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구체시 (고원 시집)

식물성 구체시 (고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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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현대시의 자장을 한껏 넓혀주는 구체시
고원 시인의 시집 『식물성 구체시』가 〈푸른사상 시선 141〉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최소한의 언어 단위로 만드는 문자의 작품인 한국 구체시의 선구자로, 언어의 의미보다는 언어 그 자체에 주목하여 시각적인 형태로 주제를 드러낸다. 실험적인 시 기법으로 쓰인 이 시집은 한국 현대시의 자장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

고원

1951년전주에서태어나1981년독일자르브뤼켄대학에서사우더(Sauder)교수의세미나‘얀들(ErnstJandl)의구체시’를한학기공부했다.1986년『시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한글나라』,구체시시집으로『미음ㅁ속의사랑』『미음ㅁ속의ㅇ이응』『나는ㄷㅜㄹ이다』,번역서로로베르트무질의『특성없는남자』,소설로『문맥』이있다.1996년부터2017년까지서울대학교에서현대독문학을가르쳤다.한글구체시전시회를2000년과2013년두차례오이겐곰링어(EugenGomringer)의초대로독일에서열었다.

목차

■시인의말

1막봄
[구체시1]백두대간/[구체시2]시도파도/[구체시3]냉탕속의우리이웃/[구체시4]정의의줄다리기또는좌익과우익의힘겨루기/[구체시5]빙벽타기/[구체시6]백년해로/[구체시7]사랑과자유,떠오르는해님/[구체시8]시의바닥/[구체시9]자유의공정/[구체시10]탕에서펼쳐지는책/[구체시11]뜨거우니제발만지지마세요/[구체시12]자화상/[구체시13]책사이에끼어있는쓰지않은공책/[구체시14]모든길은로마로통한다또는나의노모/[구체시15]인생,그짧은서막과4막/[구체시16]프로이트/[구체시17]시옷/[구체시18]식물성구체시/[구체시19]일리/[구체시20]공즉시색/[구체시21]창조주의말씀한마디/[구체시22]춘마숨마/[구체시23]세글자는새글자/[구체시24]축복/[구체시25]진리가나의길또는자유와평등의나라

2막여름
[구체시26]ㅅ,시의시옷/[구체시27]북남평화/[구체시28]동해고래/[구체시29여수앞바다의바람/[구체시30]거북이들의용왕/[구체시31]훈민정음사계/[구체시32]히말라야,아시아의산맥/[구체시33]그곳/[구체시34]일기쓰기또는읽기와잃기/[구체시35]한글1446/[구체시36]선한이웃의한글/[구체시37]옥수수를숯불위에올려놓고실컷/[구체시38]체게바라/[구체시39]구체시의시체두구/[구체시40]넝쿨장미/[구체시41]권력자의털과수염/[구체시42]피네간의경야/[구체시43]문맥에서태어난박문맥의자리/[구체시44]색즉시공/[구체시45]노인과바다,그슬픈이름/[구체시46]생색/[구체시47]주홍책의책임,붉은책의권리/[구체시48]무저항의용기가비폭력저항이다/[구체시49]횔덜린의구체시또는눈먼시인의거문고/[구체시50]헤이트풀8

3막가을
[구체시51]박문맥그리고문맥밖의13인/[구체시52]가능성감각의구체시/[구체시53]구체시의대문/[구체시54]초인의솟대/[구체시55]문학/[구체시56]시한폭탄/[구체시57]님의침묵/[구체시58]자유의존재/[구체시59]자유의고지/[구체시60]그가나의아버지다/[구체시61]자본주의의본질/[구체시62]불붙은자본주의의흥망성쇠/[구체시63]좀체해가지지않는나라/[구체시64]마라톤/[구체시65]수목장/[구체시66]늘그모습/[구체시67]대령의나라/[구체시68]서울대/[구체시69]아빠와엄마끝까지달리다/[구체시70]불임시대/[구체시71]아내/[구체시72]야호,얀들/[구체시73]김장배추의미덕또는시대정신의도래/[구체시74]백살노모의몸/[구체시75]자취

4막겨울
[구체시76]동치미무/[구체시77]거리의확보/[구체시78]고원에서누리는자유의실체/[구체시79]삶은음식이다또는그마지막죽한그릇/[구체시80]용문사천년은행나무의속꿈/[구체시81]백세노모의마지막탄식/[구체시82]전능한두개골의흥망/[구체시83]개와사람/[구체시84]한국인/[구체시85]인간/[구체시86]인생칠십고래희/[구체시87]가거도/[구체시88]바다소리/[구체시89]중원리도일봉/[구체시90]휠체어/[구체시91]해골/[구체시92]사랑/[구체시93]지구의재활/[구체시94]대지의욕망/[구체시95]청호농가/[구체시96]소백산/[구체시97]경의중앙선/[구체시98]세한도/[구체시99]영혼의피부/[구체시100]나는아빠다

