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의 가면과 정신의 허구 - 푸른사상 평론선 40

논증의 가면과 정신의 허구 - 푸른사상 평론선 40

$35.53
저자

노창수

전남함평출생의문학박사.'현대시학'에서시작품을발표한것을시작으로전남일보신춘문예시에당선되었다.'한글문학'평론당선등으로문단에데뷔하였다.한글문학상,한국시비평문학상,국어운동표창,광주문학상,현대시문학상,무등시조문학상등을받았다.시류문학회회장을역임하고현재죽난시사회회장,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회장으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는『거울기억제』,『선따라줄긋기』,『배설의하이테크보리개떡』,시조집으로『슬픈시를읽는밤』외다수가있다.주요논문으로는'한국현대시의화자연구'외약300여편이있다.광주시교육청장학관,전남대,조선대,호남대,광주여대강사를역임하고현재광주여자고등학교교장으로재직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작품을분석하는논증의가면그리고시대정신이란허구
‘대상’과‘진술’간의등식관계또는그텍스트와교접하며
새로운요구들,대상과화자의페어플레이와연시조의접근방식
미세함의존재가치를말하는그대에게
서정의파워와운율의룰그상상과성장
시의‘기표’[시]가‘기의’[이해]를향해낯설게열어놓기
시조의표층·중층·심층구조와체계적인시조문학사를위하여

제2부
꼿꼿이핀꽃,그를꼬누는시샘,그에박힌최후의시
우는가슴을가진자는책이망가지도록읽는다
시의재미와구성,그리고깊이를위하여
생의대해(大海)로나아가기위한지류와골목들의재치또는그풍자들
겨울바닥에흘린눈물이봄날의잎을틔운다
즐거운곳에선날오라하여도내쉴곳은작은시조집그집뿐이네
원초적인자유그조르바식질문을읽어내는순간들
금속성(金屬聲)의단말마가아닌목제(木製)소네트의미학

제3부
화자와함께걷는유유함,그자동기술을따라가다
시의뮤즈가나타날간구(懇求)의글쓰기
대구·대응을싣고운율의바퀴를굴리며호응하는시조의몸짓들
생명의존엄성에이입하며공감하기또는그에동화되기
어떤글의횡포들,그러니까예쁘고아름다운시가몰려드는진절머리
체험으로부터분리되지않은시조,그입구와출구를따라가다
인문학적시,그‘말’과의쟁투,황야의독자

제4부
한국신진시조시인작품의경향성에대한논의
현대시조에나타난남도의풍미와기질에대한형상화고찰

참고문헌
시인과작품색인

출판사 서평

시조는시대의산물이자메시지의형식이며상황에대한담화로서,유한한시대를사는시인은그시대상을시조로반영한다.있는그대로의사실을시조라는그릇에담아내어시대인들의정신을일으키는것이라는관점에서,이시대의문학과서정을어떻게이해하고소통해야하는지이책에서톺아본다.진정한작품의생명체가논증적인비평의수반을불러올수있다는인식에서출발한노창수교수의문학론은시대의담안에꽃피어우리의정신을일깨우는시조를감상하는기쁨을일깨워준다.

『나래시조』에2018년부터2023년까지게재한평설들을한권으로모은이책은4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는현대시인들이발표한시조를살펴보며작품을분석하는논증의가면그리고시대정신의허구,대상과진술간의등식관계등을논의한다.나아가단단한구조의시조작품,그리고체계화된시조문학사구축을위한방편을짚어본다.2부에서는시의재미와구성에관한논의,소네트의미학을통한시조의깊이등을고찰했다.3부에서는자동기술의세계,생명의존엄성등을노래한작품을살펴보았다.제4부는한국신진시조시인작품의경향성과시조문학사의위상,현대시조에나타난남도의풍미과기질에대해분석했다.

오늘날시조가소외당하고있다지만,현대시조는다양한형태를취하면서시조의흐름은보다융성해지고그깊이도심화되고있다.여러시조문예지와시조집발간이활황을이루고있다는점을미루어이책의저자는‘시조의중흥시대’로보고있다.현대시조문학사의흐름을짚어본이책은장르의저변을확장하고현대시조연구에이정표역할을할것이다.

책속에서

작가·시인으로부터생산되는문학작품이란비평을전제로하지는않는다.그러나비평은문학작품을전제로하며,심지어그것을먹이로하여생존하는장르라고할수있다.심하게말한다면문학비평은작품의피를빨아먹는‘기생충’이다.그렇다하더라도문학작품은비평가의해석과비평으로부터자유로울수있는권리를가진다.비평은다만비평자의몫일뿐이기때문이다.따라서작품은비평으로부터독립적관계에놓인다.비평이간섭을하건,하지않건작품은하나의‘격(格)’을갖추고지상(紙上)에존재하는이유에서이다.이에반해,비평은작품에대해지극히의존적이다.작품이아니고선‘비평’이란장르를부지할수없는일이다.물론비평을위한비평도있지만,그것도작품비평이이루어진이후에그에대해왈가왈부하는것이지,비평의조건이독단으로성립하는건아니다.한작품이비평에게객체화되고텍스트로서의희생을용인했을때비평은바야흐로논증을진행할수있다. (15~16쪽)

비유하여설정컨대‘황금물고기’는억압받고가난한시인이다.시인으로그런의미를되새긴다면,농경시대를억세게산우리들의어머니,그들의울음과한의노래가그랬고,일제식민지시대를모질게살아온조상들의삼킨분노가그랬다.항쟁에앞장선극복자들이겪은암울한민주주의의피,그리고나라의생태를파괴한대통령들앞에서촛불을들던시민이그랬다.이제,우리의상처투성이‘황금물고기’는강과바다에이르러평화의공존시대를운위한다.그와더불어우리는나라[國家]다운,문단(文壇)다운시(詩)다운,시조(時調)다운치유의물을마시게될것인가.천년을구릿빛으로견뎌노래하는황금물고기,그래,누가뭐래도희망은힘차다!라고말한다. (166쪽)

요즘문학작품의주류는,시조를비롯한다수장르에서이른바생태적특성을지향한다는점이다.그게한흐름으로인식된건2000년대초반부터이다.이번신진시인들에게도빈도가전체의70%를넘는소재가바로이생태주의이다.이추세로보아생태성추구는아마도21세기말까지지속될전망이다.
예컨대,김태경의「소금쟁이」는원래생태유지를위한기원의대목들로가득하다.즉“머뭇대고멈칫거리다앞다리가짧아졌어요/바다에닿고싶다고중얼거려봤었지만심장은차갑게식어물위를떠다녔죠”라든가“수면에비친모습은벗지못할형벌이었죠”등과같은표현이그렇다는생각이다.이는단순히소금쟁이의겉모습만을그리고있지않다.소금쟁이가원태생의모습으로돌아가려는그회귀성에중점을두고있는이유에서다.더불어애착의대상으로서의생태를넘어원생회귀(原生回歸)로에의귀환함을점묘한이생태시학은존재가지닌또다른본질의모습일수도있다. (3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