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빛 미래

오늘 빛 미래

$28.00
Description
문학에서 승인되지 않았던 심미성을 색다른 반응력으로 진술한 평론집
문학평론가 김효숙의 평론집 『오늘 빛 미래』가 〈푸른사상 평론선 42〉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과학기술 진보에 따라 소설 형식도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문학이라는 ‘빛’의 파장을 살핀다. 인간 형상을 부단히 사유해온 우리 시대 탁월한 작가들의 소설을 탐구함으로써 문학 형식이 전변해온 양상을 이 평론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의 제호는 세 개의 명사로 되어 있다. 연결성이 없어 보이는 어휘를 한 줄에 배치하여 소통을 방해하는 듯한 모양새이지만 사실상 여기에는 오늘의 인류에게 그러한 것처럼 미래의 인류에게도 여일하게 작용할 인공 빛의 파장을 사유해보자는 제안을 담았다. 이는 현시대의 문학을 운위하기에 앞서 그 이전 시대의 문학을 경유해야 할 필요와도 맞닿는 발상이다. 1990년대 문학을 하나의 연구 단위로 보는 작금의 문학 생태에서 그 이후의 문학을 이해하려면 다시금 1990년대를 호출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빛 문명이 일궜고 이후에도 그러할 기상천외한 물성을 상상하거나 비판적으로 읽는 일은 같은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 책에는 모두 다섯 편의 소설론을 실었다. 1990년대 이후의 작품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의 진보에 따라 소설 형식도 변화한다는 점을 의제로 다루었다. 역사 중심의 쓰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적 실행들로 삶의 리얼리티를 구사하는 이 작품들은 인간과 역사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일신할 것을 요청한다. 모두가 이 시대의 탁월한 작가들이다. 그중 백민석의 작품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었다. 전변하는 시대의 문화 감각으로 기호적 글쓰기를 선도한 그는 예리한 감식안으로 기술 진보와 문화적 인간의 관계를 사유한다. 그를 경유해야만 1990년대 이후 소설의 다양한 문화적 인간들이 바로 이 시대의 개인들이고 소설이 그 개인의 문화적 삶을 반영한 것임을 알아채게 된다. (중략)
삶다운 삶의 내막을 제대로 알 턱이 없는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이 그림자처럼 내 옆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된다. 삶의 그림자가 소설이므로 소설은 누군가의 삶을 반영하는 게 필연이다. 하여 소설을 읽은 사람이 누군가의 삶을 읽었다는 말은 틀림없는 진실이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토록 난해한 삶을 천천히 해석해간다. 상업화의 냉기로 가득 찬 세상을 건너갈 힘을 얻기도 한다. 좋은 문학은 열린 해석을 기다린다. 이 시대의 탁월한 작가들로부터 그 ‘좋음’의 미학을 누릴 수 있었다.


저자

김효숙

2017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평론활동을시작하였다.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평론집으로『소음과소리의형식들』『눈물없는얼굴』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문화기호의의미작용:백민석의소설

더자세히읽기위하여
1.형식에착안하기
2.이전논의의성과와그틈
3.문화적실행들의교차점

글쓰기의현실성과반(反)소설형식
1.백민석소설의의의
2.열린형식실험
3.삶과글의섞임,비트의섬광

문학-문화의공속과역사통찰
1.암호의제한성,기호의가능성
2.만화기호의문화사회학
3.문화기호로역사를전유하는방식

인간중심사유와근대비판
1.문화요소(meme)와유전요소(gene)의횡단
2.명멸하는기호로서주체
3.인간종신화의파국
4.전환과전망

제2부페이소스의교차와얽힘

헤어짐을짓지않기로:한강의소설
1.의사(儗似)증언자가흑역사를말하는방식:『작별하지않는다』
2.죽음까지달려가는노래:『소년이온다』

변형과전복:손보미의소설
1.대중문화:쇄도하는낯선것들
2.과학픽션(Si-fi)과소설가소설의가능성
3.실존장소로의선회와거짓말의진실

우아한삶을위한왈츠:한은형의소설
1.나는나를지지한다
2.교육권력의가치전도
3.패자부활전
4.문화감각을버무려내는즐거움

음악과소리에침전된암호들
1.장(field)의번식
2.기억을저장하는방식과시간의절단면에서울려나오는진실들:「전자시대의아리아」
3.시스템의틈에서역량을키우는자들:「균열아카이브즈」,「버스커,버스커」
4.개념의자유를즐기는이상한자유:「터널,왈라의노래」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과학기술의진보에따라소설형식도변화한다는사실에주목한평론가김효숙은오늘의인류에게그러한것처럼미래의인류에게도여일하게작용할인공빛의파장을사유하고자했다.현시대문학을운위하기위해서그이전시대의문학을이해해야한다는것이다.1990년대우리문학은미디어·디지털테크놀로지가조성하는환경속에서급격한변화를겪으며작가의글쓰기도변화가요구되는시점이었다.인간형상을부단히사유해온우리시대탁월한작가들의소설을집중적으로탐구하여문학형식이전변해온양상을이책에담아내고있다.
1부에서는백민석의작품을중점적으로다루었다.전변하는시대의문화감각으로기호적글쓰기를선도한그는기술진보와문화적인간의관계를사유해왔다.백민석소설론을통해1990년도이후소설의다양한문화적인간들이이시대의개인들이고소설이그개인의문화적삶을반영했음을알수있다.2부에서는제주의4·3과광주의5월로이어지는기억문제를따라간한강,작가되기과정을작품으로그려낸손보미,거짓말의기만과허위가조성하는삶의속성과진정성을고민한한은형의소설을살폈다.또한신춘문예당선작가중문화적상상력으로사회시스템을형상화한신종원,전미경,정무늬의텍스트를논의했다.
역사·정치중심으로작동하던리얼리티의시대가저물고과학기술이진보하면서급변하는새로운시대의문화감각을빚어낸작가들을구체적으로살펴보았다.새로운감각과안목으로이전시대를돌아본작가는이후에도문화적인간의삶에시대적현안을배치하여다양한작품을펼쳐냈다.이들이미래를현재화하는글쓰기에진보하는기술문화를구체적으로반영하면서인간형상을부단히사유해온사실을이책에서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