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소리 (이충옥 소설집)

들리지 않는 소리 (이충옥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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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족 사진첩과도 같은 소설
이충옥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들리지 않는 소리』가 〈푸른사상 소설선 43〉으로 출간되었다. 부재하는 모성애, 자살로 휘청거리는 가족의 삶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족 문제를 강렬하게 투사하고 있다. 가족 사진첩과도 같은 소설들은 얽히고설킨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저자

이충옥

남한강과북한강이만나는양수리에서태어나자욱한물안개와반짝이는물결을보며소설가의꿈을키웠다.먼길을돌아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학과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제18회신라문학대상에단편「보청기」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제2회『경북일보』문학대전,제8회경북청송문학대전등에서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행복한돼지
섬은기다린다
까치,둥지를옮기다
들리지않는소리
다리앞에서
가위
아파트

작품해설:공감과위안의복원_추선진

출판사 서평

우리는모두태어나는순간가족의일원이되어누군가의자식이자형제로서삶을살아간다.그러나오늘날가족이라는공동체가붕괴하고있다.가족이라는이름으로자행되는억압과폭력으로인해발생하는문제는사회곳곳에서어렵지않게찾아볼수있다.이충옥작가의첫번째소설집『들리지않는소리』는부재하는모성애,자살로휘청거리는가족의삶등다양한가족들의얽히고설킨사연을펼쳐내어,우리사회가겪고있는가족문제의면면을강렬하게투사하고있다.
첫번째작품인「뱀」에는가족을이탈한엄마와그로인해상처받은딸은재가등장한다.결혼해타국에서살고있는은재에게엄마는여행을핑계로느닷없이찾아와아무일없었다는듯이은재를대한다.여전히큰상처로남아있지만,은재가일하는스시집사장의충고가그녀의얼어붙은마음을흔든다.가족의일원이기도하지만,자신처럼욕망을가진한개인으로엄마를바라볼수있게되면서엄마라는존재를부정하기위해분주했던삶에서벗어나여유를되찾게된다.
「다리앞에서」는남북분단으로인한가족문제를다루고있다.분단으로인해가족의몸과마음이흩어져잃어버린가족에대한그리움과아픔,불안을안고살아가지만,자신을위로하는또다른가족에게치유받는다.표제작인「들리지않는소리」에는귀가어두운한노인이등장한다.보청기를맞춘노인은애써외면해왔던진실을듣게된다.가족의상실이한사람의삶에어떤영향을끼치는지를여실하게보여주는작품이다.경제적·사회적문제로인한현실의난관앞에서가족의이상이무너지는모습을그린「행복한돼지」「까치,둥지를옮기다」등도주목된다.
가족으로인해상실하고갈등하더라도그연결고리를끊어낼수없는이유는,결국그들만이줄수있는가치와힘이분명히존재하기때문일것이다.작가는이지점을포착하여‘가족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을던지며가족이주는공감과위안의가치를되새긴다.현실의문제에부딪히며겪게되는실패와좌절순간들을극복하고가족으로인해삶을지속할원동력을얻게되는것이다.


이충옥의첫번째소설집『들리지않는소리』는가족에대한기록이다.마치가족사진첩과도같은이소설집은다양한가족들의모습을통해‘가족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을던진다.물론작가는이러한물음에대해절대적인답을제시하지않는다.그러나우리의가족에대해간곡하게되묻는것을통해작가는공감과위안을건져내고,가족이주는이가치를여전히기억해야한다고말한다.
‘가족’은하나의관념이다.우리는가족을개인의감정적인기대와현실적인욕구를모두충족해줄수있는,타인이아닌존재로이루어진공동체로이상화한다.그러나우리가생각하는근대가족의모델은가족을국가가성립할수있게하는기본단위로상정한근대국가가기획한것이다.그것은부모의사랑,자식의효라는신화로지탱되는“사회적관계의재생산을보증하는국가이데올로기장치”다.
우리가처한현실은이러한이상과는다르다.가족구성원은공동체의일원이기전에다양한욕망을가진개인이다.경제적,사회적인문제들은가족의이상을실현하는데결정적인장애물이되기도한다.근대의논리가해체되는것과보조를맞추듯이가족의형태와위상도달라지고있다.가족의이름으로자행되는억압과폭력으로인해발생하는사회문제도빈번하게발생하고있다.가족은정상이라는이름으로자행되는비정상이며,개인을억압하는국가의공모자이다.아무런갈등과억압이없는이상적인공간으로인식될때,가족은정상의이름으로,국가의공모자로서작동하는억압적기구로기능한다.
가족의억압에서벗어나기위해서는가족이라는이상을해체해야한다.‘가족이라는이상에서벗어날것’이라는해결책은어쩌면이상과현실의괴리에서발생하는충격을완화하는가장손쉬운방법일것이다.그러나가족이이상이며근대의기획일지라도우리는가족이가진가치를기억하고있다.그래서사회학적분석과심리학적진단이제시하는해결만으로는불충분하다.이충옥의서사는이것을해결하고자한다.가족이줄수있었던가치인공감과위안을재인식하게하는것을통해서말이다.공감과위안은소외되는개인의삶을지탱할만한것으로만들어줄것이다.
-추선진(문학평론가)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