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나마 고마웠습니다 (이은래 시집)

늦게나마 고마웠습니다 (이은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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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은래 시인의 첫 시집 『늦게나마 고마웠습니다』가 <푸른사상 시선 95>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굴욕을 감내하는 삶을 살아가더라도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모습과 처지를 허위로 치장하지 말고 정직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늦게나마 고마웠습니다』는 시와 삶이 일치하는 실제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시집이다.
저자

이은래

경남고성의척박한농가에서태어나어려서부모를따라서울로이사했다.초등학교부터고등학교까지12년개근하는등범생이의삶을살았다.성균관대경영학과를졸업한뒤기업체사무직으로30여년근무하고있다.부천에서야학과청년단체활동을했으며,부천노동자문학회와부천시민문학회를창립하여함께하고있다.2018년『푸른사상』신인문학상을수상했고,시집『늦게나마고마웠습니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풀과칼
곧게세우기위해/풀과칼/사이에갇히다/늦게나마고마웠습니다/인드라망(網)의구슬/그대발바닥이차가워질때/발칙한상상/내헛된꿈이/부생(浮生)/사이/마야야학/삼정천의봄/차(車)/그다음에/파업전철/농약방구/모래성

제2부마늘을까며
크레인이누운날/요양원에서/섬/등/노래/철제침대/선풍기/육성해비내는날/야맹증/눈물한방울/마늘을까며/단팥빵/밥그릇을깨다/공양/딴따라허정재/눈물과밥숟가락/사춘기

제3부소금밥바늘밥
자판기/소금밥바늘밥/신입사원특강/업적평가/유통기간/다시개가되고싶은개/화분이나에게/연말정산/그믐달/아무일도아니었다/노랑이김대리/대타장하나/경리부미스김/신나는화장실/철제금고김차장/낙지안주/이유

제4부풍경
풍경/별1/별2/바스러지는것/모든꽃은진다/사진한장/죽는일/노부부/만다라/나무의소망/삼막사가는길/남해에서/하모니카/은혼(銀婚)/오직사랑을위해서만결혼했으며,아무런이유없이사랑할것이다/콩나물과복권

-작품해설:오래된마음이붙든결곡한언어들-박일환

출판사 서평

시와삶이일치하지않는시인들도있으나진짜시인이라면둘사이에간극이없거나적어야한다.그런면에서이은래시인은둘을일치시킬줄아는,아니천성이그런사람이다.삶이시의스승이되어야한다는말을쉽게들을수있지만,그게생각처럼쉬운일은아니다.언어는의미를전달함과동시에그것을꾸미고보태려는속성을지닌다.과장과허위의언어는그렇게탄생하며,삶보다시를앞세우려는욕망도그런속성에연결되어있다.시인이가장경계해야할게바로그지점이다.(중략)
이은래시인은오래도록기업체사무직으로근무했고,여전히사무실책상을떠나지못하고있다.일찍이김기택시인이「사무원」이라는시에서사무직노동자가하루종일앉아있어야하는의자와일체감을이룬모습을통해사무원들의비애를형상화한바있지만이은래시인의작품들에서는그런모습이더욱구체적인형상을하고나타난다.
이은래시인이그려내는사무직노동자들은오로지자본주와주주의이익에만복무할수있을뿐자기노동의주체가되지못한다.그러므로구조조정이라는명목아래언제든버려지거나(?철제금고김차장」),“날마다시계처럼돌아가던길”(?노랑이김대리」)을벗어나저세상에다지친몸을부려놓기도한다.
굴욕과치욕을감내해야만살아남을수있는현실속에서시의화자는“주인의그림자뒤에서/온갖냄새나는것을다핥”아주며살아왔다.그래야주인이던져주는뼈다귀라도기꺼이물고잠들수있기때문이다.이러한비유가결코지나친비약이아니라는건이시대를살아가는이라면누구나겪어서알고있는사실이다.자본주의사회에서생존에대한두려움이나공포는겪을수록옅어지는게아니라오히려더큰두려움과공포를재생산한다.하여“다시당신의개가되게”해달라는열망(?)을거리낌없이표출하도록만든다.참혹하지만이게진실이다.고개돌리고외면한다고해서있던진실이사라지지는않는다.그렇다면어떻게할것인가?굴욕을감내하는삶을살아가더라도잊지말아야할걸잊지않는것,나아가자신의모습과처지를허위로치장하지말고있는그대로정확히바라보는것부터시작해야한다.그래야자신을둘러싼현실의실체가보이고,누구의손을잡아야할것인지떠올릴수있다.(중략)
이은래시인의언어는어떤소재를선택하더라도,그게설혹민중친화적인서사를다룰때라도장황하거나늘어지지않는다.가령,1990년대후반에부천에서있었던철거문제를다룬초기작「삼정천의봄」을보더라도담담하게풍경만제시하고있을뿐새된목청같은건찾아볼수없다.그만큼언어와감정의절제에세심한노력을기울이고있음을알수있다.
―박일환(시인)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