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바이올린 - 푸른사상 소설선 55

오이와 바이올린 - 푸른사상 소설선 55

$18.00
저자

박숙희

1995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쾌활한광기』『키스를찾아서』『이기적인유전자』『사르트르는세명의여자가필요했다』『아직집에가고싶지않다』,그림에세이『너도예술가』등을펴냈다.2014년첫전시회이후지금까지열번의개인전을개최한화가로도활동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

그냥전화했어
여씨
오이와바이올린
그여자
나는2번이다
너무사소한죽음
동거의조건
우리에게필요한것은날개가아니다
시인이상

작품해설:이평범하고도특별한우리삶_박덕규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홍천에사는친구집으로가던고속도로위에서긴급호송,법무부,라는글자가차문에쓰여있는봉고차를보았다.안이보이지않는차안에는손에수갑을찬회색죄수복의남자혹은여자가타고있을지도모른다는상상에이어문장하나가떠올랐다.지옥의서막은어처구니없고비현실적인이야기에서부터시작되었다.라는문장과함께새로운한편의소설이머릿속에서꿈틀거렸다.

나에게소설은주로외부에서포착한소재가계기가되어시작되는경우가많은데소설을쓰다보면어느새나는소설과한몸이된다.해서내가쓰는소설이아프면나도쓰리고아팠고문장한줄에영혼을통째로내어주기도했다.바깥에서건져올린그들의이야기가어쩌면들키기싫은내이야기일수도있기에더그랬다.아니다.기어이발설하고싶은나의이야기를타인의이름을빌려교묘하게감추는것.바로그것이소설이라는장르의실체일지도모른다.

내이야기를남의이야기인듯능청스럽게꾸밀줄아는나는음흉한미소와함께때로는앓으면서때로는열정에달뜬채소설을썼다.그렇게쓴소설들을한권의책으로묶게되면서한동안까맣게잊고지냈던너를,그리고나를다시만난다.1995년신춘문예를통해등단한이후발표한이소설들은낯익으면서낯설다.한편의소설을끝낼때마다내삶의어떤부분도소설과함께일단락되었고때문에오늘의나는어제소설을쓰던때의내가아니다.그래서익숙하면서도낯선이소설들은다른누군가에게도그렇게다가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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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희가주요대상으로삼은존재는예술가부류(「그냥전화했어」의하연,「우리에게필요한것은날개가아니다」의장형수,「시인이상」의이상)도있지만,회사원(「여씨」의여씨)이나술집손님(「오이와바이올린」의G와K)등도시인(「동거의조건」의주요인물들)도있고,그냥평범하다할수있는서민들(「그여자」의‘그여자’,「아주사소한죽음」의아버지)도있다(「나는2번이다」의시점인물인강아지까지!).이들은그신분이나사는지역에상관없이모두동시대를살아왔거나살아가고있는존재들로작중인물로채택돼있다.이시대어디에서건흔히볼수있는‘평범한인물’이자동시에각자그나름의방식으로자신의가치를드러내는‘특별한인물’이다.

박숙희소설의관찰과사변은이‘평범’과‘특별’사이를오가는방법적매개다.독자는이매개의남다른독서과정으로써‘읽는묘미’와더불어그것이드러내는‘평범’뒤에숨은‘특별’을이해한다.그것은동시에그‘특별’또한우리의흔한‘평범’이라는것을아는과정이기도하다.우리의삶이란바로이런것이다.평범하다고그저평범한것이아니며,특별하다고그저특별한것이아니다.그둘은서로얽히고설키며‘삶’이라는형태를이룬다.세상사람들은이단순한것을모른다.박숙희소설은때로우스꽝스럽고때로진지하기이를데없는태도로속인의무식을찌른다.
―박덕규(소설가,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