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세계
한시인의시세계는,확장되고변주될지언정기본적으로는‘시인’이라는같은세계관을공유한다.재현의양상에차이가있을뿐,시인의경험과사상을기본삼고있다는점에서는같다.그러므로한인간의삶이극적으로달라지지않은이상,대부분의경우시는그방법과속도가다를지는몰라도같은방향을향해나아간다.정원도에국한해말해보자.그의‘말연작’시집들은자전적경험에그밑바탕을두고있는데,그경험은대부분노동에관한것들이다.이번시집과『귀뚜라미생포작전』은노동에그중심을두고있는데,시집에서다루는노동은대부분시인의자전적경험에의한것이다.그런점에서어디에조금더방점이찍혀있느냐의차이일뿐정원도의시는기본적으로노동에관한사유를근간삼는시들이라할수있다.그렇다면중요한것은우선그의시에노동이어떠한방식으로그려져있는지에대해살피는것이다.그것을제대로살핀다면자연스레그가생각하는노동이무엇인지에대해서도알수있을것이다.여기에서더나아간다면그가생각하는올바른노동과올바른삶에대해서도알수있을것이다.그것을알게될때우리는정원도라는시인의시세계를더깊이이해하게될것이다.(중략)
정원도의노동에대해말하기위해서는정원도시를관통하는또다른테마에대해말해야한다.그것은바로‘생명’이다.정원도는꾸준히생명의소중함에대해말해왔는데,이번시집에서는생명을말하는방식에서이전시집들과의차이가감지된다.이전시집들에서생명이마땅히지켜야하는다소당위적인존재로서의성격을가지고있었다면,이번시집에서는존재론적물음을불러일으키는것으로서의성격을가지고있다.이는아마낙상사고로인해죽음의문턱까지갔던시인의경험이시에녹아든것이리라.위에서나는이번시집에서다뤄지는노동들또한시인의자전적경험에의한것이라했는데,그것은바로여기에기인한다.
-진기환(문학평론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