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들을 만나러 갑니다 (강경호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내 강아지들을 만나러 갑니다 (강경호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26.00
Description
강아지 나라의 절대자를 찾아가는 험한 여정
강경호 작가의 장편소설 『내 강아지들을 만나러 갑니다』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비슷한 듯 다른 신비한 세계에서 ‘미스터 하’라는 절대자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여정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독자는 어느 날 낯선 세계ᅌᅦ 뚝 떨어진 주인공이 되어 위험과 좌절을 함께 겪으며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저자

강경호

저자:강경호
동국대학교불교학과와국문과를졸업했다.장편소설로『그날이전』『에델바이스』『천상의묵시록』(전2권)『포세이돈의후예들』『푸른밤붉은수레』『관용』,소설집으로『조문시에서7일』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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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는오랜세월갇혀있던조그만구멍에서어떤세계로나오게된다.어떤이유로그구멍에갇히게되었는지도,또어떻게그구멍에서빠져나오게되었는지도정확히알수없다.‘나’를구멍에서꺼내주었다는젊은이는이곳자연의섭리에순응하라는말을남기고떠나고,우연히만난강아지를찾아다니는아주머니는헐벗은‘나’에게옷가지를내주는친절과함께‘미스터하’라는절대자에대한이야기를해준다.
우리가사는세계와비슷한듯다른낯설고신비한세계에서,어쩐지수상한사람들을만나며,‘나’는‘미스터하’를찾는여정을시작한다.제멸될위기를겪기도하고,감옥에갇히기도하고,노역장에끌려가기도하면서도마을사람들의기형을고치겠다는목표만붙잡고가는것이다.
강경호작가의『내강아지들을만나러갑니다』는인간과세계의본질에대해잠시생각할거리를던져주는독특한소설이다.소설속의세계는죽은이후에가는저세상이지만,그곳은흔히떠올릴수있는낙원이나지옥이아니라사람들이제각각사회를이루어살아가는,지금이세상처럼잔인하기도하고친절하기도한세상이다.‘미스터하’가정말신적인존재인지,아니면허상에불과한지,‘나’는‘미스터하’를만날수있을지,아주머니가찾는‘강아지나라’가어떤것인지,소설은끝없는호기심을불러일으키며독자를끌어들인다.

저자의말

옆집할머니네강아지가새끼를낳았다는소리를듣곤호기심에서새끼를보러갔다.어미곁에서꼬물거리는게귀엽고신기해서그뒤닭고기나참치같은걸몇번주었다.그렇게먹이를주었더니낯이익어내가나타나면쪼르르몰려들었다.
어느날,창원상남장날이어서장터에들르게됐다.장날이면늘같은자리에서푸성귀를팔던옆집할머니가푸성귀가아닌딴걸팔고있었다.그건젖을갓뗀어린강아지였다.그것도다팔고남은한마리.강아지는나와눈이마주치자반갑다고꼬리를흔들었다.그리고내게오려고라면상자안에서버둥거렸다.나는어린강아지의간절함을외면할수가없어그어린것을품에안았다.강아지와의인연은그렇게시작되었다.벌써30여년전의일이다.내생애잊을수없는행복한기억이기도하고.

이책은자신의강아지들을찾아헤매는아주머니와마을사람들의얼굴기형을고치려는한젊은남자의얘기입니다.그러나두사람이원(願)하는것을이루려면‘미스터하’라는절대자를만나야만합니다.하지만절대자의소재가불분명하다는점에서쉽지않습니다.그런데도두사람은절대자를만나려는의지가굳건합니다.아마도의지는영속하고그의지가끝내행복을가져다준다는믿음때문일것입니다.

책속에서

공의구멍에들어간건순전히타의였다.거부할수없는일종의의례이고불가항력적이어서나뿐만아니라누구하나원치않는까닭에타의일수밖에없다.공의구멍을누가만들었는지는명확지않다.혹자는인간의심판자라고했고또다른이는이세계를창조한조물주라고하였다.그렇지만모두신빙성이없는,지어낸얘기에불과하다.왜냐면인간만의얘기이니까.나처럼인간이면누구든구멍을피할수없다.다만구멍에갇힌기간이각자다를뿐이다.구멍에갇힌건인간으로태어났기때문이고,그리고가당찮은욕심때문이었다.방종에가까운욕구를채우다못해다음세상에서다시금살고싶은욕심,그러한욕심을갖지않았다면쇠공에갇히는고통은겪지않았을지모를일이다.처음구멍에들어갔을때벽이말랑하고몸이잠기는듯한아늑함,그렇지만입구가닫히고봉해지는순간,암흑과함께찾아든두려움과속박이나의모든것인줄아는데는그리오래걸리지않았다.(9쪽)

남자가술단지를실은손수레를끌고저만치갈즘,노인이내게“오히려잘된일인지몰라요.”하고위로같지않은위로의말을하더니,대뜸“혹시밭에기둥같은게서있는걸봤어요?”하고물었다.내가밭가운데선기둥을떠올려“봤습니다.”라고간명하게대답하자노인의표정이순간어두워졌다.그리고낙담하듯“그렇군요.”라며고개마저떨구었다.나로선영문을알수없었다.물론노인이기둥의용도를아는탓에이토록낙심천만하는것일테지만예사롭지않은건분명했다.내가‘무슨까닭이냐’고물어보려는차에노인이애써차분하게말했다.
“기둥을봤다면나나그대에게나쁜징조예요.여자들이누굴선택할지모르지만질긴고기를선택했으면합니다.나는늙었고그대는오랜인고끝에막이곳세상에왔으니더살아야하지않겠어요?”(59~60쪽)

“글쎄요.터무니없는얘기는아닐거예요.물론그자가진짜‘미스터하’의시자에게들었다면맞겠지요.이건내추측이지만,‘미스터하’를저세상이나이세상이나그어디에서도만났다는사람이없으니‘미스터하’는가상의존재일수있어요.그래서‘미스터하’를들먹이는진짜시자들이‘미스터하’이면서아닌양호도하는게아닌가해요.내가‘미스터하’의성소에서목격한인물도분명여성이었으니까요.이런점들에미뤄봐서‘미스터하’가동물들나라의총집사라는게빈말같지않다는겁니다.물론그총집사역시‘미스터하’로인식되는진짜시자일수도있지만……,또내가‘덴하루’에살때들은말중에‘강저편에강아지나라가있고,그강아지나라의출입자를통제하는건여성이다’라는얘기와도일맥상통하고요.아무튼정우씨가‘미스터하’에대한정보를얻으려면‘덴하루’에가보는게낫지않겠어요?‘덴하루’에는‘미스터하’의실체를알고있는재사(才士)가필시있을거예요.여기선민의도시보다억압이덜해자유롭기도하고요.누가압니까?정우씨가‘덴하루’에서우연한인연으로‘크로스라이프’주민들의얼굴기형을고칠처방을얻게될지…….”(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