안에서평생을소모했다.사랑한다는말을꽤나남발했고,많은이들을아끼는듯보였으며,그것이그의한때를칭송받게하였다.그러나그렇게말해진사랑은실상대부분치장된욕망이었다.
욕망도,사랑도쉬이정의하기는어렵다.다만둘의질감이확실히다르다는것을알려주는근거가있는데다름아닌관계의모습이다.욕망안에서나와당신은,차라리나와내것에가깝다.나는당신을본질그대로인정하려들기보다소유하고싶어한다.욕망이결핍에서태어난까닭이다.나는나의부족을채워주는상대를갈망하며내가바라는대로좌지우지할수있는,기꺼이소유물이되어줄수있는누군가를찾아헤맨다.허나어떤결락을충분히메꿔줄수있는존재란없으니욕망이란얼마나헛된가.
이희락의삶은이욕망의메커니즘과정확히맞물려있다.그는비참한방식으로부모와헤어졌고살아남아야한다는것을지상과제삼으며외면과내면을달리키웠다.이상실이그를지독한욕망쪽으로밀어붙인다.욕망의반대급부에놓인사랑이자기만족을위해상대를훼손시키지않음으로써오래지속될수있는것과다르게,욕망은계속다른욕망으로대체된다.이희락의진심이주장하는사랑이새,물고기,말에대한소유욕으로자리를바꿔갈뿐끝내정주하지못하는것처럼.
이소설이담아낸것은,분명출구없는욕망에유폐된이희락의고통스러운생애사이다.그러나그저그것을갈무리하기위해작가가공들여지면을채운것은아닐것이다.작가는이희락의욕망이사실우리가지닌―혹은사랑으로오해하고있는욕망과다르지않다는것을수차례강조한다.섬뜩해보이는이희락의생애가사위의존재들에게무척‘보통의’것으로여겨졌다는사실도그중하나다.
작가의진심은이제어디를향해형형한눈빛을보낼것인가.그의다음좌표에대해서라면우리는약간은편파적인마음으로큰기대를걸어봐도좋을것이다.혹은이렇게믿기로하자.
모든가치가낡아지고흐려지는시대에도변하지않는하나의명제가있다.진심을감당하려는소설의진심이아름답지않을리없다.
―전소영(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