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박사, 시계당 주인 외

의학박사, 시계당 주인 외

$29.00
Description
시대의 풍정과 전망을 리얼하게 그려낸
큰 작가 주요섭의 중단편소설
주요섭의 소설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주요섭 소설 전집』(정정호 책임편집)을 푸른사상에서 간행했다. 한국 문학사에서 세계시민으로서의 시대적 풍정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 주요섭 소설의 진면목을 이 전집에서 만날 수 있다. 제2권에는 「의학박사」 「시계당 주인」을 비롯해 1937년부터 1954년까지 발표된 12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주요섭은 상하이에 유학하고 있을 때 도산 안창호가 설립한 흥사단에 가입했고, 그 후 조선 독립을 은밀히 도왔다는 혐의로 1943년에 베이징 일본 경찰 특고계에 체포되어 유치장에서 거의 10개월 동안 고문 등 갖은 고초를 당했다. 당시 소장했던 소지품과 서적 및 이미 완성한 영문 장편소설 원고까지 압수당했고 그 후 모두 분실되었다. 10개월 만에 풀려난 주요섭은 베이징에서 추방되어 고향인 평양에 칩거했다. 내선일체, 동조동본, 정신대(挺身隊) 징발, 신사 참배, 일본어 강제 사용, 창씨개명, 공물 헌납, 학병 강제 모집 등에 시달리던 그 당시에는 문인들이 글을 쓰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애국하는 길이었다.
그 당시 문인들의 일제에 대한 ‘소극적 반항’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었다. 일부러 천한 직업에 종사하기, 산속에 은거하기, 신문 잡지에 글 안 내기 등이 모두 무저항운동의 일환이었다. 주요섭의 해방 후 첫 단편소설 「입을 열어 말하라」는 그동안 입을 열지도 못하고 글도 발표하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말기의 강요당한 침묵의 시대를 타고 넘어가기 위한 작가로서의 하나의 선언인 셈이다. 이제 해방되었으니 마음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쓰는 자유가 보장되었고 그동안 억눌렸던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구사하라고 민중 모두에게 권유하고 있다. 제2권의 첫 수록작인 「왜 왔던고?」는 1937년 『여성』 11월호에 발표되었다. 일제강점기 중 그 시기는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에 대한 일제의 억압과 착취가 정점으로 치달은 시기였다. 주요섭은 이 궁핍한 시대에 중국 베이징의 가톨릭계 푸런대학교에서 1934년부터 문학 교수로 봉직하였다. (중략)
1945년 8월 15일 조선반도는 해방되었다. 남한에 미군이 진주하였고 이승만 박사가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주요섭은 사실상 중국에서 추방된 1943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 거의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가 다시 소설을 쓰기 위해 펜을 든 것은 1946년 『신문학』 11월 초에 단편소설 「입을 열어 말하라」를 발표하면서였다. 해방 직후 미 군정 시대에 발표된 이 소설은 조선인들이 일제강점기에 할 말도 못 하고 지내던 때를 생각하며 이제 마음껏 소리 지르고 떠들고 말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주요섭은 이어 발표한 「눈은 눈으로」, 「시계당 주인」, 「극진한 사랑」, 「대학교수와 모리배」에서 해방공간의 이념 갈등과 혼란 속의 한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렸다.
저자

주요섭

(朱耀燮,1902~1972)
소설가.호는여심(餘心).평양출신.시인주요한(朱耀翰)의아우이다.평양에서성장하였다.평양의숭덕소학교,중국쑤저우안세이중학,상하이후장대학부속중학교를거쳐후장대학교육학과를졸업하였다.미국으로유학하여스탠퍼드대학원에서교육심리학을전공했으며중국의베이징푸렌대학,경희대학교영문학과교수,국제PEN한국본부회장을역임했다.1921년단편소설「이미떠난어린벗」「치운밤」을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하여「인력거꾼」「사랑손님과어머니」등39편의단편소설,「첫사랑값」「미완성」등4편의중편소설,『구름을잡으려고』와『길』(1953)등4편의장편소설을발표했다.영문중편소설「김유신(KimYu-Shin)」(1947),영문장편소설『흰수탉의숲(TheForestoftheWhiteCock)』(1962)도남겼다.

목차

■책머리에

왜왓든고?
의학박사
죽마지우
낙랑고분의비밀
입을열어말하라
눈은눈으로
시계당주인
극진한사랑
대학교수와모리배
혼혈
이십오년
해방1주년

■작품해설
■주요섭연보
■작품연보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사에커다란족적을남긴소설가주요섭(1902~1972)의작품을묶어정정호교수가『주요섭소설전집』으로엮었다.1920년『대한매일신문』에실린단편소설「이미떠난어린벗」부터주요섭이타계한뒤1973년에발표된단편소설「여수」까지의단편소설39편이1~3권에수록되었고,중편소설4편은4권에실렸다.한국전쟁과해방공간등격동의근현대사를거쳐오며시대적풍정과인간에대한깊은이해를보여준주요섭소설세계의진면목을이전집을통해다시금확인할수있다.
주요섭작가는소설뿐아니라산문과시창작,영문학교수,번역가,언론인등다방면으로재능을보였다.평양에서태어나중국,미국,일본,서울등지에서활동했던그는20세기초중반기준에서한국문학사최초의세계시민이자전지구적안목을가지고국제적주제를다루어한국문단에서는보기드문작가였다.「인력거꾼」,「사랑손님과어머니외」등의단편소설은잘알려있지만,우리학계와문단에서소설가로서충분한평가를받지못하고있는것이사실이다.이전집에서는단편소설39편전부와중편소설4편전부를가능한한원문대조과정을거쳐내놓는다.탁월한이야기꾼으로서의재능과서사를갖춘주요섭작가를이전집에서조명함으로써주요섭에대한논의가한층폭넓게이뤄지기를기대한다.
제2권『의학박사,시계당주인외』에는1937년후반부터1954년까지발표된12편의단편소설이실렸다.수록작품은발표연도순으로「왜왔든고?」,「의학박사」,「죽마지우(竹馬之友)」,「낙랑고분의비밀」,해방이후의첫단편소설인「입을열어말하라」와「눈은눈으로」,「시계당주인」등이있다.우리민족에대한일제의억압과착취가정점에이르던궁핍한시기와해방공간의이념갈등,혼란속의한국사회를적나라하게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