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낙엽 - 푸른사상 소설선 50

푸른 낙엽 - 푸른사상 소설선 50

$18.00
Description
통일 이후의 남북 문화를 준비하는 탈북문학의 정수
탈북작가 김유경의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낙엽』이 〈푸른사상 소설선 50〉으로 출간되었다.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한국 사회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탈북민들의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그렸다. 목소리 없는 존재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어 공감과 이해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저자

김유경

북한조선작가동맹소속작가로활동하다가2000년대에한국으로들어왔다.북한에남은가족이감당해야하는위험때문에실명과과거행적을숨긴채살아가야하지만,작가로서의의무를포기할수없어글로써세상과소통하고있다.장편소설로『청춘연가』『인간모독소』가있다.『인간모독소』는Lecampdel’humiliation이라는제목으로프랑스에번역출판되었다.

목차

작가의말
추천의글

평양손님
자유인
정선생,쏘리
푸른낙엽
장첸씨아내
그나날들
사생아

붉은낙인

작품해설:증언에서질문으로_박덕규

출판사 서평

탈북민작가김유경의세번째소설집『푸른낙엽』에는삶과목숨을건사투끝에한국사회로정착하는과정에서겪는탈북민들의고민과갈등을생생하게그리고있다.이책에실린9편의단편소설에서는체제의폭력아래부서지는북한주민들의실상을비롯해,탈북이후남한에정착하면서마주하는극한의상황들을여실하게보여준다.남과북,상반되는두제도를체험한등장인물들의다양한삶을통해이념과고통의무게에가려져있던탈북자들의민낯을낱낱이드러내고있는것이다.남한사회에녹아들어한구성원으로살아가는,같은뿌리를가진한민족의이해와화합의장을연다.

한때주목받는물리학박사로성장하다가연좌제로인해변방으로숙청된자(「평양손님」),인민을수령에충성하도록만든북한체제로부터세뇌되어‘시대가빚어놓은사생아’가되어버린인물(「사생아」)을통해탈출할수밖에없는북한의비인간적인사회체제를보여준다.이들에게는사활을걸고국경을넘은후에도한가지과제가남아있다.바로남한사회에서정착하는일이다.그들은낯선곳에서원치않는결혼생활을하다가몰래도망치거나(「장첸씨아내」),인신매매로참담한일을당하거나(「정선생,쏘리」),북에둔가족을빼내오는일로어려움을겪기도한다(「붉은낙인」).표제작인「푸른낙엽」에서는중국노래방에예속된한탈북여성이자신의탈출을도와준남자를버리면서까지생존을위해치열하게살아가는모습을보여준다.

갑작스러운한파에단풍으로미처물들지못한채땅에마주한푸른낙엽과도같은이들이있다.때이르게땅에팽개쳐진낙엽을닮은탈북민들은북한이라는나무에서거센폭풍에휘말려어쩔수없이세상밖으로던져졌다.기본권을박탈당한북한에서목숨걸고탈출하여끝내한국으로입국했지만,신분없는유민으로서여러후유증에시달리는그들이우리사회에얼마나가까이하고있는지를이소설을통해깨닫게된다.그동안목소리없는존재로살아온이들의이야기를그려내어그들을이해하는계기를마련해주는것이다.

‘작가의말’중에서
낙엽은가을의정취이자낭만이다.따사로운햇살에몸을말려한껏가벼워진나뭇잎들이흙과하나될채비로같은색깔을띠고땅에눕는다.저만편안한것이아니라사람들의발걸음에도넉넉한부드러움을준다.겨울을이겨내고봄여름을알차게살아낸낙엽의완성된삶은다시땅과합쳐서나무를살찌울것이다.무슨여한이있으랴.
하지만비바람에,갑작스러운한파에단풍으로미처물들지못한채땅과마주한푸른이파리들도있다.푸른낙엽이다.충만하고완성된결말이아니라때이르게땅에팽개쳐진푸른낙엽은안쓰럽고처량하다.
푸른낙엽을닮은이들이있다.탈북민이다.그들은북한이라는나무에서거센폭풍에휘말려어쩔수없이세상밖으로던져졌다.뒹굴고찢기고피터지는고난의여정을거쳐야만한국이라는안식처에안길수있다.그고단했던탈북의여정이어떤이는조금가볍거나단축되기도하지만,목숨을걸어야하는길이다.(중략)
탈북민을다문화로보는시선도있지만,언어도문화도뿌리도같은한민족이다.다만남과북,상반되는두제도를삶으로경험한사람들일뿐이다.더분명한것은대한민국국민이라는것이다.그러니탈북디아스포라가아니라남한사회에녹아들어같은구성원으로사는것이,가장바람직한일이라고생각한다.
탈북민이남한사회에서어떻게살고있는지는북한사람들의큰관심사라고한다.한류를통해북한사람들이한국을동경한다는것은널리알려진사실이다.목숨걸고한국영화를보고문화를따르려한다.동경은곧희망이다.탈북민의삶이북한사람들에게희망을주었으면좋겠다.
대한민국에대한탈북민의사랑과자유에대한각성은남다르다.나자신이그러하니까.한반도의절반땅에나마자유롭고선진적이고미래지향적인사회가존재한다는것은한민족의커다란행운이라고생각한다.그경이로움이짝사랑이아니기를소망한다.탈북민의애환을,이해와화합의바람을그리고희망을나의소설에담았다.

‘추천의글’중에서
탈북작가가북한을소재삼은작품들을쓰면,대체로‘북한인권문학’으로호칭된다.북한에서의삶과목숨을건탈북과정이북한밖의시선으로는그자체로인권유린현장이되는데연유했으리라.그러나김유경의소설들은‘인권문학’에만머무르지않는다.탈북이후남쪽생활에도초점을맞춘다.평생작은둠벙에서살던물고기가강을만나면어떤삶을살까?소설들속에는낯섦이익숙함을지향하면서겪는아픈시간들이차분하게담겨있다.단숨에읽었다.궁금증이증폭된탓만이아니었다.내일상속에서시들어가던공감대가밤새뜨겁게일어난탓이더컸다.
탈북자를평범한이웃이라고한번도생각해본적이없다는듯하찮게여기는사람들을통해서,아무렇지도않게음식을버리는,이해하려하면서도자꾸가슴에켕기는남쪽며느리의생활태도를통해서,‘원수님’의품으로돌아가자는동생의간절한호소를통해서김유경은북한소재문학의새지평을열고있다.먼후일사람들이김유경의소설들을다시읽는다면,이미통일이후의남북문화충돌을진지하게고민한작가가있었음을알게될것이다.
김유경의유창하고아름다운필치가펼치는감동의세계와하룻밤함께하기를독자들에게권한다. ―이정(통일문학포럼상임이사,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