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

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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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가 되어 스며드는 고통과 사랑의 시편
비가 되어 스며드는 고통과 사랑의 시편
오기화 시인의 첫 시집 『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가 푸른사상 시선 216으로 출간되었다. 잊을 수 없는 아픔과 사랑과 그리움, 잔잔한 시골살이의 행복 등을 시인은 비의 이미지에 투사한다. 시인에게 비는 물질적이면서도 정신적이고, 애틋하면서도 평온하고, 차가우면서도 따스하다. 시인은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의지와 손을 잡고 사랑하는 사람의 시와 삶을 노래한다.
저자

오기화

저자:오기화
본명오혜숙.전남곡성출생.시가좋아국문학을공부하고시인의아내가되었다.책이좋아늦은나이에문헌정보학을전공해사서가되고,독서심리상담을전문적으로공부하고싶어교육학박사과정을수료했다.26년간독서교육과독서치료강사로활동했으며,귀촌해농어촌공공도서관에서근무하고있다.1990년김하늬시인과함께부부시집『그대에게바치는나의노래』를발간하고,2011년『Asia서석문학』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재개했다.저서로2012년『마인드맵으로펼치는방과후교사들의마음밭가꾸기』를펴냈고,『책읽기를통한마음치유BIBLIOTHERAPY』『독서치료지도사』등교육자료를엮었다.

목차


제1부개미는노동으로외로운문을연다
개미는노동으로외로운문을연다/적요(寂寥)/백련/봄기운/비에대한개념/동백숲/잡초뽑기/백색소음/빗소리/비오는아침/산책/청개구리/뒹굴어보자/군자란

제2부홍어가먹고싶은날
호박죽/김치죽/박나물/바닥/홍어가먹고싶은날/봉이네/상처가들어오는날/상처를바라보다/젊은눈길/목소리/순이야/발이가렵다/채송화/남은삶의노래

제3부민주花
능소화/봄날한마리새가/바람부는날/봄비에젖지마세요/시인의시간/당신나무/겨울나무는가고/안녕,하늬시인/민주花1/민주花2/전태일/상실뒤/그냥자/끝사랑

제4부책속으로걸어간다
시집가고싶은날/아랫목/어머니의병실/엄마의꽃/두남자/지아의말솜씨/아기가나에게/명품길지나며/국지성호우/지친하루의일기/60대인문학/휴일의정점/독서치료/책속으로걸어간다

작품해설:비의변증법적변주_맹문재

출판사 서평

오기화시인의작품들에서비는중심제재로시세계를확장하고심화하는역할을한다.비는시인의세계인식과감정의대상이다.시인은자신의생각이나감정을비에투사하거나,비의이미지나형태를자신에게불러와동화한다.시인은비의기운을갖기도하고,비의고통을느끼기도한다.비의목소리를편하게듣기도하고,비의난폭함에아파하기도한다.비를상상력뿐만아니라일상의존재로긍정하거나부정하면서운명처럼껴안는것이다.
(중략)
시인은근원적인비를시의내용으로채우고,시의형식으로재생한다.비의존재를시의서정으로품고,시의서사로만든다.시의어휘로채색하고,시의호흡으로변주한다.결국시인은비를융합적으로또는변증법적으로인식하며사랑하는사람의시와삶을노래하는것이다.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교수)해설중에서

추천사

고독은가장단단한인간의무기요,시인의실체다.오기화시인의외적정숙함과내면의엄숙성이그것이다.현실의별리가“차갑고무겁고너무어두워”(「비에대한개념」)무위로씻김하고싶은,“지독한밤을어리석게기다려보”았기에가능한,살아야할이유를알아야만하는시인의시린독백이아리다.하지만찌든감정의먼지를털어내고생존의보성명품길을오가며,새책같은당신과곰살궂은시골살이가주는인연의실타래를빗물처럼풀어놓으며자연과동화되고자하는시인의눈짓은끝내“개미는노동으로외로운문을”(「개미는노동으로외로운문을연다」)열었다.많은축복있길바란다.
―박현우(시인)

시인의말

행복한일만남은하루를
보낸적없는
도시생활의헛헛함
맑은공기에대한그리움으로
산가까이귀촌
야생차잎따다황차만들고
낮은곳에서환한채송화가꾸고
텃밭에먹을양식키우며
날마다책을만나는일
비로소나의삶이다
지친영혼포옹하는자연에서
이웃과행복의화음맞추며
따순가슴으로자유와존재의의미를
시로말하고싶다
시는내삶의완성

책속에서

<개미는노동으로외로운문을연다>

초저녁별빛처럼외로울땐방문마저닫자
수압이빠져나간체중을끌고
어설프게사람들만나면뭘해
가서괜한웃음주며허물만벗지
지독한밤을어리석게기다려볼일이다
가시나무에걸린한줄기바람이라도
문을비집고들어오면
고독같은비명은일구지않을걸
거실어딘가에생의무늬를짜고있는
벌레한마리찾아볼일이다
어느날오한(惡寒)의아파트울타리에핀
장미꽃넝쿨에길을내며
가난한자리에인계(忍界)를꾸역꾸역쌓는
개미의분주한눈을애써기억한다
편안하게바라보고있었던그날

<봄날한마리새가>

돌아오지못할강나섰을때
비가차창밖을억수로때렸지요
왜그리도비는그날
원통한자의콧물눈물섞인비애처럼
가슴을후비었을까요

‘무기여잘있거라’
소설마지막장면처럼
사랑하는이가병상에서눈을감고
한남자,비오는거리너털너털걸어가는
모습처럼운명의마지막인양내렸지요

돌아오지않을망망대해건너는이의심정은
오직비통하고참담했을까요
영면의길떠나며건넨그날의기도가
지금의행복감으로바뀐걸느낍니다
맑은봄날,산과인접한창을여니

지지배배노래하는작은새한마리가
처마끝에앉아바라보는아침입니다
유서깊은시골조용한동네로이사와
사는행복을당신이주었다고생각하지요
한결같이지켜보는님께시로보답할게요

다쓰지못하고간아쉬움
그몫까지시를써야겠지요
봄날한마리새로화답하는마음을
읽으며나를봅니다
한없이다정다감한마음전합니다

<국지성호우>

때리듯이비가와몸이아프다
창문을흐르는빗줄기시냇물이다

도서관북카페에앉아
차한잔놓고책들을바라본다

‘너의내면을검색하라’
눈에띄는책

세찬빗방울,방울방울이한권의책과같다
누군가의인생이울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