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민들레 (전혜성 소설집)

백년의 민들레 (전혜성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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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세대 여성작가의 희망과 좌절과 욕망의 기록
전혜성 작가의 소설집 『백 년의 민들레』가 〈푸른사상 소설선 37〉로 출간되었다. 억압적인 가부장제에 저항하며 여성해방을 부르짖은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인 김명순의 삶을 그려낸 1편의 중편과 4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가족 문제, 경제 문제, 질병 문제, 정치 문제 등이 작가의 사회적 상상력과 소설적 상상력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다.
저자

전혜성

경남함양에서태어나초등학교5학년때펄벅의『대지』를읽고소설가의꿈을키웠다.2013년『문예운동』소설부문신인상을받으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펴낸책으로는장편소설『강변의자전거』와소설집『베짱이를만나는시간』이있다.2021년단편「해바라기」로『울산문학』에서시상하는올해의작품상을받았다.소설을쓰는일을딸과의대화로삼아애정을쏟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
M
기억의이분법
해수
해바라기

작품해설:상호텍스트성의소설기법_송명희

출판사 서평

일제강점기시대,여성들의사회활동에제한이있었음에도김일엽,나혜석등과함께이른바신여성으로불리며시와소설,산문등다양한분야에서활발한작품활동을해온작가가있었다.바로봉건적가부장제에저항하며여성해방을부르짖은선구자이자한국최초의여성소설가인김명순이다.남성작가가주류를이루었던문단에서배척되고,악의적인루머에시달렸던그녀는척박한땅에서피어난민들레와같았다.김명순의전기적삶에소설적상상력을가미하여그녀의생애와문학을엮어낸것이이소설집의표제작인중편「백년의민들레」이다.
김명순은서울진명여학교를졸업한뒤1917년잡지『청춘(靑春)』의현상소설에응모한단편소설「의심의소녀」가당선되어탄실,망양초등의필명으로활발한작품활동을했으며1925년창작집『생명의과실』을간행하면서문단의주목을받았다.그러나당시사회는김명순을결코용납하지않았다.도쿄에서유학하던도중성폭력을당한피해자였음에도불구하고기생의딸이라는출신이주홍글씨가되어헤픈여자라는오명을쓰게되었고,남성문인들의끊임없는인격살해와괴롭힘,지독한추문이끊임없이그녀를따라다녔다.그러함에도불구하고남성중심의문단에서꿋꿋하게대항하며김명순은서정과민족해방을노래한시100여편과가부장제의모순을고발한소설20여편,그외에평론과희곡,번역시등을발표했다.그러나평생가난과고통속에시달리던그녀는결국일본의한정신병원에서삶을마감하고만다.
근대문학사에서철저하게외면받고배제되었던그녀는세상의불평등과불합리에침묵하지않고문학으로써해방과자유를꿈꿔온것이다.시대를앞서나가며수많은작품을꽃피운그녀의문학성과가치가재평가되고있는요즘,이소설을반드시읽어야할이유를깨닫는다.
중편「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이외에도이번소설집에는네편의단편소설이수록되어있다.가족제도에서소외된노년의이야기를담은「해바라기」,민주화운동의과정에서희생당한한고교생의후일담인「기억의이분법」,우울증에걸린여성의이야기인「M」,다단계에빠진여성의이야기인「해수」가주목된다.

[작품세계]
전혜성의소설에서상호텍스트성은중편소설「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에서특징적으로발견되는기법이다.이작품은우리나라근대문학사에서최초로등단한여성작가김명순(1896~1951)의전기적사실과그녀가쓴작품들을인용하면서소설쓰기를하고있다는점에서매우특이한소설이다.
그렇다고이작품이사실에기반한김명순의전기는아니며,허구로서의소설임에분명하다.왜냐하면김명순의전기적사실에어느정도기초해있지만나머지는김명순이쓴소설의인용에다작가전혜성의소설적상상력이결합되어가공의인위적세계를창조했기때문이다.실제모델이있는소설의경우에일반적으로는전기적사실에다작가의상상력을결합시켜쓴다.하지만「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의경우는실제모델인작가의전기적사실에다작가가쓴작품들을편집,인용하며인물과사건들을구성하고있다.
그런데김명순의전기적삶을백퍼센트사실그대로인용한것이아니며,인용한김명순의소설도일정부분작가의경험을반영하고는있지만자전적작품들이아니라는것,그리고인용하는방식에서도작가전혜성의고쳐쓰기에의한변형이이루어졌다는점에서「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은허구의텍스트임에분명하다.작가김명순,김명순의작품들,전혜성작가의상상력이분리할수없을정도로뒤얽혀있는이작품을읽는동안나는내가읽고있는것이김명순의전기인가,아니면전혜성의소설인가분간할수없는착각속으로빠져들어갔다.(중략)
「백년의민들레-여성소설의기원」은우리근대문학사에서배제되고소외된여성작가1세대인김명순을주인공으로하여그녀의삶과문학을상상적으로복원한이야기다.문학사에서배제되고소외된여성작가의삶과문학을가시적으로복원시키는것이여성문학의과제라고할때에전혜성은여성문학이지향하는목표에철저한소설쓰기를했다고할수있다.아무튼이작품은김별아의장편소설『탄실』(2016)과더불어여성작가김명순의삶을복원시킨소설로기록될것이다. -송명희(문학평론가·부경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