■식구한담
■구체시는무엇인가?-고원
■해설:한글우주의구체성-최재경

출판사 서평

작품세계
구체시는최소한의언어단위로만드는문자의작품이다.구체시에필요한도구는홀소리와닿소리,스물네글자다.홀소리열자와닿소리열네자모두스물네글자다.5행시매트릭스는한글구체시에서가장흔한형식으로서,세로가다섯글자다섯줄,가로도다섯글자5행이다.
5행시한가운데빈칸하나가있기때문에작품에서사용된문자의수는모두스물네글자다.한글홀소리및닿소리글자수와똑같다.5행시와달리문장을이루며반복되고있는10행시와14행시도있다.이것은홀소리열글자그리고닿소리열네글자의숫자에서비롯한다.구체시에서는모음과자음및특정한음절하나가자주사용되고있다.(중략)
한글구체시는1988년출판된고원의시집『한글나라』에서처음시도되었다.독일구체시보다약30년늦게단편적으로나마시작되었다.때마침격변하는한국사회의지각변동과맞물려구체시수용은한국문단의전통적서정시의계보그리고사회비판작품의계보로크게나뉜주류문단에서크게도외시당한채로물러서있다.언어성찰적구체시가자리잡을수있는여건이형성되지않은탓이다.한자문화와유교사회의전통,일본제국주의식민지의강압적문화현장그리고이념적남북분단상황은자유분방한언어의실험정신과유희를쓸모없는외래문화로폄하,구체시를배척하기에충분한문화적풍토를이미만들어놓았다.게다가이와같은과거와현재의문화정치적,사회적이중삼중방어전선말고도국가가국민교육헌장등을제정하였으며,국어교육의방어적,수구적문화정책은아직도남아있다.
내용적으로볼때,『식물성구체시』에서는한국문단이라는문맥밖의구체시그리고그이질적자화상으로서박문맥이라는이름을특히부각시키고있다.기존전통사회의역사적,문화적문맥위에정립된문단문학과는(구체시55「문학」과그식구한담을읽어보시오)다른문학또한필요하기때문이다.통상적시문학작품에서는은유와환유등의문학적장치로써준비된독자의상상력을정서적,비약적으로촉발한다는사실과다르게,문맥밖의이름,박문맥의구체시에서는식물생태계의반복적확산및성장과궤를같이하는언어의입체적이동그리고리좀의동선이라는정적및동적인움직임이미세하게포착되고있다.
-고원,「구체시는무엇인가?」중에서


「시옷」이시는파스칼의삼각형을연상시킨다.(x+1)의n승계수를n에따라나열하여얻은삼각형을말한다.파스칼을얘기하다보니하고싶은말이떠오른다.고원시인은갈대에불과하다.하지만그는구체시를쓰는갈대이다.그를좌절시키는데주변의모든사람들이힘쓸필요는없다.그를낙심시키는데에는가벼운말한마디면충분하다.하지만주변에서구체시를폄하하더라도그는그들이모르는고귀함이있다.왜냐하면한글우주의구체성을알고있기때문이다.
(중략)수학의분야중에서위상수학이있다.연속적으로공간을변형시켜도바뀌지않는성질을연구하는분야이다.원둘레와원의내부는천지차이다.위상수학에서는원의내부에서점하나만빼더라도원둘레와같다고본다.그만큼내부에빈공간이있느냐없느냐에따라무한대와1만큼다르다고본다.고원시인은가로세로5줄로이루어진네모로많은구체시를썼다.이시들은가운데빈공간이있느냐없느냐에따라두가지로나뉜다.빈공간이있으면시가의미하는바가무한가지된다는느낌을준다.빈곳없이꽉찬것은단순하고단일한인상을풍긴다.
(중략)권영민교수에의하면시인이상의시「오감도」는구체시의창시자인독일시인곰링어보다20년앞선구체시로볼수있다고한다.고원시인의구체시51은「오감도」의‘시제1호’를연상시킨다.박문맥은이상이며고원이아닐까?13인의아해가질주하는도로는막다른골목이지만문맥밖의박문맥은바다에서골목을내려다보고있다.
-최재경(고등과학원장),「한글우주의구체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