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시인은먼곳에서시를찾지않는다.시는그녀의가장가까운일상에서그녀에게로온다.처음시인에게올때,일상의사물들은죽은무덤처럼,마른미라처럼,정동(affect)이삭제된상태로온다.그러나시인의눈길이닿는순간,얼어붙은사물안에은폐되어있던존재들이살아움직이기시작한다.겨우내얼음속에유폐되었던물고기가봄이와얼음이녹음과동시에서서히움직이듯이,시인의언어안에서정지상태의객체들은본래적움직임을회복하기시작한다.시인은얼어붙은신화를살려내고,은폐된역사를소환하며,버려진사물을초대하고,자청하여객체에압도당하면서,본래적존재의궁극적인빛을살려낸다.이시집은비본래적관습이지배하는세계에서시인이구해낸아름다운존재들의화성(和聲)으로가득하다.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명예교수)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