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 (박설희 산문집)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 (박설희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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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찬 바람에 맞서 바다 위에 떠 있는 꿋꿋한 갈매기처럼
박설희 시인의 첫 산문집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가 〈푸른사상 산문선 47〉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삶과 문학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그에 대한 생각들을 이 한 권의 산문집에 담아냈다. 세밀하고 감각적인 표현들이 문체의 힘을 주는 것에 더해, 냉각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는 마음이 바다 위에서 세찬 바람에 맞서고 있는 갈매기처럼 꿋꿋하고도 강인하다.
저자

박설희

강원도 속초에서 유년을 보내고 서울에서 청춘을 보냈다. 방화수류정과 화성에 반해 수원에 정착한 후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고 자연 속에서 가장 행복하다. 시집으로 『가슴을 재다』 『꽃은 바퀴다』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이 있고, 공동산문집으로 『우리는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먼 곳에서부터』 등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스스로 빛나기
충혈 / 신발 / 몸 한 채 짓고 허무는 일 / 근육론 / 스스로 빛나기 / 세상을 보는 방식 / 오늘도 항복하세요 / 소중한 일상이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 마저절위(磨杵絶葦)와 상주사심(常住死心) / 변화의 속도와 책임 / 인생이 다 시지, 뭐 / 방 / 내 생애 첫 / 모든 사람이 예술가

2부 재앙의 언어, 치유의 언어
위험한 독서 / 숨결 / 잃어버린 골목을 찾아서 / 재앙의 언어, 치유의 언어 / 밥 딜런과 블랙리스트 / 우리에게 ‘민족’이란 무엇일까 / 시간의 향기 / 괴물 또는 프랑켄슈타인 / 예술가의 재산 목록 1호 / 4월, 섬의 잔혹사 / 이곳에 살기 위하여 / 끝나지 않은 귀향길 / 이야기는 자란다 / 적폐와 입장 / 관계 맺음의 방식

3부 삶이 더 부족하다
현실에 적합한 단어가 부족하다 / 상상공화국 / 우리가 사랑할 때 / 나무를 심는 사람 / 종합선물세트 같은 / 세대의 변화, 소비되는 시 / 절대자유를 추구했던 시인의 초상과 그의 아내 / 저마다의 체위로 이물감을 삭이는 방식 / 시가 부족한 게 아니라 삶이 더 부족하다 / 벙글어지는 틈 / 감정의 확산을 꿈꾸다 / 레이크우드에서 보내는 편지 / 아득한 그리움은 꽃으로 피어나고

출판사 서평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사유하는 박설희 시인의 첫 산문집 『틈이 있기에 숨결이 나부낀다』에는 그녀의 삶의 궤적들이 촘촘하게 그려져 있다. 문학과 함께 인생을 살아내는 필자는 문학과 언어의 본질, 어떤 시인이 되고 싶은가, 민족이란 무엇인가 등 삶과 문학을 화두로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그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개인사든 사회나 국가 차원의 일이든 각각의 사연들을 탐독하며, 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입혀내는 것이다.
박설희는 이 책에서 “거친 호흡을 고르며 속도를 조절해가며 자신만의 고운 숨결을 찾아가는 길, 그것이 삶이라”고 말한다. 삶이란 험난하고 시끄러운 세상 속일지라도 자신의 숨결을 느끼고 제 속도를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면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오늘날,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을 품어내고, 지적장애아를 둔 어머니들과 연대하고 공감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4월의 세월호 참사, 평화의 소녀상의 역사를 읽어내고, 과거와 전통을 간직한 골목에서 잃어버린 시간과 정체성을 찾아가기도 한다. 김수영 시인과 김현경 여사를 비롯해, 김남주 시인, 박광숙 소설가, 권정생 아동문학가, 안은미 무용가 등을 만나고, 앨빈 토플러의 『미래의 충격』,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을 읽으며 예술과 여행의 본질을 사유하기도 한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여겨지는 요즘, 우리 사회에는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 듯하다. 저자는 2월의 궁평항 앞바다에서 세차게 부는 바람 사이에서 떠밀려 가지 않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 공중에 떠 있는 갈매기를 발견한다. 자기만의 날갯짓을 연마하며 바람에 떠내려가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갈매기를 바라보며, 어떤 상황이 와도 쓰러지지 않는 강인한 영혼을 가진 모습을 떠올린다.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무하는 시인의 마음은 웅숭깊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