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길이 없어도 가야 할 때가 있다 (정대호 시집)

가끔은 길이 없어도 가야 할 때가 있다 (정대호 시집)

$10.04
Description
민주주의를 위한 실천적 삶의 기록
정대호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가끔은 길이 없어도 가야 할 때가 있다』가 〈푸른사상 시선 126〉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이 유신 말기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곡절 깊은 시대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시인은 폭력적인 국가 권력을 폭로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분투했던 시대인들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저자

정대호

1958년경북청송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학부시절복현문우회에나간것이계기가되어글쓰기를시작했고,고대사를전공하려다가현대문학으로바꾸었다.몸담았던복현독서회는2학년때강제해산당했다.1984년『분단시대』동인으로시를발표했다.1985년첫시집『다시봄을위하여』를복학기념으로낸뒤『겨울산을오르며』『지상의아름다운사랑』『어둠의축복』『마네킹도옷을갈아입는다』를간행했다.평론집으로『작가의식과현실』『세계화시대의지역문학』『현실의눈,작가의눈』,산문집으로『원이의하루』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산나물을하러갔다가/앵두를땄습니다/산꽃/청송꿀사과/외로움/가을낮잠/고추잠자리/가을시냇가를걷다가/별리/그믐밤/공든탑/겨울배추/벼랑의담쟁이/매화꽃/황혼의바닷가/산다는것은상처다/야박하다/아름답다는것은

제2부
이제그만집에가자/영천양반/달밝은여름밤삼대가나눈대화/우리집머슴정노인이야기/삼모댁/정만섭/잇비장수

제3부
서산위의보름달/고문/구슬봉이/아서원/닭장차를타고세상구경나섰다가/고문을이기는법/고문의기술/권투중계를보다가/1978년11월2일낮12시/1978년11월7일/청도식당/포장마차이판사판/곡주사(哭呪士)/내인생은블랙리스트였다/짐승의시간

제4부
폭풍의시월전야/경산코발트광산유해를보고/해방은조국을피로물들였다/엄마에게아이는/역사는기억하고있다/백비(白碑)를세우며/가창골위령제를보며/1946년10월그날우리들은세우고싶었다/화가이광달씨의어느날/아일란쿠르디/장작불

■작품해설:기록,그리고외로움-신재기

출판사 서평

[작품세계]
정대호시인은‘시인의말’에서“이번시집은한시대의이야기들을문자로기록해둔다는것에의미를두고싶었다.”라고했다.그리고“한시대의기록”이기에“거칠고투박한표현”도크게신경쓰지않고그대로두었다고한다.‘시대의기록’이란점을앞세운다.‘기록’에무게를두다보니언어표현에는소홀할수밖에없었다는점도덧붙인다.이는독자에게이시집을시적표현보다는기록이란점에무게를두고읽어달라는부탁이아니겠는가.
시인의이발언은시집전체중에서,특히2부와3부에수록된시편을염두에둔것이다.물론4부의시편도무관하지않다.모두기록성강한작품을하나의묶음으로모아놓고있다.2부에서시인은다른인물의경험을관찰자로서기록한다면,3부에서시인은기록자이면서경험의주체다.즉2부가3인칭시점이라면3부는1인칭시점이다.2부의기록이시인의이성에의해구성되었다면,3부의기록은시적화자의즉물적경험에바탕을두었다.3부의시편이독자에게더욱더생생한이미지로다가오는이유도여기에있다.3부는시인이학부시절민주화운동에참여하면서겪었던경험을기록한시편이다.자신의이야기이기에증언에가깝다고할수있다.(중략)
화자는넉넉하고투명하고자유로운가을시냇물을동경의시선으로바라본다.흐르는시냇물이드러내는그런표정으로,그런마음으로,그런모습으로살고싶다는것이다.그렇게살고싶다는것은그렇지못하다는화자의현실에대한인식이전제되어있다.정대호시인은제3부에서1980년대민주화운동에참여했던자기경험을기록하면서정부권력의폭력성이난무했던당시를‘짐승의시간’이라고규정했다.그런데가해자를짐승으로몰고가면피해자인주체는모든책임으로부터면죄부를받는것은아니다.40년이란세월이흐른시점에서그시간을소환하는지점에는‘짐승’과같은폭력도있었지만,자신의부끄러움도곳곳에배어있음을확인한다.그래서그의시가기록을통해분노와비판의역사의식을고취하려는의도도있으나무엇보다중요한것은자기반성을통해통렬한자기비판이더크게작동했는지도모른다.‘부끄러움’이란시어에서이모든것이함축되어있다.자기반성과성찰은자기를냉철하게되돌아보는시간이다.거기에는미숙하고텅빈자아가덩그렇게자리하고있다.수없이많은언어를쏟아부었으나여전히그자리는채워지지않았다.그것이바로시인에게엄습한외로움이다.그것을외롭다직설하면어린양이되고말일이니,자연이란존재를끌어들인것이아니겠는가.
-신재기(경일대교수)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