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층 (조숙향 시집)

오늘의 지층 (조숙향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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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혹독한 시간을 이겨내며 날아오르는 한 마리의 나비 같은 시편
조숙향 시인의 시집 『오늘의 지층』이 〈푸른사상 시선 166〉로 출간되었다. 일상적 삶의 무게에 짓눌린 슬픔과 상실감의 정서가 시집의 저변을 이루고 있지만, 그것에 매몰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마리의 나비가 날아오르듯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고 가능성을 추구하고 있어 깊은 감동을 준다.
저자

조숙향

강릉자조와리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냈다.스무살쯤강릉을떠났고,울산에서살면서현재독서교육을하고있다.2003년『시를사랑하는사람들』로작품활동을시작해시집『도둑고양이되기』,동인지『이런말을하고싶지않았다』등이있다.울산작가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
밤나무그늘에앉아/오늘의지층/그림자/그밤의텍스트/청춘/침대에눕다말고/꽃핀날/소식/여기,서성이다/낯선아침/검은것이내려앉는오후/지갑/놀이터/연극이끝나면

제2부
코로나19/오동꽃이지고있다/선택된장례식/발설/그흔한복은다어디로갔을까/그해여름,처용/어떤기숙사/그겨울의삽화/요양원이사는법/섬마을영순이/뇌물을받는다/휠체어를밀고가는저녁/서로의풍경/Ihaveadream

제3부
부석/어떤부부/맨드라미붉게피다/수신중/그날토끼는죽었다/임종/애증/잠들때까지/두텁게다가오는것/홍도의밤/가상현실/안개아침/둥근가을/월식

제4부
어떤날은/강물에갇혀/그녀의방/한낮,냄새에취하다/일상이낀열쇠/희망사항은희망일뿐/겨울산책길/나르시즘/꿈이야기/처용과물길/환상이깨질때/아직도땡삐가/연결고리/접속

작품해설:차지위물화,그아날로지의사유-이병국

출판사 서평

조숙향시인의두번째시집을펼친다.첫시를읽기시작해서마지막시에이르면문득장자(莊子)의‘호접지몽(胡蝶之夢)’을떠올리게되는데‘나비’와관련된시편들이유독눈에들어오기때문인지도모른다.물론꿈에나비가되어만족스럽게날아다니다가꿈이깨어스스로를나비가된장주인지,장주가된나비인지생각하다그구별을무의미하게여기곤‘차지위물화(此之謂物化)’,즉만물이하나된물아일체를깨닫는것을조숙향시인의시와나란히놓고이야기하는것은오독일수도있다.그러나시적주체가존재의바깥에서나비를바라보고그것이만들어내는모호한움직임에집중하면서분명한감각으로외부세계와그것이재현하는바를존재의안쪽으로끌어오는조숙향시인의독특한사유는자연과조화를이루는삶너머로“내가/먼지인지구름인지바람인지/새소리인지”(「접속」)그구분이지닌불가지성에관한성찰로나아간다는점에서흥미롭다.이는‘나는누구인가’혹은‘존재의삶이란무엇인가’등실존적질문으로이어지고시속에재현된경험과그것을둘러싼원체험의질료로전유되어흥미로운시적구조물을축조한다.이때의원체험은유년시절에국한되지않으며삶의과정에서끊임없이새롭게경험되고누적된무의식적침투로의미화된다.(중략)
조숙향시인의시편들은나비와‘나’의아날로지가불러일으키는감응을원체험으로삼아“허공이치명적인공허라는것을/온몸으로받아들였을즈음/한마리자나방”(「연결고리」)이되어날아오르는것처럼,삶의유한성을뛰어넘어무한한가능성을펼쳐보이는시적경이를현시하는동시에형이상학적비전을모색하며새로운시적사유의변곡점으로작용할것이분명하다.저순결한감응의밀도가우리삶의곡절을얼마나위무할수있을지모르겠지만,삶의무의미와허무그리고절망과고통에대한통절한자각을거쳐온것이기에이전과는다른,새로운가능성의실존적울림으로우리를충만하게할것이다.
-이병국(시인,문학평론가)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