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바깥 (김민혜 소설집)

기억의 바깥 (김민혜 소설집)

$16.90
Description
자아를 응시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
김민혜 작가의 소설집 『기억의 바깥』이 〈푸른사상 소설선 38〉로 출간되었다. 현대 사회에 자리한 짙은 그늘에서 부단히도 현실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8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각자 인물들이 내면의 깊은 곳을 응시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백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어 독자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다.
저자

김민혜

부산에서태어나성장했다.2015년『월간문학』및『동리목월』의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명랑한외출』,장편소설『너의우산』,앤솔러지『모자이크부산』『그녀들의조선』등을펴냈다.금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엄마의문장
아인슈페너를마시는여자
울음소리
진동의기원
해뜰참토스트
북리뷰어
마음테라피
다락방의상자

작품해설:응시와치유로서의글쓰기_심영의

출판사 서평

현대사회에자리한짙은그늘에드리워진채부단히도현실을살아내는사람들의이야기를담은김민혜의소설집『기억의바깥』은각자인물들이내면의깊은곳을응시하며상처를치유하는과정을담백하게그려내고있다.힘든삶을살아가는어머니의모성과사랑,오해와누명으로인해벼랑끝에내몰린인간등현대사회를둘러싼아픔을정교하고도섬세한필치로그려냄으로써독자들에게공감을선사한다.
「엄마의문장」에는취업을준비하는딸미래와,남편이죽고난후생활전선에뛰어들어분투하는엄마가등장한다.엄마가매일밤잠자리에들기전레몬빛가죽수첩에빼곡히적어내려가는“문장”을미래는궁금해하지만,엄마의사생활이기에열어보지않는다.우연한기회로엄마의외출을카메라로촬영하려던미래는,악착같이살아가기위해수치스러운상황도참아내는엄마를발견하고비로소“엄마의문장”을읽게된다.엄마가내일을버티기위해하루하루불안과슬픔을일기에기록했듯,미래역시글쓰기를통해상처를치유하고자마음먹는다.
「울음소리」의주인공은건설업자이다.어렵게도시변두리에부지를구해아파트를시공하는과정에서멸종위기종인맹꽁이서식지를발견하여공사진행에어려움을겪는다.끝을모르는인간의욕심으로인해야생동물은서식지와생태환경이파괴되었고,주인공또한믿고있던사람에게배신을당한다.아울러살아가는이야기를나누며서로를위로하는여성들의모임을다룬「마음테라피」,이사온집다락방에서찾아낸상자속에서오래전한국전쟁당시의부산의풍경과연인들의아픈기억을되살려낸「다락방의상자」도주목할만한소설이다.이소설집은인물들의내면에고인불안과존재론적고독을타자와의관계속에서해결을모색하는,깊은사유의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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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세계]

바로크회화의대표적인걸작중하나인한스홀바인(HansHolbein)2세의그림〈대사들〉(1533)은메멘토모리(Mementomori),곧‘자신의죽음을기억하라’는바니타스(Vanitas)적의미뿐아니라아나모르포시스(anamorfosis)적거울로서의의미로도푸코이후현대철학자와문예비평가들사이에자주인용되고있는텍스트이다.라캉에게응시는아나모르포시스처럼왜곡된상(image)이다.라캉은홀바인의그림〈대사들〉에서얼핏보면남근처럼보이는,가운데아래쪽길쭉한모양의물체가약간고개를돌려바라보면사실은해골이라고말한다.
지젝은여기에착안해서‘비스듬히바라보기(lookingawry)’라는제목의글을쓴다.바라보기,응시란곧충동(Trieb,drive)이다.충동은정신분석학의핵심적탐문대상이다.충동은유아기에아이가어머니라는대타자(TheOther)에대해경험하게되는추상적인쾌락의흔적이다.김민혜소설집『기억의바깥』에수록되어있는여덟편의단편소설은응시를통해상처를치유하고나아가아리스토텔레스적의미에서쾌락(행복)을추구하는서사다.
소설집에수록된김민혜소설여덟편은어느하나예외없이,치밀하고섬세한묘사와정밀한표현으로독자의시선을사로잡는다.사실인물의특성과성격을나타내는데있어정물적요소의활용은북구미술의특징이기도하다.소설에서대상에대한정밀한묘사의힘은무엇보다이야기의리얼리티를강화하는데기여하는수사적장치다.
함께살펴본김민혜소설들은다시강조하지만,자아의응시를통한상처의치유를통해궁극적으로아리스토텔레스적인의미에서쾌락(행복)을추구하는서사다.소설이란내면성을지니는고유한가치를알아보려는모험의형식이다.루카치는그것을‘문제적개인의자기인식에로의여행’이라고말한바있다.소설에대한그의언명을낡은것으로치부하는이들도없지않으나,소설이그자체로서는삶의자연스러운시작과끝,즉탄생과죽음과는아무런관계를맺고있지않지만,소설이시작하고끝나는바로그지점을통해삶의본질에대한성찰에이를수있다면,루카치의말은여전히소설이란무엇인가에대한유효한명제라고나는믿는다.김민혜소설은다양한인물의내면에가득고인불안과존재론적고독을타자와의관계속에서해결을모색하는,깊은사유의흔적이다. -심영의(소설가겸평론가·전남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