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에 귀 기울이다 (김민재 시집)

발틱에 귀 기울이다 (김민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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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과 함께 떠나는 긴 여행
김민재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발틱에 귀 기울이다』가 [푸른시인선 13]으로 출간되었다. 여행을 테마로 한 이 시집에는 발트해와 지중해가 출렁이고 데칸 고원의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여행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정체성을 찾으려 하는 시인을 따라, 독자도 이제 내 본질을 돌아보며 나를 찾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저자

김민재

저자김민재
고창에서태어나대학에서다문화복지학을전공하고,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과정을수료했다.시집『꿈꾸는불』『식빵의상처』가있다.현재한우리봉사단독서지도사로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발트해에귀기울이다
시의바깥을가다/트램타고가는중세여행/중세식당에서/해변/키스하는학생/꽃지다/낙서/냉담/어쩌다트라카이성/발트의길/습지

제2부동유럽에서길묻다
읽다/이상한레시피/그늘을지우다/페트르진가는길/거리에서/이발사의다리/너를만나다/미라벨정원에서/오후에내리는꽃비/쓰다/빛

제3부대서양이말을걸다
끝의시작/에그타르트굽는가게/나를부른다/무릎걸음/가죽으로남은/잘계시나요,엄마

제4부지중해와눈맞추다
묵주알산책로/덮어진페이지/집시/올리브와오렌지/폐허의쓸쓸함/타오르다/오르티기아섬/테아트론의설법/늙음을생각하다/무대를두드리다간시간/아란치니/빗방울이할퀴고간밤/바람에도쇠가있다/사라지다/골목의뼈/구경꾼

제5부아라비아해와손잡다
데칸고원에핀꽃/인디오여인/나의빛나는한때/릭샤왈라/디아/화장/나의수자타/전정각산을가다/마하보디사원에서온편지·1/마하보디사원에서온편지·2/여기에없을100년후의나/불심은안개속/간다쿠티/룸비니동산/무너진왕궁/페와호

작품해설시의바깥에서길찾기―전기철

출판사 서평

김민재시인의세번째시집『발틱에귀기울이다』는여행을테마로하고있다.시인은일상에서가장멀리떠나봄으로써무언가를찾고자한다.여행지의반경이상당히넓은것도시인의이러한열망과무관하지않다.상트페테르부르크,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포르투갈,모로코,스페인,시칠리아,몰타,인도,네팔등수많은나라와도시들의풍광과표정그리고그낯선세계에서마주한시인의영혼이자화상처럼펼쳐져있다.여행지에서하나의장소가하나의세계가되는것은그곳에서‘나’라는존재를발견하기때문일것이다.(중략)
시인은사물의객관적인식에끊임없이저항한다.언어에저항함으로써시는경계를넓혀가는것이다.김민재시인도‘시의바깥’을향해발자국을뗀다.경계를넘어서려는것이다.언어적인관점에서본다면새로운언어의세계로향한출발이다.“시의바깥”은아직언어로드러내지못한미지의세계이다.하이데거는언어를존재의집이라고했다.존재는곧세계이다.세계는언어를통해서만제모습을드러낸다.마치어둠속에있다가언어라는빛에의해모습을드러내듯이말이다시인은그언어의세계로향하고있다.그는자신의전부를투영하듯이“나를가득안고나만의색깔담은”언어를갈망하는것이다.그러나언어는시인에게절대로호락호락잡히지않는다.(중략)
김민재시인은인생을성찰하고자신의삶을돌아보는일에집중하고있다.시인은여행을통해인생의의미와정체성을찾으려한다.인간이평생을걸쳐가장근원적인질문을던지고그해답을찾는문제가‘나는누구인가’일것이다.‘나’라는존재에대한사유와질문으로우리는인생이라는긴여정을통과한다.‘나’라는존재를탐색하려는내면여행에서우리는주체이자타자가된다.바라보는주체도대상도나자신이되기때문이다.김민재시인에게여행은내면의탐색이자발견의과정이라고할수있다.(중략)
이시집을읽고나면김민재시인과함께오랫동안여행을하고돌아온느낌이든다.시집의첫번째시에서러시아와에스토니아의국경을넘은것으로부터시작하여끝작품인히말라야의페와호까지장장의먼길을걸어온듯깊은숨을쉬게된다.시인의다음여정은어떤곳일까기다리는마음으로이글을맺는다.
―전기철,작품해설중에서

[책속으로추가]
입에서입으로스테부클라스
피흘리지않고이룬기적시작점에서
나는길위의사람들담았다
사슬의표지석에맨몸실었다
600킬로미터의길위에생의무게묶었다

읽다―프라하·1

몇번이고뒤돌아본다무엇인가읽은것같은데기억이없다

바츨라프기마상앞얀파라프와얀자이츠의혁명을다읽어버린것같은데

트램카페에앉아생각에잠긴다소낙비후두둑어깨를친다빗방울그사선의방향을읽어간다

어렴풋이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난해한글자가돌틈사이로번진다눈동자광장을돌다그만행간을놓치고오늘본혁명의한부분이접힌다

묘비명앞햇빛이밑줄긋고바람은꽃다발을넘기고있다

몇번이고오가며나타났다사라지는유령같은그림자들속에서내가읽은프라하의봄을가늠하는사이잠시놓친행간속문장들이보인다

사라지다―아주르윈도우·2

몸이사라졌다어느순간사라졌는지모른다따뜻함을가장한바람은어둠을뚫고빠져나와새벽에강풍을몰고왔다새벽을먹어치운강풍은이른아침내몸을지중해에구겨넣었다어느순간에삼켰는지모른다어쩌다나는죽었고너는날만질수도다시볼수도없다는걸아직은모른다만지면바로만져질것같은몸바라보면바로볼수있을것같은얼굴을아직도모른다눈깜박할사이사라진나를나도모르고강풍은어쩌다무례함을저지른채침묵이다나는신이빛은조각물자연으로돌아가고넌날보지못하는목마름을기억으로저장하는내가모르는나는이렇게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