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이 불편하다 - 푸른사상 시선 189

그 길이 불편하다 - 푸른사상 시선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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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혜영

저자:조혜영
1965년충남태안에서태어났고,제9회전태일문학상을수상했다.인천노동자문학회에서활동했으며,현재인천작가회의회원이다.시집으로『검지에핀꽃』『봄에덧나다』가있다.

목차


제1부
급식일지―어묵국/급식일지―산재판정/급식일지―좋다/급식일지―급식노동자/급식일지―총각김치/급식일지―10분잠/급식일지―진상/급식일지―배달청년/급식일지―직업병/급식일지―신종직업병/급식일지―야채절단기/급식일지―이름/급식일지―배치기준/급식일지―폐암/급식일지―주간식단표/급식일지―첫눈/급식일지―살얼음판/급식일지―병문안/급식일지―화상

제2부
베개/아버지의노래/다시제삿날/한술/아버지의육이오/가장무서운말/너에게서배운다―출근길/개발예정지구―무당/개발예정지구―빈집/개발예정지구―개똥/방생/두부

제3부
광장/신발을찾습니다/미투/하늘감옥/전염병시대/무어라불러야할까/빵/열사의동상앞에서는/그길이불편하다/엄마난살고싶어요/애/세월호10년/작은저항―아사히글라스농성장에서

제4부
길/사원증1/사원증2/자벌레―지엠비정규직노동자고공농성장에서/송진/칡꽃/천막농성장/밥/닭발/보신탕집/누가나에게노동해방이무엇이냐고묻더군/누가나에게다시노동해방이무엇이냐고묻더군/감정에치우치자

추천의글:누군가는목소리를내야하기에_김사이
작품해설:부끄러움이이끄는노동해방의가능성_진기환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내가거리에서광장에서함께할때는사람도깃발도희망이었다.
지금은그리움과부끄러움이동시에닥친다.

내가서있는곳과가야할길이여전히혼란스럽고때론버겁다.
따지고보면자주혼란스럽고버거웠다.

웃으면서흘리는눈물의의미를조금은알것같은세월이흘렀다.
슬픔속에서잔잔한미소를짓는사람들을보듬고한시절가고싶다.
내안깊은곳에서간절함과여유를끄집어내는것이작은희망이다.

그날을기약하며살수있다면그보다벅찬생이어디있으랴!

작품세계

부끄러움을무릅쓰고고백하자면,내게노동해방이라는단어는언제나인문학적개념중하나일뿐이었지,내삶의절실한문제였던적은단한번도없다.주변에있는대부분의것들이노동과무관한것이없고,내가지금하고있는이글쓰기또한노동일진대,왜나는노동해방을내삶의문제로생각했던적이없었을까.

비겁한변명을해보자면,어쩌면이는내개인의문제가아닐수도있다.1990년대를거치며우리사회의산업구조는짧은시간동안급격히변화되었고,그과정에서사람들의소득수준은몰라볼정도로향상되었다.이제는어느정도먹고사는문제가해결됐을무렵,자본주의는사람들의삶을먹고사는일너머로계속유혹했다.자신안의욕망에더욱솔직해지라는달콤한유혹.사람들은점점그유혹에빠져들었다.노동해방을꿈꾸기보단신분상승을꿈꿨으며,노동의가치보다는,더높은효율과더많은임금을숭상했다.물론우리사회의모든사람이이러한유혹에넘어가지는않았을것이다.그러나다수는여기에넘어갔다.사회의절대다수가욕망의세계에진입한이상,변혁의중심축은더이상노동해방이아니었으며,“붉은깃발은다어디”(「전염병시대」)론가사라졌다.깃발들이점점사라져가는동안우리는IMF사태를겪었으며,노동에대한인식과노동의가치는달라졌다.나는세상이점점달라질즈음에태어나과거의유물을바라보듯노동과노동해방에대해배웠다.그러니노동해방은내게언제나과거의것,삶의뒷전에있는것일수밖에없었다.

변명을다소길게늘어놓은이유는,내변명과조혜영의시가맞닿는지점이있기때문이다.조혜영은노동해방에대해나처럼생각하는사람들이많아졌다는것을,노동해방과노동의가치가과거와는달라졌음을알고있다.그래서조혜영은묻는다.그것이달라졌다면,지금시대의노동과노동해방은어떠해야하는가?어떠한방향으로나아가야하는가?그것을찾기위해조혜영은자신이해왔던노동운동에대해회상한다.그러나그는결코그것을노스텔지어화하지않는다.다만그과거를자신의현재에,더나아가우리사회에어떻게위치시킬것인가에대해고민하며이렇게묻는다.
-진기환(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