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쓴 생물도감

시로 쓴 생물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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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연의 보석을 시로 완성한 생명의 노래들
생태활동가 원종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시로 쓴 생물도감』이 푸른사상 시선 219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고향에 자생하는 생물들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생물도감’이라 할 만한 시집으로 자연을 향한 시인의 언어는 성숙하고 시 세계는 불경의 구절처럼 넓고도 깊다. 시인이 자연을 대상화하지 않고 함께해온 결실로 자연이 인간에게 건네는 목소리를 주옥같은 보석들로 담아낸 귀중한 시집이다.
저자

원종태

저자:원종태
경남거제도산골에서태어나유소년기를보냈다.부산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적만둔채주로시와사회정치적인일에매달렸다.1994년『지평의문학』에「향우회」외7편을게재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여러신문사기자로전전하다가고향에서작은신문사를경영했다.2015년첫시집『풀꽃경배』를냈다.한국작가회의,경남작가회의회원이다.열등감이많고어눌하며,가족과사회와역사에늘빚지고살고있다.모든존재가스스로빛나는평등세상을꿈꾸며,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을맡고있다.

목차

제1부

작은도서관/독수리의부고/뻐꾸기는왜아프리카로날아가나/동박새한마리가지구를멈춘다/숲새/칼새/바위를품는새를보았다/굴뚝새/호랑지빠귀우는밤/새를심었는데꽃이피었다/흰눈썹황금새의탄생/조류충돌

제2부

일보일배일체투지/달팽이성자/충무띠달팽이/도토리거위벌레의낙법/늦반딧불이/수달천년/인자한고양이씨/고라니눈에찍히다/귀뚜라미/연목구어/물고기풍경/덤붕

제3부

나도수정초/흰진달래/해당화/바람꽃/수국/흑매/감꽃/산벚꽃/단풍/음의나무/족도리풀/진달래/꽃삽/음지를사랑한다/연꽃씨한알/괭이눈/가는잎그늘사초/물매화의사랑법/그꽃/감나무빌딩/나무의슬하

제4부

모퉁이에달맞이꽃이피어있는약국/숲속책방/김목신씨/달의뒷면/세상에이런일이/탑/평형/불일폭포/우포늪에서온엽서/가라산코끼리바위/은어는돌아오지않는다/바닷가독수리식당/기수역에서/거제노자산

작품해설:풀잎의사전,새의문장:생명적상상력-김하기

출판사 서평

숲은이를테면서양식으로는생물코뮌
동양식으로는생명그물인드라망
주석이필요없는경전
해설이필요없는고전으로가득한도서관이다
나드는문도없고벽도없고지붕도없다
무엇이든읽어도되지만읽지않아도좋다
이곳에서독서법은걷는것과침묵하는것
숲은과묵하여우주의푸념을다들어주고는소문내지않는다
그리하여새와짐승과풀과나무의비밀은영원에가깝다
숲을걸으면서틈틈이만난것들로
네번째시집을낳았다
쓸모없는것들,
다시숲으로돌아갈것이다
-「시인의말」중에서

이번4집은3집에이어그의고향에자생하는생물들을총체적으로담아낸,말그대로‘생물도감’이라할만한시집이다.그의1집부터4집까지의궤적을따라가다보면,자연을향한그의언어는점점더성숙해지고,시적세계는불경의구절처럼넓어지며깊어지고있음을확인하게된다.이는그가생을시와분리하지않았기때문이며,자연을대상화하지않고‘함께존재하는것’으로바라보아온그의오랜태도가만들어낸결실이기도하다.그야말로시한편한편이주옥같은자연의보석들로그의생물도감을완성하고있다.(중략)

시집은네개의부로구성된다.1부는새에관한탐구,2부는동물로범주를확장하고,3부는식물도감,4부는결국‘인간’으로귀결된다.이러한구성은이전3집에서도시도되었으나,이번시집에서는분류체계가더욱명료해지고,자연을구성하는생명들사이의위계와연관성이더선명하게드러난다.즉,『시로쓴생물도감』은관찰의범위를자연전체로확장하면서도인간을그생태적연속선위에위치시키고,자연과인간사이의오래된단절을시적언어로치유하고재구성한다.(중략)

원종태시인은이시집에서자연과인간을서로성찰하는거울로삼고,새와동물,식물의소리를인간의언어로번역하여갓잡아올린은어와같이싱싱한존재로건져올렸다.마지막페이지에이르면,독자는자연에맞춰자연스레속도를늦추게된다.시인이「동박새한마리가지구를멈춘다」에서전한것은과장이아니라,우리가잃어버린감각을회복하게하는자연의진실이기때문이다.『시로쓴생물도감』은느림의기록이자,존재가말을건순간을놓치지않으려했던한시인의집중된귀의역사다.독자는책을덮는순간,자연의목소리가여전히우리를부르고있다는사실을조용히깨닫는다.이처럼그의시에는깊은울림과긴여운이담겨있다.
-김하기(소설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