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남덕현 산문집)

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 (남덕현 산문집)

$15.50
Description
허무를 품는 심오한 사유와 봄빛 같은 문체

남덕현 수필가 겸 시인의 네 번째 산문집 『봄, 불가능이 기르는 한때』가 〈푸른사상 산문선 30〉으로 출간되었다. 일상과 자연과 주변 사물들을 예민한 감각과 허무주의적이면서도 심오한 사유를 토대로 담백하고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냈다. 문장 사이사이 배어나오는 저자 특유의 무덤덤한 유머와 사투리 말씨는 독자들에게 재미는 물론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

남덕현

1966년대전에서태어나보문고등학교와서강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했다.산문집으로『충청도의힘』『슬픔을권함』『한치앞도모르면서』등이,시집으로『유랑』이있다.2013~2014년『중앙일보』에칼럼「남덕현의귀촌일기」를연재했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두개의문
친구,전화하다/집들이손님/장례식장에서/어머니,전화하시다/수녀님께/얼근한전화/새벽에아들에게쓰다/멀쩡하시네요?/두개의노점/두개의문

제2부한여름밤의백일몽
오후/낮잠/공연한아침/변두리동네,오후/한여름밤의백일몽/개가나에게/며칠앓고난후,마당에서/아홉개의가을/공원에서

제3부불가촉천민
편의점에서/텃밭에서/성당앞에서/염불/산책에대하여/스님께/겨울밤,산속에서/불가능의봄/불가촉천민/화병(花病),화병(火病),생병(生病)

제4부모르고,모르며,또모른다
후배,전화하다/폐가에서/지루한봄/암자에서/유랑/애인에게/굿바이크리스마스/유언/모르고,모르며,또모른다/겨울

출판사 서평

산문집『봄,불가능이기르는한때』는예민한감각과심오한사유를바탕으로한글들의모음이다.글속에서드러나는주변일상과사물에대한사색은담백하고도예리하다.사물의세계를산책하며상념을배양하는일이무척이나행복하다는그는공원의노인과비둘기의주변을어슬렁어슬렁돌아다닌다.그렇게자신과주변을끊임없이들여다보고,사소한것들을기록한다.나른한봄밤의정취,허무와권태,그런것들을저자는담백하고도섬세한문체로그려낸다.
그사이사이배어나오는저자특유의무덤덤한유머와이웃사람들이주고받는만담같은대화는독자들을편안하게미소짓게한다.정자의노인들이주고받는,선문답같기도하고동문서답같기도한대화며저자와어머니의주거니받거니하면서엇나가는전화통화,충청도사투리가양념처럼곁들여져더욱유쾌하다.웃음과우울을넘나드는이산문집은독자들에게두배의재미와감동을선사한다.

‘프롤로그’중에서
1.
이세계가불완전하게감각될뿐,완벽하게이해되지않을때비로소사유가시작된다.
까닭을모르고넘어질때에만‘넘어짐’에대한사유가시작되고,까닭없이눈물이흐를때에만‘슬픔’에대한사유가시작되며,까닭없이한숨이나올때에만‘허무’에대한사유가시작된다.
그래서이세계는나에게‘앎’을요구하지만동시에‘모름’을요구한다.
이세계는나에게통찰을요구하지만끝내통찰할수없는세계이며,결국통찰되어서는안되는모순의세계다.
모순의세계는신이형벌처럼던진대답불가능의질문이기도하고,스스로자초한자학이기도하다.형벌이든자학이든분명한것은,그모순의세계속에사물의세계가있고그사물의세계가배양하는상념의세계가있다는사실이다.
그리고사물의세계를산책하며상념을배양하는일이나는무척이나행복하다.
그래서이책은자학의기록이자행복의기록이다.

2.
사물의세계에는오직직선과곡선만이있는것일까.
그럴리가없다.
어쩌면나는이미직선과곡선이아닌제3의선을발견했을지도모른다.
그러나그것은아직발견된것이아니다.
언어가발견하기전까지는,언어가제3의선에어떤이름을붙이기전까지는아직발견된것이아니다.
언어의발견없이는나는단하나의사물의세계도발견할수없으며끝내사물의세계와접촉할수없는불가촉천민이다.
나는언어에전적으로의존하지만그만큼언어를증오한다.
그래서이책은언어에대한의존의기록이자증오의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