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녀 : QR코드 낭송시집

홍녀 : QR코드 낭송시집

$30.00
Description
진솔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사랑의 시편들
임솔내 시인의 QR코드 낭송시집 『홍녀』가 푸른사상에서 출간되었다. 크고 붉은 생을 사는 시인은 누군가를 애틋하게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 시집에서 진솔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낭송가이기도 한 시인의 시낭송 영상과 연결되는 QR코드가 들어 있어 임솔내의 시 세계를 더욱 감각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임솔내

저자:임솔내
첫시집으로자유문학에서등단했다(1999년).『나뭇잎의QR코드』『아마존그환승역』등다섯권의시집을상재한후,아주긴공백기를가지는동안현충일,의병의날(매년6월1일),서울시청계천오프닝시낭송(세종문화회관대극장),대한제국황실문화원기념행사(창덕궁인정전),명성황후120주년추모제등을비롯,대한민국행안부주최국가행사전문낭송가로활약했으며,동시에한국시낭송총연합을결성해전국에걸출한낭송가들을배출하는기염을토하기도하였다.
2011년에는세계각국전위예술가들과25일간차마고도를종주했다.그곳에서얻은시상과작품들은재즈,창,성악,가곡등으로작곡되어<차마고도음악회>를개최하였으며지금도유튜브에서조회수를올리고있다.
영랑문학상,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서정시문학상,시인들이뽑는시인상(22회),세종도서선정(2014년),불교문예작가상(8회)등을수상했다.
한줄의글이라도올지게쓰는것이생에최애다싶어10년을훌쩍넘기고이제야여섯번째시집을근근이엮으니감회가새롭기도하고조금부끄러운마음이다.
몇해전부터시작한인문학을바탕으로하는시낭송명강의(?)는현재진행형이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십장생금침衾枕
물고기연적硯滴/십장생금침衾枕/매화길/반딧불이의쇼생크탈출/하이바이,19/바다가되는일/그대라는한뼘/내가살고있는집/파란나비/내안에/세사람/소리오딧세이/그래,/목련등불/인왕산기슭수성동계곡을벗삼다

제2부비오듯바람불듯
사월에/천년사계/나비핀/클래식노트/비오듯바람불듯/오라Aura물리학/사랑참,/도로명주소납4구역/소소한일상/염습/탄생/제법비오는소리굵다/미술관사는엄마/미인/지음知音/해찰

제3부오래된다는거
햇빛알러지/돌이된물고기/지상열차분야지도/그대/홍랑,홍랑,홍랑/베리연가/밥/해변의카잔차키스/그랬습니다/오래된다는거/붉은원피스사진/자코메티/너/발의흔적/눈

제4부동행이라서
겨울동백/시간의돌무덤/동행이라서/모란꽃/강치의바다/기다림/섬/산길버스킹/용서해요/새마을호/봄날/아시나요/프리즘/아모르2012,영화를보다/아일랜드/선물

작품해설:경(景)에서경(經)을읽어내는특출한안목과식견_호병탁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시가시로부터오는것이아니라
사람으로부터오는것이라
감각이마모된지10년만에잡아보는
책만들기는지난했다
삶을
표현하기를택한자는
삶을누리지못한다는
누군가의말처럼……

그냥,
크고붉은나의한생을
제목으로눙쳤다

작품세계

10년만에내는시집이라고한다.오랜만에시집을세상에내놓는감회가어떠한지우선「시인의말」을읽어본다.“시가시로부터오는것이아니라/사람으로부터오는것이라”모처럼의“책만들기는지난”했다며,자신의시편들을“그냥,/크고붉은나의한생을/제목으로눙쳤다”고겸손하게옷섶을여미고있다.‘크고붉은나의한생’이란말이눈길을끈다.시집제목이『홍녀』다.‘홍’에는크고(鴻),붉다(紅)는의미가공유된다.그렇다면‘홍녀’라는말은크고붉은생을살고있는‘시인자신’을가리키는말이아닌가.(중략)

경험이란우선오관을통한외부세계의감각적지각이다.말은인류의경험이축적된결과로생긴의미의기호다.그런데말을독특하게사용함으로써의미의모체인경험을자극할수도있다.문학언어는바로이런능력이있고또한이를추구한다.「십장생금침」의언어들도우리의경험을통해얻어진의미의기호들이다.그리고대상을감각적으로인식하도록자극하고있다.소위심상(心象)이다.심상은글자뜻그대로‘마음에떠오르는모습’이다‘.마음속의그림’이란말의연유가여기에있다.그러나심상은시각뿐아니라모든감각을망라한다.

작품의언어들중‘이불’은사랑을나누는방안의풍경을,‘밤’은남녀가사랑을나누기좋은시간임을,‘배’는여인의벗은몸을떠올리게한다.그외의어휘들도서로조합하며강한심상을만들어내고있다.예로“열개의몸짓이황금폭포로내안에쏟아지는일”또는“기골찬대숲바람소리”는얼마나시각과청각을강하게자극하는심상이되고있는가.

시적심상의가장큰부분을차지하는것이‘비유’다.“실밥으로박혀있던열개의몸짓”은‘수놓아진십장생’의참신한비유다.이‘열개의몸짓’은작품곳곳에서‘황금폭포’,‘대숲바람’,‘시퍼런썰물’,‘신비한우주’와같은모습으로화자인‘나’와관계하며그의미의힘을뻗쳐가고있다.이말들역시모두비유에해당한다.그리고‘열개의몸짓’은이같은동계열의미들의구심점이되고있다.그리하여‘열개의모습’,즉‘십장생’은작품의‘상징’으로뻗어가는심상이되는것이다.-호병탁(시인·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

책속에서

십장생수이불을한채들여온
그때부터일것이다
밤마다내배위에하늘이내려오는일
그지체높은십장생이,실밥으로박혀있던열개의몸짓이
황금폭포처럼내안으로들기시작했다
열락이다
기골찬대숲바람소리들린다
목이긴흰새와찔레순닮은관을달고
오방색구름톱넘나드는무구한것들온데간데없이
달이부풀어오르는
밤마다내배위엔새로운땅이솟는다
또열락이다

밤새대숲바람소리세차다
아슴한그곳봉과황의몸이닿는순간
구름보다더높은곳으로내가치솟는다
빈곡신에시퍼런썰물이들이치면
백년적송이온몸으로운다
열개의몸짓이황금폭포로내안에쏟아지는일
밤마다내게로하늘내려오는일
신비한우주속으로걸어들어가절로십장생이되는일

두눈질끈감은채
밤마다열리는마법의,그영화로움에빠져
나는끊임없이수만번씩바람이는대숲에들고
나는끊임없이다시태어나고또다시태어난다

십장생수이불을한채들여온
그때부터일것이다
나의이천개의열락은
---「십장생금침衾枕」

섬처럼사느라
엄마를내다버린곳에가지못했다
허연칠순의아들이구순의어미를
음압병동으로옮기는걸
멀리서바라만보는모습TV에뜬다

꿈처럼자꾸도망가라멀어져라
혼밥으로도이미아득해졌을길
헤지고굽어진길어귀에서
서로기다릴텐데

눈에서조차멀어지면
어쩌자고
꽃은자꾸떠서지고있는데

이제가야지
엄마버린곳
---「하이바이,19」

인생의샛문처럼
마음이들락이는통로가
있어그사람이그대라는걸
사는날까지삶을잇는데
안녕처가되어줄
그사람이그대라는걸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