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낙엽 (김유경 소설집)

푸른 낙엽 (김유경 소설집)

$19.26
Description
통일 이후의 남북 문화를 준비하는 탈북문학의 정수
탈북작가 김유경의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낙엽』이 〈푸른사상 소설선 50〉으로 출간되었다.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한국 사회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탈북민들의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그렸다. 목소리 없는 존재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어 공감과 이해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저자

김유경

북한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로 활동하다가 2000년대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북한에 남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 실명과 과거 행적을 숨긴 채 살아가야 하지만, 작가로서의 의무를 포기할 수 없어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장편소설로 『청춘 연가』 『인간 모독소』가 있다. 『인간 모독소』는 Le camp de l’humiliation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에 번역 출판되었다.

목차

■작가의 말
■추천의 글

평양 손님
자유인
정 선생, 쏘리
푸른 낙엽
장첸 씨 아내
그 나날들
사생아
밥
붉은 낙인

■작품 해설 : 증언에서 질문으로 _ 박덕규

출판사 서평

작품 세계
『푸른 낙엽』의 단편은 모두 9편이다. 이 9편은 쉽게, ‘탈북시대’ 북한 실상을 다룬 것, 탈북해서 입국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고충을 다룬 것, 입국 이후 정착해서 생기는 일을 다룬 것 등의 내용으로 이해된다. 반디(『고발』)나 도명학(『잔혹한 선물』)이 북한 실상만을 다루고, 또는 김정애·이지명(『서기골 로반』)이 주로 탈북 과정만을 다룬 것 등에 비하면 『푸른 낙엽』의 체험 영역은 탈북을 가운데 두고 그 전후의 사정을 두루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아시다시피 ‘탈북’은 1990년대부터 공산권의 와해로 냉전 체제가 해체되는 글로벌 환경에서 체제 모순의 누적과 연이은 자연재해 등으로 배급 시스템이 붕괴된 북한에서 일어난 심각한 국가 이탈 현상이다. 그 누적 수가 적어도 몇십만이며, 한국에 입국한 수는 그 10% 아래라는 설이 유력하게 들린다. 『푸른 낙엽』은 이런 시대를 배경으로 탈북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실상(「평양 손님」 「사생아」)에서부터 탈북 후 입국해 정착해 있으면서(「자유인」 「밥」) 탈북 과정의 고통과 연루되는 정황(「정 선생, 쏘리」 「푸른 낙엽」 「장첸 씨 아내」 「붉은 낙인」 「그 나날들」)까지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적어도 ‘탈북민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한다. (중략)
지금까지 탈북민의 체험 세계라는 관점을 위주로 설명했지만 『푸른 낙엽』은 미학적 관점에서도 여러 가지 얘깃거리를 낳을 수 있는 소설집이다. 가령 ‘소설은 인간의 이야기이며 그것이 던진 질문을 형상화하는 것’이라는 명제와 관련해 『푸른 낙엽』이 창출한 캐릭터를 주목할 수 있다. 탈북민 소설에서 탈북의 실제 경험을 수행하는 인물을 설정하는 일은 실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정 선생, 쏘리」의 ‘정’, 「푸른 낙엽」의 ‘미선’, 「밥」의 ‘순녀’ 같은 인물이 탈북 시대의 탈북민의 전형을 보여준다면 그로부터 보다 창조적 전형의 자리에 「사생아」의 ‘경수’, 「붉은 낙인」의 ‘진미’ 같은 미성숙한 인물이 놓인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평양 손님」에서 체제에 비순응으로 맞서는 허수혁, 「자유인」에서 엘리트 탈북민의 지위를 버리고 무위도식하는 삶을 지향하는 ‘자유인’ 등 전에 없이 질문거리를 안기는 문제적 캐릭터들이 탈북민 문학을 한국문학사에 내적 지위로 자리매김하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박덕규(소설가,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출판사 리뷰
탈북민 작가 김유경의 세 번째 소설집 『푸른 낙엽』에는 삶과 목숨을 건 사투 끝에 한국 사회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탈북민들의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단편소설에서는 체제의 폭력 아래 부서지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비롯해, 탈북 이후 남한에 정착하면서 마주하는 극한의 상황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남과 북, 상반되는 두 제도를 체험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이념과 고통의 무게에 가려져 있던 탈북자들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남한 사회에 녹아들어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같은 뿌리를 가진 한민족의 이해와 화합의 장을 연다.
한때 주목받는 물리학 박사로 성장하다가 연좌제로 인해 변방으로 숙청된 자(「평양 손님」), 인민을 수령에 충성하도록 만든 북한 체제로부터 세뇌되어 ‘시대가 빚어놓은 사생아’가 되어버린 인물(「사생아」)을 통해 탈출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비인간적인 사회 체제를 보여준다. 이들에게는 사활을 걸고 국경을 넘은 후에도 한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남한 사회에서 정착하는 일이다. 그들은 낯선 곳에서 원치 않는 결혼 생활을 하다가 몰래 도망치거나(「장첸 씨 아내」), 인신매매로 참담한 일을 당하거나(「정 선생, 쏘리」), 북에 둔 가족을 빼내오는 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붉은 낙인」). 표제작인 「푸른 낙엽」에서는 중국 노래방에 예속된 한 탈북 여성이 자신의 탈출을 도와준 남자를 버리면서까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단풍으로 미처 물들지 못한 채 땅에 마주한 푸른 낙엽과도 같은 이들이 있다. 때 이르게 땅에 팽개쳐진 낙엽을 닮은 탈북민들은 북한이라는 나무에서 거센 폭풍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세상 밖으로 던져졌다. 기본권을 박탈당한 북한에서 목숨 걸고 탈출하여 끝내 한국으로 입국했지만, 신분 없는 유민으로서 여러 후유증에 시달리는 그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가까이하고 있는지를 이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동안 목소리 없는 존재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어 그들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