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천루 8 (산수화 신무협 장편 소설)

암천루 8 (산수화 신무협 장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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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산수화의 신무협 장편소설 『암천루』 제8권. 고아한 다향(茶香)이 방안을 알음알음 채워 나갔다. 그러나 향기는 좋지만 분위기는 썩 좋다고 보기 어렵다.
실로 오랜만에 만난 사제지간. 하지만 사제지간 사이에는 분명히 메워야 할 간극이 있었다. 스승은 제자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아 미안했고, 제자는 스승을 이해했으되 섭섭한 마음을 지워내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섣불리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한옆에 앉은 신화단주 백단화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척이나 어색한 자리이지만 동시에 반드시 가져야만 할 자리이기도 했다. 자신이 굳이 낄 필요가 있을까 싶었으나, 또한 법왕교의 신화단주로서 안 낄 수도 없는 자리였다.
저자

산수화

저자산수화는
출간작
화산풍운전6(완)
다정강호6(완)
신의반란5(완)
비월비가6(완)

목차

1.음양술사(陰陽術士)
2.강림혼주(降臨魂主)
3.초혼비사(招魂秘事)
4.무혼집결(武魂集結)

출판사 서평

고아한다향(茶香)이방안을알음알음채워나갔다.그러나향기는좋지만분위기는썩좋다고보기어렵다.
실로오랜만에만난사제지간.
하지만사제지간사이에는분명히메워야할간극이있었다.
스승은제자에게모든것을말해주지않아미안했고,제자는스승을이해했으되섭섭한마음을지워내지않았다.그래서두사람은서로를바라보며,섣불리입을열수가없었다.
한옆에앉은신화단주백단화는가볍게한숨을내쉬었다.
무척이나어색한자리이지만동시에반드시가져야만할자리이기도했다.자신이굳이낄필요가있을까싶었으나,또한법왕교의신화단주로서안낄수도없는자리였다.
법왕교주,적송의입이천천히열렸다.
“얼굴이많이좋아졌구나.”
농담인지진담인지를구분하기가힘들다.
그러나따뜻함이가득서린말이기에그것은진담일수밖에없었다.
민비화는스승의말투속에깃든놀라움도놓치지않았다.일년을떨어져있던사제지간,제자의성장을목도한스승으로서의대견함이었다.
결국민비화는피식웃어버렸다.
“사부님은여전하시네요.”
“암.나는언제나와같지.”
편안하게웃으며내뱉는한마디.
그것이곧두사람사이에어색함을모조리물리쳐주었다.
언제나와같다.언제나그자리에있을것이며,언제나민비화의스승으로있을것이다.언제나법왕교의교주로존재할것이며,지금까지보여주었던모습역시진실된것들일뿐이다.
한마디로자신의정체성과상황을정리해버린적송이었다.
민비화는한숨을쉬며찻잔을잡았다.
“너무하셨어요.”
“미안하구나.”
“그렇게말씀하시면또할말이없고요.”
“그래도미안하다말할수밖에없다.너에게거짓말을한적은없지만,알아야할것을말해주지않았으니까.”
“제가교주가될때말해주려고꾹꾹묵혀두셨나보네요.”
“확실히네가교주가될준비가되었다면말해주었겠지.아니,이미네가먼저깨달았겠지.”
그렇다.
법왕교의사대절학중주신문법과법신장체를이은그녀였다.두가지공부중어느하나만완성을시켜도교주의직위를받기에부족함이없을터,그만한경지라면신안(神眼)으로파악할수있었을것이다.
“결국,저의부족함때문이군요.”
적송은아무런대답도해줄수없었다.
냉정한말이지만,그것이곧사실이기도하기때문이다.
민비화의정신,민비화의성정이비밀을목도했을때온전하게받아들일만큼성장이되었다면진즉알려줬을것이다.하지만일전의민비화는그만큼성장하지못했고,결국일은이렇게벌어지고야말았다.
“다행히천무대종사백님께잘배운모양이다.크게성장했어.”
사백.
천무대종소림신승혜정대사를두고사백이라부른다.민비화는어색하게고개를끄덕였다.
“사백…그럼제게는태사백님이되시는건가요?”
“물론아니다.”
“네?”
“분명존경받아마땅할강호의큰어른이지만,이사부는소림의사람이었을지언정너는온전한법왕교의사람이다.이전에만났을때와같이,하나의분야에서최고의경지에오른세상의어른으로여겨주면그만이다.”
적송의눈이진지해졌다.
“네눈에는현실을이겨내려는강한의지가보인다.하니어쩔수없었다는둥,이사부도고뇌를했다는둥의구구절절한말은하지않겠다.다만이것하나만큼은명심했으면한다.”
“…….”
“결코중심을잃지마라.”
“중심.”
“그래.중심.이스승이말하지않은비밀은있었으나그것은또한어떤부분에선너와하등상관이없는문제이기도하다.지금까지살아왔던것처럼,이법왕교의교주제자이자후계자인민비화로서의너스스로를잃지마라.너의중심을잃지마라.”
적송이빙긋웃었다.
“그러면된다.”
스승이제자에게내려주는또하나의가르침.
참으로얄궂고얄밉지만,결국받아들이기로작정한민비화에게있어서적송의가르침은단비와같았다.
생의깨달음은곧도(道)로서정립되는법.
인도란곧무도이며법도이다.또한어떤사소한것에서든깨달음은스며들수있는법이다.
민비화의두눈에은은한금빛광채가어렸다.
느닷없이내면으로파고드는민비화의정신.그러나또한그것은필연과같은깨달음이었다.스승을보고,정신적성숙을이루어,마침내온전한나자신을찾게되었으니성장을아니할수없는법.
두눈에서흘러나오는광채가순식간에전신으로뻗어나가니마치황금으로빚은아리따운여불상(女佛像)과같았다.
적송은웃으며일어났다.
“우리제자는여기에놔두고,신화단주는잠시이사람좀보세.”