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바람 - 푸른사상 소설선 65

그래도, 바람 - 푸른사상 소설선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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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읽으려 하지 말고 상상과 느낌으로 접근하면
바람처럼 읽히는 다성적 소설의 독특한 매력

우한용 작가의 장편소설 『그래도, 바람』이 푸른사상 소설선 65로 출간되었다. 삶의 성찰과 소설의 본질에 대하여 답을 찾는 과정이 소설 창작 강의의 기록이란 서사로 전개된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좋은 소설은 어떤 것인가를 숙고하며 읽다 보면, 이 소설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서사적 욕망의 바람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

우한용

저자:우한용禹漢鎔(필명우공)
충남아산출생.서울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학과에서학사와석사를,서울대학교인문대학국어국문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학교국어교육학과교수,국어국문학회대표이사,현대소설학회회장,한국작가교수회회장,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회장등을역임했다.현재서울대학교명예교수이다.
장편소설『생명의노래1,2』『시칠리아의도마뱀』『악어』『심복사』『소리숲』등,소설집『초연기-파초의사랑』『도도니의참나무』『사랑의고고학』『붉은열매』『아무도,그가살아돌아오리라고기대하지않았다』『수상한나무』『시인의강』『왕의손님』등,시집『청명시집』『낙타의길』『검은소』『내마음의식민지』『만화시초』『나는,나에게시를가르친다』등,픽션에세이『떠돌며사랑하며』가있다.
저서로『한국근대작가연구』(공저)『문학교육론』(공저)『한국현대장편소설연구』『한국현대소설구조연구』『채만식소설담론의시학』『문학교육과문화론』『창작교육론』『한국근대문학교육사연구』『소설장르의역동학』등을간행했다.

목차

작가의말

서장:‘여승’과서술자

1만우절개강
2체리의계절
3천마를찾아서
4자하문저쪽
5모기와마복자
6매를날리며
7신라종이,계림지
8토포필리아
9크로노스의초상
10산골물소리
11문화뒤의가면
12계림지를찾아서
13변신의계절
14아카디아환상
15첫눈,불길과물길

종장:유령의시간

미주
평설:소설이라는바람(風)에실린서사화된바람(願)_호창수

출판사 서평

『그래도,바람』은소설가이자소설교육자로서평생문학을고뇌하고탐구해온우한용작가의소설창작강의현장을기록한형식을빌린장편소설이다.소설의본질에대하여스스로답을찾는과정에서저자는새로운소설적도전을통해서다양한세계를탐구하고그속에서진실을추구한다.소설이란무엇인지,좋은소설은어떤것인지숙고하며이작품을읽다보면은은하게퍼지는서사적욕망의바람을생생하게느낄수있을것이다.

소설창작강의현장을배경으로한이작품은소설창작론을강의하는‘천강월’과수강생들이주고받는문학에대한문답,소설쓰기,합평으로이야기가전개되어일종의‘문학론강의’처럼읽힌다.작가는이소설속에서여러인물의세계관을엮어내고교차하여다채로운세계로재구성하고있다.창작을경험하는‘남아진’의세계,소설과문학에대해분투하는‘천강월’의세계,「자하문기」속의‘석자명’의세계,‘천마’를찾아헤매는‘계환수’의세계등등으로나아가며,소설쓰기의본질에대해얽히고설킨해답을찾아간다.

소설가로서,이야기꾼으로서,강의자로서,인간으로서끊임없이다양한물음을자아내는저자는소설쓰기를통하여삶을성찰하고서사의힘을규명하고자한다.읽으려하지말고상상과느낌으로이소설에접근하고자하면그제야바람처럼읽힐것이다.

작품세계

우한용작가의『그래도,바람』은소설을공부하고창작하는독자에게여러가지질문을던지는‘문학론강의’처럼읽힌다.어떤개인의핍진한이야기와진지한소설창작론사이에서작가가선택한방법은철저히‘대화’로회귀하는것이다.일찍이바흐친(M.Bakhtin)은소설을두고서‘형식창조적이데올로기’의속성을지닌양식으로무수한대화의양상이자,그자체로비종결의장(場)이라규정한적이있다.그가제시한‘대화적서사’개념은소설을소통론적으로규정하고자하는연구자들에게굉장한유혹으로다가오기도할것이다.하지만듣는이와말하는이사이의동시적소통[對話]행위로서소설적대화를분명하게인식하고규명하기란매우어려운과업이다.바흐친자신역시도스토옙스키의소설만을대화적서사로제시하지만,지금의독자에게산문(散文)적담론인소설의모든것을설명하기에는한계가있다.이번작품속천강월의강의와남아진의상상적대답역시바흐친이찾던대화적서사의한양상일지도모른다.다성(多聲)적소설을찾고자한번이라도고심을해봤던독자라면이번소설을통하여작가‘우공’이시도하고자한근본뜻을어림짐작할수있을것이다.(중략)

우공은근래끊임없는서사적변모를꾀하였다.소설의몸을바꾸는시도에서도소멸하지않는서사의양태(『시인의강』(2021))에주목하였고,읽음으로써읽히는것이아닌들음으로써읽히는소설공간(『소리숲』(2022))을마련하기도했다.한편,전통의맥속에서새로운창조를향한시도(『왕의손님』(2023))를펼치기도하였다.이번『그래도,바람』은소설텍스트의이중성에대한작가의성찰을매우도전적으로표현한작품이다.소설가로서,소설교육가로서평생고뇌하고탐구한그의적나라한기억을가장우공다운소설형식으로제시하였다.서사적지속과양식적변화를두루갖춘소설의잡종성에대한물음,즉소설의본질에대하여스스로답을찾는과정에서작가우공은‘메타픽션의메타화化’라는새로운방법론을마련한것으로보인다.독자는『그래도,바람』이라는책에실려은은하게퍼지는서사적욕망의바람을생생하게느껴볼수있으리라.텍스트가만들어낸소설적바람을읽으려들지말고상상하며,들으려하지말고느껴보기를권한다.그러면,그제야이소설이바람처럼읽힐것이다.
―호창수(서울대강사,문학평론가)평설중에서

저자의말

경주의<아카데미-Q>에한해소설창작론강의를나갔다.‘소설’에몰두해서지낸소중한시간이었다.사람들은왜소설을쓰고싶어하는가,소설이란무엇인가,소설쓰기가르치는게과연가능한가.좋은소설은무엇인가,남들의작품에대해이야기하는태도는어떠해야하는가.소설창작강의를나가는사람이실제로소설을써서수강생들에게보여주는것은어떤교육효과가있는가.그런의문과함께였다.전에절실하게생각하지않았던문제들이었다.

나는사람들이가지고있는소설에대한고정관념을깨는쪽으로강의방향을잡았다.고정관념을넘어서야소설제대로쓸수있다고강조했다.사람들이소설에대해가지고있는고정관념의껍질이의외로단단했다.대개문학개론소설편에나오는내용들을명제화하여기억에저장하고있었다.수강생들은한편으로는긍정적으로받아들이고다른쪽에서는내가이야기하는내용에대해반론을제기했다.내나름으로논리를세우고경험을들어서설명하면선생체면을생각해서인지대개는수긍을해주었다.내가오히려편견을조장하는것은아닌가자성하는계기가되기도했다.(중략)

<아카데미-Q>에서보낸한해의기록,그게소설이될지여부는잘모르겠다.다만소설에몰두해서산,내시간의밀도는내삶의지워지지않는순금부분이다.장르의통념을떠난‘소망의기록’이기때문에‘그래도,바람’이란제목을달았다.소설을생각하는분들의소망이조금이나마실감으로그려진다면다행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